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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Book

[독서] 1984 - 조지 오웰

1984 - 조지 오웰

2019.10.24 ~ 2019.11.14

이 글은 필자가 2019년, 고등학교 2학년 때 작성한 글로, 글의 진행이 서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내용은 실제 경험과 참고 문헌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므로 신뢰하셔도 좋습니다.

 

 세계에는 다양한 국가가 존재한다. 대부분의 국가는 소련과 미국의 자존심 싸움에서 미국이 승리한 그 여파에 의해 자본주의를 가지지만, 일부 국가는 사회주의를 가지기도 한다. 일부 국가들은 의원 내각제를 가지고, 일부 국가들은 대통령 직선제를 가진다. 이 중 일부는 정권이 언론과 문화를 장악하고, 정당 혹은 개인이 독재를 하는 국가도 있다. 내가 이번에 읽은 책인 [1984]에서는 공산주의에 독재가 극단적으로 일어나는 가상의 국가와, 그 안에서 독재에 맞서는 한 남성, 윈스턴에게 일어나는 일을 보여준다.

 이 책에서는 책이 쓰이는 시점(1948~1949)에서는 상당히 먼 미래인, 가상의 1984년을 다루고 있다. 이때는 강대국들이 합쳐져 지구가 3개의 초국가인 오세아니아, 유라시아, 동아시아로 나뉜다. 이 중 주인공인 윈스턴은 오세아니아 안의 런던에 거주하며, 이곳은 영사(영국 사회주의)’라는 당이 지배하고 있다. 이들의 우두머리가 바로 그 유명한 빅 브라더이다. 빅 브라더는 영사를 설립한 초기 인물들 중 하나이며, 나머지 인물들은 모두 그에게 죽임을 당했다. 그의 초상화는 어디에나 걸려있고, 모든 국민들이 그를 찬양하지만, 그의 실제 모습을 본 사람은 작품 속에서는 한 명도 등장하지 않는다. 그는 신이자, 하나의 진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소설 속의 국가, ‘오세아니아가 굉장히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 속의 오세아니아는 빅 브라더 아래의 독재 국가이다. 그런데 소설 속 시민들은 꽤나 빈곤하게 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내가 생각하기엔, 보통 독재 국가의 경우, 국민들이 모두 배불리 만족스럽게 살 수 없다면 불만을 가지게 될 것이고, 그에 의해 국가는 무너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분명히 오세아니아의 국민들은, 윈스턴의 어릴 적 가족이나 현재 주변 인물들은 모두 힘들게 살고 있다. 비교할 만 한 다른 경험이 없다면 이를 당연하게 여길 수도 있겠지만, 배가 고프고 고통을 겪는 정도라면 분명 자신들이 힘들게 살고 있다는 것을 알고, 국가에 대한 불만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위와 같은 이유에도 불구하고 이 국가가 아무런 소동 없이, 자그마한 반란이나 시위 하나 없이 유지되는 점이 상당히 의아하고 신기하게 느껴져, 책을 읽으며 그 이유를 찾아보았다. 첫 번째는 당이 국민들을 완벽하게 통제하기 때문일 것이고, 두 번째는 당이 국민들의 시선을 바깥으로 돌리기 때문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로는 당이 국민들의 사고방식까지 지배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첫 번째로 당은 국민들을 완벽히 통제하고 있는 것 같다. 책의 내용에서, 당은 전쟁은 평화, 자유는 예속, 무지는 힘이라는 슬로건 아래 당원들과 국민들을 통제하려 하고 있다. 노동계층을 제외한 모든 국민들의 집에는 오디오와 비디오 송수신이 동시에 가능한 텔레스크린이 있어 모든 행동이 감시를 받는다. 조금이라도 당이나 빅 브라더에 반항하는 행동을 보이면 사상죄라는 죄목으로 창문 하나 없는 커다란 수용소 건물로 잡혀가며, 재교육을 받는다고 알려져 있다. 이렇게 사생활마저 검열당하는 상황에서는 나라면 두려워서라도 대항할 생각은 전혀 하지도 못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존하는 많은 국가들에서 언론과 문화를 검열하는 일이 흔한 반면에, 당에서는 언론과 문화를 검열하는 정도를 넘어 당의 내부 부서에서만 직접 만들고 배포하도록 되어있다. 생각해보면 우리나라는 언론이나 문화, 표현의 자유가 꽤나 많이 보장되어있고, 그래서 일본이나 북한, 중국과 같이 이런 자유가 잘 보장되어있지 않은 국가를 보면 상당히 좋지 않음을 느낀다. 그래서 그런지 이 방식을 보고 정말 놀라웠다. 확실히 직접 독점 배포하는 것은 만들어진 것을 검열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를 것이다.

 

 두 번째로, 앞에서 말했듯이 오세아니아는 바깥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돌리고 있는 것 같다. 크게 두 가지 방식이 있는데, 하나는 당에 대한 반역자인 임마누엘 골드스타인을 향한 증오이고, 다른 하나는 다른 두 초국가인 유라시아, 동아시아와의 전쟁이다.

 당은 당에 대한 증오를 돌리기 위해 임마누엘 골드스타인이라는 대상을 지정하였고, 매일 이 분간 증오라는 프로그램을 텔레스크린에서 진행하며, 영상 매체의 여러 방법을 이용하여 모든 시청자에게 그에 대한 증오를 끌어올려 그를 욕하게 한다. 골드스타인은 당을 무너트리기 위해 형제단이라는 단체를 세워 이곳저곳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어, 모든 당원들은 그를 매우 증오한다. 나는 그들이 골드스타인을 증오하는 만큼 빅 브라더에게 충성하게 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것이 어쩌면 요즘 들어 자주 보게 되는 일종의 언론 플레이와 비슷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방송과 같은 언론 매체에서 특정 인물을 국민을 상대로 한 범죄자로 표현하면, 많은 사람들이 자세한 내막도 모르면서 맹목적으로 그 사람을 욕하게 된다. 가장 최근에 본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이며, 나는 이 사건이 언론에 맞추어 급하게 흘러간 것 같아 무서웠었다. 일부를 제외한 많은 사람들이 자세한 내막을 모른 채 맹목적인 느낌으로 박근혜 정부와 여당을 욕했다. 이 사건으로 여당 쪽 지지율은 뚝 떨어지고, 반대로 야당 쪽 지지율이 급격히 올라와 현재 문재인 정부가 엄청난 지지율 아래에서 출범했다. 나는 어느 쪽의 정당도 응원하지 않지만, 이렇게 맹목적이면서 대규모로 움직이는 일은 조금 무섭다.

 두 번째 방법인 전쟁은 책 내의 내용에서도 계속 반복적으로 나오지만, 위에서 말한 골드스타인이 현 정부에 대항하는 내용으로 작성했다는 <과두적 집단주의의 이론과 실제>라는 책의 내용에 나온다. 마치 이 책은 작가가 직접 세계관을 설명하는 느낌이 강했다. 이 책에서 설명하는 내용으로는, ‘공산주의 국가에서 발달한 기술로 공장 자동화에 의해 모두가 부유해지고 여유가 생긴다면, 피지배층들이 자신들의 처지를 깨달아 상위층 사람들을 몰아내어 사회의 핵심인 불평등의 구조가 무너질 것이고, 그렇다고 공장을 멈춘다면 많은 이들이 일자리를 잃어 세금이 줄고 국력이 약해지는 사례가 있었다며, 재화를 생산하되 분배하지 않는, 그러면서도 모든 피지배층을 속이는 방법으로 상위층은 끊임없는 전쟁을 선택했다고 하고 있다. 이렇게 생성된 잉여 자원은 모두 전쟁에 소모되며, 피지배층은 절대로 배부르게 살 수 없는 구조를 빅 브라더와 당이 선택한 것이다. 이 부분을 보며 꼭 사회에 불평등이 필요한가?’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냥 보면 자신들을 상위층으로 유지하고 싶은 욕심과도 같아 보일 뿐이었다. 하지만 어쩌면, 국가라는 구조를 가지면 불평등은 권력의 차이에 의해서라도 어쩔 수 없이 생기는 걸까? 국가론이나 사회에 대해서는 잘은 모르지만, 위에서 말한 부분은 조금 놀라웠다.

 

 세 번째로, 당은 무려 개인의 사고까지 지배하려고 한다. 나는 이 부분이 정말 놀랍고 신기했다. 당은 신어라고 하는 새롭고 단순한 언어체계를 만들어 국민들의 사고를 제한하려 하고 있고, ‘이중사고(Doublethink)’라고 하는 새로운 사고방식을 만들어 당과 빅 브라더의 모든 말을 수용하도록 하고 있다. 이중사고는, 간단히 말하자면, 당이 하는 말은 모두 옳은 말이라는 것을 최대한 논리적으로 풀어낸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다양한 내용이 있지만, 결국 모두 당을 변호하는 내용이다. 심지어는 이를 통해 존재했던 과거를 마음대로 바꾸거나 없었던 과거를 만드는 등의 일도 저지른다. 제일 놀라웠던 점은, 이중사고에 의해 오세아니아의 국민들 중 그 누구도 이중사고의 문제를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상죄 등으로 수용소에 잡혀간다 해도 받게 되는 재교육이 바로 이것이다. 이런 사고방식의 지배를 통해 당은 영원한 생명을 가지는 것 같았다. 이렇게 빅 브라더는 신이자, 하나의 진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알고 있는 사례 중엔, 지도자를 거의 신으로서 섬기는 국가는 몇 번 들어 본 적이 있어도 이렇게까지 사고방식을 완벽하게 바꾸어 국민을 지배하려는 국가는 본 적이 없다. 확실히 이런 높은 수준의 지배는 앞에서 말한 완벽한 국민들에 대한 지배가 필요하게 될 것이다. 이 정도의 지배를 가진 국가라면 확실히 절대로 무너지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크게 오세아니아의 체제가 신기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앞에서 설명한 내용을 보면 살짝 느껴지지만, 신기하다는 생각이 든 다음엔 정말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에서 말했던 내용들 역시 잘 생각해보면 상당히 무서운 내용들이 많다. 가장 처음에 나오는 내용부터 지배층이 텔레스크린을 통해 나를 완벽하게 관찰하고 있으며, 조금이라도 수틀린 행동을 하면 바로 수용소로 끌려갈 수도 있는 상황인 점부터 시작해서, 당이 모든 국민들의 문화와 언론마저 완전히 통제하며, 심지어는 과거까지 없애거나 만들 수도 있는 상황이라면 정말 무서울 것이다. <과두적 집단주의의 이론과 실제>라는 책에 나온 내용에서도 경험적 사고방식이 아닌 이중사고에 의해 과학적인연구는 거의 진행이 되지 않으며, 그마저도 살상 무기나 좀 더 효율적인 잉여 자원 처리 등에서만 일어난다는 내용이 있다. 훨씬 넓은 관점에서는, 지금처럼 UHCISS같은 과학적인 화합이나 발전은 전혀 일어나지 않으며, 인류는 평생 이렇게 정치적으로 갈라지고 지배하고 지배당하는 상태에서 전혀 발전하지 않을 것이라는 부분이 나는 정말로 무섭게 느껴졌다.

 

 소설 속에서는 주인공인 윈스턴이 이 이중사고의 문제점과 그것에 대한 무서움을 느끼고, 텔레스크린에서 보이지 않는 집의 한 구석에서 어쩌다 구한 노트에 이러한 내용을 적는 사상죄를 범하며 내용이 시작된다. 윈스턴은 애초에 기록국에서 일하며 당이 이렇게 역사를 마음대로 바꾸는 일을 많이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며, 애초에 윈스턴이 하는 일이 이렇게 당의 명령에 따라 과거의 기록을 바꾸는 일이었다.

 이렇게 그는 당에 대한 반감을 품고, 이 분간 증오 프로그램 도중 한 내부당원 오브라이언의 표정을 보고 이 사람도 자신처럼 당에 대해 대항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였다. 이후 그는 오브라이언과 당 몰래 만나는 기회가 생기고, 그의 집에 찾아가 형제단에 들어가게 된다. 다만, 형제단은 주인공이나 나의 추측과는 다르게 당의 감시 아래에서 직접 만나지는 않고, 서로의 존재도 모른 채 그냥 활동하는 단체였다. 그리고 며칠 후, 그는 앞에서 말 했던 책, <과두적 집단주의의 이론과 실제>를 오브라이언에게 받게 되고, 읽어보게 된다.

 이후 윈스턴은 결국 사상경찰에 잡혀 애정부로 끌려가게 되고, 그 곳에서 재교육을 받게 된다. 그 과정에서 엄청나게 많은 고문과 고통을 받게 되는데, 그럴 때마다 있는 죄 없는 죄 가림 없이 자백하고, 아는 사람들 모두를 공범이라고 밝히며 고통을 피하려고만 했다. 심지어는 서로 만나 사랑하던 줄리아라는 여성마저, 사랑마저 배신하고 만다. 그렇게 그는 고문과 교육에 항복하였으며, 소설에서는 마지막으로 총살을 당한다고 표현된다. 책의 마지막 문장은 (윈스턴)는 빅 브라더를 사랑했다.’인데, 앞부분의 윈스턴과 완벽히 대조적인 내용이기 때문에 소름이 끼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마치 개인의 가치관이 죽어버린 듯이, 굉장히 섬뜩한 느낌이었다.

 이렇게 앞에서 다른 등장인물들이 세계관의 설명을 해 준다면, 이 소설은 주인공 윈스턴의 1인칭 시점에서 사건과 경험을 자세하게 설명하여 이 세계관 속의 무서운 점들을 생생하게 간접적으로 체험하게 해준다.

 

 이렇게 책을 읽는 과정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소설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대해 떠올려보고, 이렇게 평소와는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보게 될 줄은 몰랐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에도 독재 국가는 존재한다. 이런 수준의 독재도 일어나지 못 할 일은 아니다. 특히, 이런 정보화 시대에는 더욱 그렇다. 텔레스크린까지 갈 것도 없이, 스마트폰 해킹만 한다면 실시간으로 영상을 전하게 될 수도 있다... 여기까지 생각이 닿으니, 책 뒷면에 소개된 작가의 의도인, ‘디스토피아에 대한 경고의 의미가 강하게 느껴졌다.

 어떤 평론가는 이 책을 인류 최고의 책으로 표현하기도 하였다. 지금의 나로서는 그 모든 것을 이해하지는 못 한 것 같지만, 책을 읽으며 떠오르는 모든 생각과 느낌은 새로웠다. 놀라운 부분도 많았고, 무서운 부분도 많았다. 그렇게 오랫동안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런 경험은 겪어본 적이 없어 정말 놀라웠다. 아직 이 책을 읽어보지 않은 친구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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