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2.20 ~ 2020.02.26
이 글은 필자가 2020년, 고등학교 2학년 때 작성한 글로, 글의 진행이 서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내용은 실제 경험과 참고 문헌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므로 신뢰하셔도 좋습니다. |
이번에 읽어본 책은 미치오 카쿠의 <미래의 물리학>이라는 책이다. 미치오 카쿠는 우주론, 특히 ‘초끈 이론’에 관해 연구하는 물리학자인데, 그는 이 책에서 그가 만난 300여 명의 많은 과학계의 거물들과 기술자들의 이야기와 현재 상황을 통해 미래의 인류와 과학의 기술을 추측했다. 이 책을 쓰기 전에도 그는 5권의 책을 더 썼는데, 그 책들도 큰 호평을 받았다고 한다. 물론, 내가 그의 책을 읽는 것은 이것이 처음이다.
이 책을 독후감으로 쓰게 된 이유는 조금 특별하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채널에서 방영한 <MARS>라는 드라마 겸 다큐멘터리가 있는데, 화성에 인류가 기지를 가지고 살게 되는 아주 현실적인 시나리오의 드라마와 그 시나리오에 대한 설명을 하는 다큐멘터리가 섞여있는 꽤나 독특한 시리즈물이다. 나는 이 시리즈가 너무 흥미롭고 재미있어서 시즌 2까지 모두 보았는데, 완결이 나고 나니 아쉬워서 이런 내용을 더 알고 싶었다. 놀랍게도 이 시리즈에서 다큐멘터리 부분에는 여러 인물이 등장하는데, 그 중에는 NASA 고위직이나 미 국회의원, 내셔널 지오그래픽 고위직도 있지만, <총, 균, 쇠>의 제레드 다이아몬드 등 유명한 작가도 많이 나왔다. 물론 책을 많이 읽지 않은 나로서는 대부분이 모르는 분들이었고, 그런 분들이 나올 때마다 그 이름과 설명에 나오는 대표작을 메모장에 따로 적어놓았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미래의 물리학>의 미치오 카쿠였다. 기회가 되어 그런 책들 중 한국어가 있는 책들을 한 번에 구매했고, 그렇게 이 책을 읽을 기회가 오게 되었다.
이 책은 일단 매우 길다. 두께는 할리데이 일반물리학 책보다 두꺼우며, 조금씩밖에 읽지 못한 것도 있지만 읽는데 일주일이나 걸릴 정도로 매우 길었다. 그만큼 내용은 매우 알차게 들어있었다. 간단히 설명하여, 책의 내용은 작가가 스스로의 경험과 300여명의 과학자들에게 들은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과거의 사례와 현재의 기술력과 과학의 수준, 그리고 과학이 향해가는 방향과 미래 등을 모아 현실적으로 인류가 나아갈 미래의 방향을 길게는 100년까지 내다보는 내용이다. 크게는 컴퓨터, 인공지능, 의학, 나노 기술, 에너지, 우주, 부, 그리고 인류 자체로 챕터를 나누어 그의 미래를 예상하여 정리해놓았으며, 각각의 챕터 안에는 현재의 기술과 앞으로 발전할 기술을 적어두었다. 몇몇 내용들은 이미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었지만, 이렇게 다양한 정보와 종합해서 들으니 정말 새로웠다.
가장 먼저, 이 책은 앞서 있던 많은 ‘미래에 대한 추측’들이 실패했던 이유를 설명한다. 예를 들자면, 컴퓨터의 발달로 더 이상 종이를 쓰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이 있었지만, 오히려 컴퓨터 때문에 종이의 사용량은 매우 늘었다. 이를 작가는 ‘동굴 거주자의 원리’라고 부른다. 이는 원래부터 익숙했던 것, 더 자세히 말하자면 유전적으로 가지고 있는 어느 보상 회로에 의해 새로 나온 제품 때문에 전 단계를 버리지는 못 하는 상황을 말하는데, 종이의 경우 데이터를 보이지 않는 어느 작은 제품에 담고 있는 것보다는 직접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종이로 가지고 있는 것이 편하게 되는 상황을 의미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 뒤로의 내용 모두 이 원리를 한 번씩은 언급하며 가장 타당한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런 점에서 매우 믿음이 갔다. 누가 미래에 모두가 뇌에 칩을 박는 수술을 할 거라고 생각할까.
일단, 이 책은 매우 흥미롭고 재미있는 내용이 많았다. 일단 당연하게도 매우 흥미로웠던 점들 하나는, 이 책은 무려 2012년에 쓰인 책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전혀 몰랐던 내용이 많았다는 점이다. 게다가 작가가 직접 경험하고, 보고 듣고 온 내용들이기 때문에 매우 생생하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특히 생명에 관한 내용 중에는 인류의 숙원인 ‘노화’에 관해 연구된 내용을 많이 소개하였는데, 열량제한을 통한 장수에 관련된 유전자가 발견되었다거나, 직접 일부 유전자를 조작해서 미생물의 수명을 늘리는 것에 성공했다거나 하는 내용은 지금까지도 전혀 들어본 적이 없었다. 컴퓨터의 경우 작가는 2000년대 초반부터 ‘무어의 법칙’의 종말을 외치며 CPU칩의 성장의 한계를 예언했는데, 작가가 예상한 대로 2020년인 지금 인텔은 CPU 공정을 더 작게(14nm -> 10nm) 만드는 것에 매우 많은 시간이 들었으며, 5nm 공정의 경우부터는 매우 어려워질 것인데다, 실제로 양자 도약에 의한 문제도 생길 수 있을 것이라 했다. 이 내용을 나는 제작년에 처음 알았고, 그 때가 바로 무어의 법칙이 무너지기 시작한 때였다. 게다가 작가는 CPU의 재료인 ‘실리콘’의 다음 세대 물질로 ‘탄소 나노 튜브’를 지목했는데, 나는 탄소 나노 튜브가 전도성이 좋고 강하다는 것은 알았지만, CPU의 재료로 쓰일 줄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또, 프로그램이 감정을 가질 수 있는가에 대해 감정을 ‘유익한 정도를 비교하는 기준’이라며 새롭게 정의했다. 게다가, 작가는 한 연구팀을 방문해서 본 것을 바탕으로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예언하기도 하였다! 그만큼 놀라운 내용들이 정말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읽는 내내 놀라움을 멈추지 못했고, 그래서 이 책을 읽는 것이 상당히 재미있었다.
또한,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재미있었던 또 다른 점 하나는, 바로 작가와 나의 생각이 같을 때가 있었다는 것이다. 물론 미래에 대한 공상이라면 한 두 개 정도는 일치할 수 있다. 언젠가 동종의 원자 세트들을 카트리지처럼 이용하여 분자를 직접 만들어내는 기계를 떠올린 적이 있었는데, 이 책에서도 같은 것이 나온다. 분자가 아니라 진짜 물체를 복제한다는 점이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또, 작가는 지능을 가진 로봇이 존재한다면 크게 두 가지 문제를 가질 것이라고 하는데, 그 두 번째는 바로 ‘상식’이다. 내용을 인용하자면, ‘실은 당길 수는 있지만, 밀수는 없다’라는 명제를 로봇은 계산하겠지만, 인간은 ‘상식’적으로, 경험에 의해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라는 점이 다르다. 나 역시 만약 인류의 뇌를 모방한 지능형 로봇이 있다면, 완전한 사회성을 기르기까지 몇 년은 사회적인 경험을 통해 발전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작가의 설명에 의해 더 깊은 고민을 해보게 되고, 그럴 때마다 상당히 즐거웠다.
앞에서도 말했다시피, 이 책은 2012년에 쓰인 책이다. 그래서 그런지 작가가 예견한 내용을 현재 2020년과 비교해보는 것도 매우 재미있었다. 앞에서 말했던 ‘무어의 법칙’의 종말은 예측이 정확히 명중한 경우였지만, 아직 모르는 부분을 제외하면 틀린 부분도 꽤나 많았다. 예를 들자면, 작가는 2020년에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유전자 정보를 가지고 다닐 것이라 하였는데, 아직까지는 단 한 번도 주변에서 자신의 유전자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 작가의 주장의 근거는 충분한데, 왜 유전자 검사가 대대적으로 이뤄지지 않는지는 의문이다.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일까? 또한, 위에서 말한 지능을 가진 로봇이 가지는 두 문제 중 첫 번째는 바로 ‘패턴 인식’인데, 작가는 로봇이 카메라로 사진을 촬영하면 로봇은 각 픽셀이 가지는 값만 알 뿐, 그것이 컵인지 뭣인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이 문제는 꽤나 최근에 해결되었는데, AI, 인공지능의 인공신경망이 바로 그것이다. 오히려 인공신경망은 ‘패턴 인식’에 특화된 기술이다. 그 당시에는 이런 기술이 없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의 미치오 카쿠는 이에 관해 과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가 매우 궁금하다.
마지막으로 흥미로웠던 점들 중 하나는, 작가와 나의 생각이 ‘다를’ 때였다. 작가는 우주여행 및 탐사에 대해 소극적인 반응을 보였는데, 나는 우리 세대 내로 탐사 및 식민화 활동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특히 발사에 대한 비용은 SpaceX의 재활용 기술의 등장 이후로 계속 낮아질 것이며, 최근 NASA가 달 표면 기지 건설 미션을 다시 준비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한, 나는 수지타산만 맞게 된다면, ‘무중력’ 그 자체에도 충분한 상업적 가치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작가의 말대로 미래에 ‘정보’에 대한 이용세가 생길 수는 있겠지만, 아마 거대한 반발이 일어날 것 같다. 또한, 내가 분자 합성 기계를 생각한 것은 생물체보다 더 효율적으로 영양소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아서인데, 물론 이게 가능하다면 인류는 에너지만 충분하다면 식량난은 물론이고 지구온난화 정도는 쉽게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읽는 중에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경제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근본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점들이 많은데, 언젠가 이 부분 역시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 책에서도 인공 장기를 만드는데 모세 혈관을 만드는 부분이 어렵다는 설명을 보고 인공 배양육도 모세 혈관이 없어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 떠올랐다. 특히 이런 점들을 보았을 때, 어느 정도 앞으로 걸어가게 될 길이 보이기 시작했다. 나는 이런 과학계의 진보 중 한 자리를 차지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특히 우주로 나갈 수 있다면, 나가서 연구를 하는 것도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 정착이라면 더욱 그렇다. 이렇게 정말 흥미롭고 재미있는 내용들이 책의 두께만큼 많았다.
내가 살아온 17년 중, 의식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볼 수 있었던 기간은 약 5년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이 기간 동안 내가 세상의 변화 중 크게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스마트폰의 크기와 용량이 커졌다는 것, 그리고 Windows가 XP와 7이 사라졌다는 것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만큼 앞으로의 변화가 크게 자각되지 않고, 그만큼 더 두려웠다. 그래도, 이런 책을 읽고 나니, 앞에서도 말했듯이 뭔가 나아가는 방향이 보이는 것 같아 흥미롭고 새로웠다. 반드시 비슷한 책을 몇 권 더 사서 읽어봐야겠다. 다른 친구들이 읽어본다면, 누구라도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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