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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Book

[독서] 인생에서 수학머리가 필요한 순간 - 임동규

인생에서 수학머리가 필요한 순간 - 임동규

 

2020.03.08 ~ 2020.03.09

이 글은 필자가 2020년, 고등학교 2학년 때 작성한 글로, 글의 진행이 서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내용은 실제 경험과 참고 문헌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므로 신뢰하셔도 좋습니다.

 

 이번에 읽은 책은 <인생에서 수학머리가 필요한 순간>이라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우리 학교 선배인 임동규 선배이다.

 이 책을 읽게 된 과정은 정말 독특하다. 이번 겨울방학에 나는 우리 학교에서 진행하는 과학기술창업 프로그램의 마지막, 해외기업탐방을 다녀왔는데, 이 때 미국 캘리포니아의 이곳저곳에 계시는 많은 학교 선배님들을 여기저기서 뵐 수 있었는데, 그 중 UC 버클리 대학에 방문했을 때 임동규 선배가 그곳에 수학과 대학원생으로 계셨고, 그 덕분에 UC 버클리 대학을 돌아다니며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만났던 모든 선배들이 그랬듯이, 인상이 굉장히 좋은 선배였다는 기억이 남는다. 대학 투어가 거의 다 끝나고 알게 된 사실이지만, 동규 선배는 이전에 수학 올림피아드에서, 그것도 무려 국제 수학올림피아드에서 금상을 타신 적이 있었고, 그리고 책을 한 권 쓰신 적이 있었다. 그렇게 이 책을 알게 되었고, 귀국한 후 얼마 되지 않아 바로 구매했다. 이번에 코로나19 때문에 남는 시간이 많아진 관계로, 특별히 하는 게 없다는 생각이 떠올랐을 때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일단, 책의 내용은 수학머리라는 부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삶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수학을 보여주는 식이었다. 그리고 수학머리라는 부분을 다시 보면 알 수 있듯이, 일부러 수학적 사고력이라고 표현하지 않고 좀 더 친근한 수학머리라는 용어를 사용했을 정도로 내용이 전체적으로 딱딱하지 않고 정말 친근하다. 선배도 이 책에 대해 말할 때, 일반인들을 위해서 쓴 책이라 우리에게는 별로 어렵지 않을 거라고 하셨다. 게다가, 이 책을 읽고 나서야 알게 되었지만, 동규 선배는 UC 버클리 대학에 대학원생 과정을 밟으러 가기 전에,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수학에 관한 강연을 하고 다니셨다고 한다. 게다가 그 내용 역시 이 책과 같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수학에 대한 친근한 접근과 같은 내용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책의 문장들이 약간 젊게느껴졌다. 우리 세대의 은어나 표현(예를 들자면 (?) 같은(?))들 때문인지, 책이 그만큼 친근하게 느껴졌다.) 그 후 UC 버클리 대학에서 대학원생으로 연구를 하시는 동안 이 책을 작성하셨고, 책도 생각보다 최근인 작년 7월에 출간되었다. 이를 보고 순간 떠오른 내용이지만, 아마 이렇게까지 최근에 나온 책을 읽어본 적은 없는 것 같다.

 책을 읽기 전에는, 사실 그냥 수학이 삶에서 보인다면, 함수나 비례식, 미적분 등 말고는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었다. 그냥 내가 수학이라고 배워온 것들은 이런 것이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어보니, 책의 표현은 정말 가볍고 내용을 살살 훑고 지나갔을 뿐인데, 그 내용의 깊이가 강하게 느껴졌다. 일단, 이 책에서 나타내는 수학의 대부분은 내가 알고 있던 수학이 아니었다. 앞에서는 간단한 산수나 기하학이었을지 몰라도, ‘매트리스 뒤집기위상 수학’, ‘게임 이론데이터 벡터 유사성등 생각보다 진짜 수학자들이 하는 것만 같은 어렵고 복잡한 내용이 숫자 없이아주 간결하게 설명되어 있었다. ‘대수학수 대신다른 것을 쓰는 학문이라는 사실도 처음 알았고, 상상도 못 한 내용들이 이 대수학적 방법으로 설명되어 있었다. 그럼에도 어렵다고는 느껴지지 않았다.

 이 책의 다른 이름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이 나온 말 중 하나는 바로 수학으로 멍 때리기이다. 나도 가끔씩 몇몇 신기한 것에 대해 멍을 때리곤 하는데다, 이 책의 입장에서는 그 모든 것이 수학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공감이 간다. 책에서 설명하는 내용으로는, 수학자들이 흔히 하는 일이 바로 수학으로 멍 때리기수학으로 표현하기이며, 두 번째는 일종의 번역이기 때문에 수학에 대한 능력이 필요하지만, 첫 번째인 수학으로 멍 때리기는 우리들, 모두들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말하자면 그 어려운 수학을 무려 하나의 심심풀이 수단으로까지 풀어내는 것이다.

 이 대목에 대해 나의 예를 들자면, 요즘 자주 떠올랐던 생각은 자연수를 자연수로 나누어 곱하면 그 최대는 얼마일까?’였는데, 내 결론은 최대한 3으로 나누되, 1이 남는다면 3 하나와 함께 2 두 개 또는 4로 만들어 곱한 값이었다. 이 결론까지 약 일주일 정도의 멍 때리기가 필요했다. 직관적으로 1이 나오면 더해주되, 5가 있다면 23으로 나누면 6이 되고, 6이 있다면 33으로 나누어 9가 되니 이런 식으로 나눠주고, 42가 있다면 33이 더 좋으니 이런 식으로 나눠주다 보면 결국은 최대한 3이 많이 생기되, 2 또는 4가 남는 모양이 된다. 하지만 이를 수학으로 표현하는 방법은 나도 잘 모른다. 추가적으로, ‘그럼 양의 실수를 양의 실수로 나누어 곱하면 그 최대는 얼마일까?’에 대한 의문이 생겼는데, 이 역시 몇 주간의 멍 때리기를 통해 그래프를 그리면 될 것 같다는 결론이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멍 때리기는 자주 하게 되지 않아도 흥미로운 주제가 있다면 재밌지만, 수학으로 표현하는 것은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던 기억이 있다.

 이 책에서는 이렇게 멍 때리기에 아주 좋은 여러 가지 주제를 보여주었고, 그 때마다 정말 흥미로운 내용이 있어서 신기했다. 위에서도 말했듯이 이 내용들 자체는 간단한 기하학부터 어려운 게임 이론이나 위상 수학 등이 관련되어 있었지만, 깊게 설명하지는 않은데다 요점과 결론이 정리되어 전혀 어렵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물론 이를 깊게 알아보면 조금 어려운 내용도 나올 것이고, 생각만으로 알 수 있는 내용을 괜히(?) 이상하고 어려우며 본 적도 없는 기호로 설명한 문서들이 보일 것이다.

 선배, 그러니까 작가는 서론에서 이 책이 수학으로 멍 때리기 101’, 개론서로써 취급받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내 생각에, 이 책은 개론서로써는 완벽했다. 전체 내용을 모르기 때문에 내용 측면에서 완벽한지는 모르지만, 어려운 내용을 완전히 쉽게 설명하면서, 사고만으로 풀 수 있는 내용들임을 보여주고, 그 범위를 매우 넓게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마치 흥미를 일깨워주는역할을 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 역시 이 책을 읽고 저런 수학은 알아두면(‘배워보면이 아니다)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을 정도로 말이다.

 위에서 설명했듯이, 읽는 내내 정말 흥미로운 내용이 많았다. 수학의 깊이와 넓이에 놀라고 흥미를 느낄 수 있는, 기회라고 말하자면 기회가, 좋은 시간이 된 것 같다. 내 친구들 중에서는 이미 이런 수학에 대해 흥미를 가지고 있는 친구들이 많은데, 아마 그 친구들은 이 내용들을 다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도 수학과 대학원생의 상상과 경험을 찾아보고 싶다면, 수학에 관심이 없는 일반인이라도, 이 책을 읽었을 때 후회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좋은 책이다. 무려 이런 책을 우리 학교 선배가 썼다는 점에 자부심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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