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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Book

[독서] 판교의 젊은 기획자들 - 이윤주

판교의 젊은 기획자들 - 이윤주

2021.08.11 ~ 2021.08.13

이 글은 필자가 2021년, 고등학교 3학년 때 작성한 글로, 글의 진행이 서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내용은 실제 경험과 참고 문헌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므로 신뢰하셔도 좋습니다.

 

이번에 읽은 책은 <판교의 젊은 기획자들>이라는 책이다. 이 책은 이윤주라는 사람이 판교에서 몇 번이나 스타트업을 경험하며, 그 과정에서 겪은 일들을 통해 판교라는 곳을 설명해주는 책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최근 뉴스에서도 친구들을 통해서도 판교가 우리나라 IT기업의 중심지이며, 네이버 본사와 카카오 등 대기업부터 배틀그라운드의 크래프톤이나 우리가 잘 아는 다누온 등 IT 기반 스타트업들도 가득 모여 있는 곳이라는 점을 들은 적이 많다. 개인적으로 스타트업을 하게 된다면 송도 아니면 판교로 가게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한동안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광화문 교보문고로 간만에 놀러가게 되었을 때, 이 책이 읽을 수 있게 전시된 것을 보고, 살짝 내용을 본 다음에 마음에 들어서 망설이지 않고 구매했었다. 그러고 나서는 거의 열흘 간 앱 개발에 집중하며 방학을 보냈고, 그것이 업로드 된 후(‘대나무노트라는 이름으로 플레이스토어에 올라갔다) 이 책을 이제야 읽게 되었다.

 

일단 책을 다 읽고 나서 놀란 점은, 책의 내용이 그 이미지와는 크게 달랐다는 점이다. 이 책의 부제는 존재하지 않는 시장을 만든 사람들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 글의 진짜 내용은 책의 작가가 지금까지 참여했던 스타트업들을 통해 배운,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이를 만드는 법을 보여주고 있다(단언컨대 이 책에서 보통의 글들에 비해 빈도가 가장 높은 단어가 아마 시장일 것이다). 달리 말하자면 스타트업을 하여,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고 성공하는 법에 대해 다루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을 읽으면서도 이전에 읽었던 <전화성의 스타트업 교과서>가 계속 떠올랐는데, 내용의 방향성은 거의 같지만 그래도 두 책의 내용은 약간 겹치는 부분이 있어도 대부분 크게 달랐다. <전화성의 스타트업 교과서>에서는 스타트업 자체의 시작과 비즈니스 디자인을 이야기했다면, 이 책에서는 스타트업이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 주의할 점과 이용할 점 등을 다루었다. 어쩌면 이 책이 조금 더 성장한 스타트업의 시각을 말하는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작가는 실제로 많은 스타트업에 초기 단계부터 참여했지만, 스스로의 아이디어를 구현하여 스타트업을 만든 적은 없다고 한다. 반면 전화성은 실제 창업가이다. 그 부분에서 두 책의 관점이 조금 다른 것 같기도 하다.

목차를 보면 뭔가 살짝 어지럽기도 하지만(무려 다섯 페이지), 전체적인 내용은 결국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것은 곧 낡은 시장을 알고, 이의 문제를 알아낸 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통해 급진적으로 등장하는 것이라는 형태로 설명되어있다. 나는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고, 관련 뉴스를 많이 봐오면서 스타트업이 새로운 시장을 만든다는 점은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정확히는 원래의 시장을 다른 방식으로 뒤집어 모두 먹어버리는 상황을 많이 보았고, 사실 뉴스들에서는 그 스타트업보다도 이런 신산업에 의해 사라져버리는 원래의 산업들, 그 피해자들에 집중하고 있었다(최근에 본 것 중에는 현대자동차가 딜러를 통하지 않고 온라인으로 자동차를 판매한다고 하자, 딜러 노조가 들고 일어난 상황이 있다). 하지만 소비자가 이를 매우 반기고 있다면, 시장은 소비자에 의해 존재하기 때문에 이를 피해자들이 막는다고 그런 상황이 일어날 수 없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상대적 적응도 차이가 우점을 뒤집는다는 점은 생명과학에서 많이 배웠다. 이 책에서도 그런 부분을 언급하며, 새로운 시장에 뛰어들 것인지, 낡은 시장에 안주할 것인지는 개개인의 선택이라고 했다. 내 배가 가라앉는다는 것을 알았다면, 저 배를 타기 위해 수영을 열심히 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는 뉴스를 보면서 관심이 많았던 부분이었다.

이런 것처럼 시장에 초점을 맞춰보니 흥미롭게 느껴지는 부분이 정말 많았다. 그래서 이전처럼 책의 모서리를 접어가며 책을 읽어보았고, 그 결과 책이 많이 두꺼워질 정도로 내용이 많았다. 아래로는 그런 내용들을 적어보고자 한다.

 

일단 가장 먼저 작가가 참여한 스타트업들에 대한 소개가 있다. 정말 놀란 부분이, 대부분이 내가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던 분야라는 것이다. 일단 책에는 다섯 개의 스타트업이 소개되어있는데, 하나는 모바일 기기의 초창기에 노트 필기를 기기로서 대체하기 위한 시도, 하나는 스마트러닝, 하나는 카카오페이 핀테크, 하나는 데이터 저장에 대한 기술로서의 블록체인,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신약 개발에 접목 가능한 AI 개발이었다. 뒤의 3가지 분야는 따로 알아본 적이 있을 정도로 관심이 많은 분야였는데, 그냥 시장에 대해서 알게 될 줄은 알았지만 그것이 내 관심 분야와 겹칠 줄은 정말 모르고 있었다.

그리고 스타트업을 실제로 진행하는 사람들에 대한 설명이 있다. 작가는 이들을 기획자라고 불렀다. 특히 스타트업의 초기에는 전원이 함께 시장을 보고 기획을 해야 하며, 대부분의 경우 그 시장은 존재한 적이 없기 때문에 정형화된 공식이나 방법론조차도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이며, 그러면 이 기획자들은 최대한 그럴듯한 방향으로, 그리고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살아남을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그런 과정에서 결국 모든 해답은 소비자가 있는 시장에 있다는 점 등을 자세하게 설명한 것이 그 뒤의 내용이다. 모든 시행착오가 답을 향한 길이 된다는 점에서 퍼스트 무버라스트 무버라는 개념이 생각난다. 어디선가 보았던 것 중에 애플은 항상 라스트 무버로서 시장에 등장했으며, 그 전에 등장한 퍼스트 무버들의 상황을 조용히 지켜보다가 그들이 실패하면 그 아이템을 가져와 문제를 분석하고 개선해서 출시했다고 한다. 대표적으로 애플 워치가 이에 해당한다는 점을 들은 적이 있다. 이 책에서도 이 내용을 잠깐 설명했다.

이렇게 작가는 참여해 본 스타트업들을 소개하며, 해당 스타트업들이 어떻게 시장에 진입했는지를 각각 나누어 설명해주었다. 예를 들어 신뢰성이라는 단단한 벽이 있는 핀테크 시장은 카카오페이라는 작은 기능에서부터 출발해서 카카오뱅크까지 성장해내는 것을 작은 칼을 넣고 안에서 쑤시는식으로 설명했고, 주로 상당히 보수적인 우리나라보다는 해외의 예시를 보는 것이 좋다는 예시로서도 핀테크 시장을 보여주었으며, 본질 자체는 변할 수 없지만 기술과 효율을 원하는 시장들의 예로서 바이오 제약 시장을, 이전의 닷컴 버블(나는 이게 정말 뭔지 몰랐었는데, 인터넷이라는 신산업의 등장에 사람들이 희망을 가지고 투자와 창업을 하고, 그 결과로 시장이 과열되어버린 상황에서 거품이 올랐던 적이 있다고 한다. 당연히 결국 거품은 꺼지고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고 하며, 이런 일이 있었다는 사실이 너무 놀라웠다.)을 예로 들며 지금은 코인에 의해 과열되었지만 실제로는 데이터의 탈중앙화와 영구적 저장에 대한 것으로 떠오를 시장으로서 블록체인 시장을 소개했다. 각기 방식은 다르게 느껴졌지만, 어디에나 길은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실제로 그 방법들도 되게 신기했다.

이 내용들에서 가장 놀랐던 것은, 90년대에도 실제로 이렇게 시장이 뒤집히는 일이 한 번 있었다고 설명하는 부분이다. 많은 보수적인 대기업들이 순간 무너졌고, 시장의 방식이 뒤집혔다고 한다. 그리고 이것이 그 당시의 스타트업들 덕분이라는 말이 있었다. 지금은 그 뒤로 30년 정도가 흐른 상황이다. 뭔가 순환이 있는 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리고 같은 이유로 90년대에 이런 시장의 등장에 대한 여러 이론이 개발되었으며, 이 책에서도 몇 가지를 소개해주었다. 우선 기술이 10배 발전할 때마다 전략적 변곡점이라는 것이 있어, 이 때 시장의 패러다임이 크게 변화하게 되므로 이때의 기업의 행동이 흥망을 가른다는 이론이 있었다. 수요에 의해 기술은 계속 발전할 것이고, 그 결과 지금까지와는 소비의 방향이 크게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 속도가 느릴 때는 이미지 등을 표현하는데 어도비 플래시를 많이 사용했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과 같은 방향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기술에 대한 수용의 방향에서 소비자는 다섯 가지 그룹으로 나뉜다는 캐즘 이론이라는 것도 있었다. 혁신 수용자와 선각 수용자는 그 기술을 보고 소비자로서 가장 먼저 등장하며, 그 뒤로는 전기 수용자(진보적), 후기 수용자(보수적),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각 사용자(회의론적)가 등장한다고 한다. 특히 이 과정 중에서 혁신 수용자와 선각 수용자를 모으는 것은 쉽지만, 이후 실제 시장에 등장하려면 전기 수용자를 끌어들일 수 있어야 하는데, 이는 기술 자체보다도 사용성이 문제가 된다고 한다. 마치 이 둘 사이에 벽이 하나 있다고 하여 이를 캐즘의 벽’, ‘캐즘의 골또는 그냥 캐즘Chasm’이라고 부른다고도 했다. 상당히 의미가 있는 이론인 것 같았다.

또한 기술에 대해서도 발전 및 시장 진입 과정에서 다섯 단계가 있으며, 이는 각각 혁신 촉발, 기대의 정점, 환멸, 계몽, 생산성 안정화로 나뉜다고 한다. 기대감의 형태도 한 번 크게 증가했다가(거품), 다시 쭉 내려간 다음에 그 진짜 필요성이 시장에 등장하는 시기가 온다고 한다. 매년 지금까지의 신기술이 이 중에 어디까지 와있는지를 설명하는 신기술 하이프 사이클이라는 것도 있다고 한다. 상당히 쓸모 있는 정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뒤로는 시장에 대한 설명이었다. 시장을 알고, 비집고 들어갈 방식을 알아내는 방법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쭉 나와 있었는데, 역시 결론은 실제로 만나서 물어보아라.’라는 것이었다. 이건 <전화성의 스타트업 교과서>에서와도 나왔던 내용이지만, 이 책에서는 이를 훨씬 더 자세히 설명하고 있었다. 두 책의 공통점으로, 시장 조사는 절대 추측해서는 안 되며, 실제로 그 시장에 가서 알기 전까지는 예측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이 가장 중요한 대전제였다.

가장 먼저 소비자들에게 물어보는것은 안 된다는 것이다. 스티브 잡스도 소비자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것이 뭔지 모른다, 실제 물건을 보여주기 전까지는.”이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불편함은 대부분 이미 적응되어있으며, 이를 알아보는 것이 창업의 시작이라는 것은 앞의 책에서도 본 내용이다. 이 책에서는 이런 불편함을 사람들로부터 이끌어내는, 그리고 어떤 것이 더 좋은 것인지를 알아내는 여러 방법을 보여주었다. 앞의 책에서는 일단 해보라는 린 스타트업만을 소개했다면, 나는 이 책에서 처음으로 프리토타이핑이 무엇인지 배웠다. 그 방법들은 너무 다양해서 여기에 적지는 않겠지만, 책에서 가장 크게 접어두었으며 자주 찾아볼 내용이 될 것이다. 결론은 사람들의 반응을 직접 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고, 대표적인 예시로 ‘A/B 테스트가 있다고 한다. 두 가지의 레이아웃이나 형태를 사용자 몰래 설정하여 보여주고, 행동 로그 통계들을 분석하며 무엇이 더 효과적인지를 알아보는 과정이라고 한다. 요즘 넷 상에서의 트위터 로그인 방식이 다양해진 것이 바로 이 가장 큰 예시가 아닐까. 정말 이 부분이 가장 흥미로웠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놀라웠다.

그리고 기획자는 세상을 비판적으로 보고, 이를 통해 낡은 시장을 알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왜 굳이?’라는 질문으로서, 새로운 시장이 나타날 틈새를 보이는 것이라는 설명이 있었다. 그리고 그 낡은 시장을 알아보는 여러 가지 방법을 훨씬 뒤에서 소개했다. 그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먼저 시장은 기능에 의해 생기고, ‘편리함에 의해 서로 과열되며, ‘가격 경쟁에 의해 낡아간다는 것이다(실제로 이런 표현은 아니었지만, 나는 정확히 이렇게 느꼈다). 따라서 가격 경쟁이 있는 곳에 새로운 시장의 틈이 있다는 식이 된다는데, 아직 정확한 예시를 느끼지는 못했지만 무슨 뜻인지는 아주 잘 알 것 같았다.

그 뒤로는,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방향이 있었다. 결론은 사람의 욕망을 읽어내라는 것이었다. 편리하게, 저렴하게, 고급스럽게, 친절하게, 그리고 사용자에게 자유로움을 주는 것이 그것이었다. 이 방법들은 UX에도 있을 것이고, 그 기술 자체에도 있을 것이라며 하나하나의 예시를 들어주었다. 시장은 결국 소비자라는 내용의 반복일 수밖에 없는 부분들이었으나, 예시가 상당히 자세하고 흥미로웠다. 이때부터 작가가 참여한 스타트업보다도, 판교 주변에서 시작한 여러 스타트업(당근마켓, 콴다, 산타토익, 킥보드 공유 등등...)이 예시로서 설명이 많이 이루어졌다.

문제를 발견했다면, 문제를 쪼개야한다고 한다. 여러 단계로 쪼개진 문제는 이 중에 페인킬러를 만들어 해결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그러면 배경과 근본적 원인을 알 수 있고, 정확한 수요의 방향을 알 수 있게 된다고 한다. 이를 내가 정말 존경하는 일론 머스크는 제1원칙이라고 불렀다는 점이 이 책에 소개되어있다. 절대 잊어서는 안 될 내용일 것이다. 그리고 실현 가능한 솔루션을 내는 것은 성공 여부에 직결된 만큼 매우 중요하다.

또한 수요를 처음에는 잘 잡아야 하고, 이는 그룹이 작을수록 좋다는 내용이 나왔다. 이는 <전화성의 스타트업 교과서>에서 내가 가장 감명 깊게 읽었던 내용이었던 만큼 매우 흥미로웠다. 또한 그 그룹에 대해 생각할 때, 서비스의 재사용 횟수가 중요하다는 점이 나와 있었다. 책에서는 한 가지를 더 소개해주었는데, 바로 XYZ 가설이라는 것이다. X 퍼센트의 YZ할 것이라는 가설로, 위에서 말했던 프리토타이핑이라는 방법들을 통해 통계학적으로 검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대로 대부분의 경우에는 수요를 추측하는경우가 많고, 대부분은 그게 틀릴 수 있기 때문에 이 방법이 매우 쓸모가 있다. 내가 이전에 가지고 있던 의문에 대한 해답이고, 지금 보니 이거는 창업 동아리에서 수업 주제로서 이용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뒤로는 실제 시장이 탄생하기 위한, 기업이 포지션을 잡기 위한 조건을 아주 많이, 예시를 들어가며 설명해주었다. 이 내용은 크게 나누면 기능적 측면, 편리성, 그리고 가격 경쟁력이 된다.

먼저 기능이 너무 큰 경우는 쪼개면 된다는 말이 있었다. 이에 대한 예시로 나온 것이 스타트업 기업들에 대해 재무, 인사, 투자, 그리고 사무실 공간을 각기 지원하는 방향에서 등장한 기업들이었는데, 이렇게 기능을 잘게 쪼개서 각기 지원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예시겠지만 사실 이 기업들에 더 관심이 갔다. 설명에 의하면 기존의 내사 소프트웨어 개발이 필요 없고, 비교적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언젠가 내가 이용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그리고 기능이 너무 쪼개진 경우는 합치면 된다는 말에서는, 전체 금융정보를 모아둔 뱅크샐러드라는 자산관리 프로그램의 소개가 있었다. 이 방향에서 곧 보험 등의 정보까지 모이는 서비스가 생길 수 있다는 암시도 흥미로웠다. 사람들의 소비 방향이 필요한 것사고 싶은 것두 가지라는 것은 당연하면서도 매우 중요한 대전제가 아닐까 싶다.

특히 기능에 대해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에 대해서는 프레임을 바꾸라는 것이었다. 당근마켓은 중고거래를 중심으로 했지만, 물건의 다양성이 아닌 지역 내 거래, 친절하고 부드러운 UX를 통해 중고거래의 가장 큰 문제인 사기가 일어나는 분위기를 줄이면서, 상호 평가 기능과 함께 빠른 대처를 통해 서비스를 유지하는 방법을 이용했다고 한다. 이런 방법들은 원래 대처 방법이 있는 것보다는, 그 상황을 잘 이해하고 이용하는 약간의 지혜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지혜는 어떻게 얻는 걸까? 사람들을 이해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 상황에 대한 시뮬레이팅이 스스로 가능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편리성에 대해서는 당연히 사람들이 편리한 것을 원한다는 것이 있었다. 하지만 모든 과정에 대해 더 편리할 수 있는가?’라는 생각이 시장을 만든다는 점이 주요 주제였다. 복잡한 것은 더 단순하게, 그리고 모두가 누릴 수 없다면 접근성을 높이라는 아이디어 역시 있었다. IT와 인터넷의 가장 큰 특징으로, 나는 무한한 접근성을 꼽고 있다. 그렇다면 특정 서비스의 접근성이 적당한지를 생각하는 것도, 시장의 개발에 큰 의미를 가지지 않을까 싶다.

가격 역시 사람들은 저렴한 것을 원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그만큼의 가치를 느끼지 않는다면 사람들은 소비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앞에서 설명했듯이 가격 경쟁은 시장의 가장 마지막에 나오며, 같은 이유로 보통 페인킬러에 대해서는 사람들은 그렇게 돈을 아끼지 않는다. 하지만 가격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다음으로, 지혜의 일종으로서 설명된 것이 바로 저렴할 수 없다면 고급화하라.’라는 것이었다.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다. 이전에 비즈 공예를 사업화한다면, 만드는 데 1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가격은 만원을 넘어야 하지만, 재료가 구리다면 전혀 팔리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은과 진주 등으로 된 비즈를 구매하여 비교해본 적이 있었다. 테슬라는 전기차의 가격이 낮아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아주 고급스러운 모델을 내고 있다. 사실 고급이라는 느낌이 신기해서 그런지, 상당히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추가적으로 한 가지, 진짜 인상이 깊었던 부분이 있다. 온라인의 사업 모델의 설명인데, 여기에는 세 가지의 모델밖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하나는 직접 콘텐츠를 가지고 판매하는 것, 하나는 다른 콘텐츠나 시장으로의 연결을 통해 그 사이에서 수익을 얻는 것,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광고. 내가 작년에 수업에서 제대로 한 번 앱을 개발하고 나서, 서버 유지비를 매달 6천 원씩 내야 하는 상황에서 가장 먼저 들었던 의문이다. 수익을 얻는 방법이 그렇게 많지 않다. 대부분의 경우는 당연히 이 세 가지 모델을 어느 정도씩 가지지만, 이 중에서 광고가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다는 점이 정말 놀라웠다. 이 광고라는 것에 대해서 내가 관심을 정말 많이 가져왔고, 관련 서적도 하나 사두었다. 어찌 보면 사람을 정말 짜증나게 할 수 있으면서도, 그 환경 그대로의 광고 느낌이라면 성공적이기도 하다. 근데 그게 수익이 그렇게 잘 나온다니. 나는 내 앱에 광고를 붙일 생각이 없었는데, 살짝 고민되기도 한다.

 

그리고 다음으로, 스타트업이 가질 전략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스타트업이 가져야 하는 전략은 다음 세 단계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선도 수용자, 조기 수용자 그룹을 끌어들이고, 캐즘을 넘어 전기 대중을 끌어들이며, 마지막으로 후기 대중까지 끌어들여 해당 시장을 우점하는 것이다. 특히 첫 번째에서 선도 수용자는 기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인만큼 이용 데이터를 만들어주며, 조기 수용자는 이를 보고 사업성을 판단한 뒤 투자 여부를 결정한다고 한다. 이 세 단계에서 스타트업은 각기 다른 전략과 창의성을 가지고 움직여야 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이 책의 설명이다. 각 전략은 프리토타이핑을 통해 작게 많이 실패한 뒤, 크게 성공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한다.

이 전략 부분에서 현실적인 문제로 넘어간다는 점이 바로 <전화성의 스타트업 교과서>와 이 책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우선 당연히 새로운 시장을 만든다면, 사람들은 이대로가 좋다고 말할 것이라고 하며, 이건 당연하다. 특히 이전 낡은 시장을 이루는 사람들이 들고 일어나 반대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사람들을 설득해야 하고, 그 기준점은 필요보다는 이익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이 책에서의 설명이다. 말로 하는 것이 이 때문에 중요하다는 말도 있었고, 이것이 바로 사기와 사업의 공통점이라는 말도 있었다. 둘의 차이는 실현 가능성에서 볼 수 있다고 한다.

특히 이 에서 중요하게 보는 것이, ‘모두에게 같은 이미지가 전달되어야 한다.’라는 점이다. 내가 나를 중심으로 다른 사람과 함께 일하는 것을 가장 어려워하는 두 번째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첫 번째는 비난이 두려워서...). 이건 정말 늘 자신 있게 할 수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연습을 해야 하는 건지 어떤 건지 감이 안 잡힌다. 앞으로 내가 창업가로서, 기획자로서 꼭 배워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새로운 것이 등장하였을 때 기존의 시장과 충돌하는 것들이 많을 것이고, 이에 대해서는 믿고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 있었다. 우선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이 사람들의 빠른 이입을 막을 것이라는 점은 확실하고, 이익이 충돌하는 기존의 시장 사람들이 반발하고 나설 것이라는 점이 있다. 이때는 묵묵히 나아가면 된다는 것이 스타트업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처음에 무시할 것이고, 그 다음으로 비웃을 것이고, 다음으로 비난할 것이고, 다음으로 당신이 승리할 것이라는 말이 다시 기억에 남는다. 두려움은 일부 사람들이 유입되면서 자연스레 해소될 것이다.

하지만 이익 관계의 충돌은, 자본주의 국가가 가진 가장 큰 문제로서 국민국가는 이에 개입할 것이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 책에서 내가 이런 문제까지 같이 보게 될 줄은 전혀 몰랐다. 새 시장이 대중화되면 법과 규제가 등장할 것이며, 이 때문에 고생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 확실하다. 이에 대항하는 건 말 그대로 불법이다. 하지만 새로운 것을 시도해야 한다면? 우리나라 법안은 한동안 이거랑 이거 빼고는 하지 마라.”라는 식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에는 이거랑 이거만 안 하면 된다.”는 식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한다. 법안의 해석에 따라 모호한 부분이 반드시 존재한다는 것도 또 하나의 문제가 되지만, 이 책에서는 그런 회색지대에서의 창업이 좋을 것이라는 식으로 말하고 있다. 이 경우, 이 책에서는 사업이 문제가 된다면 법안이 막을 것이고, 필요하다면 허용하는 방향으로 법안이 생길 것이라는 점을 언급하고 있다. 확실히 우리나라에서 규제를 생각하며 스타트업을 진행하는 것이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때로는 생명과 같은 큰 보수층에 마주쳐 포기해야 할 때가 올 수도 있다고 한다. 그럴 때는 그 사회적 기반을 먼저 다지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 때로는 가능성이 없을 수도 있다고 하며 전략에 대한 설명이 끝났다.

 

그 뒤로는 실제 판교의 창업가 다섯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인터뷰가 있었다. 대부분 이 책의 내용처럼 어떻게 낡은 시장을 찾았는지’, ‘어떤 방법을 썼는지등을 통해 해당 스타트업이 해결해나간 방향을 알아보는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나는 이 중에서도 가장 흥미로웠던 것이, 바로 판교로 오고 싶은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에 대한 이들의 답변이었다. 결론은 하고 싶으면 망설이지 마라라는 것이었다.

일에 계속 집중해야 하는 만큼, 가능한 한 가슴 뛰는’, 좋아하는 분야로 하라는 말이 있었다. 그런 분야라면 아주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파악해서, 어떤 사람인지를 꼭 알라는 말이 있었다. 주도적으로 일하는 것이 좋고, 새로운 것에 호기심이 많다면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객관적 파악이라면 내가 스스로 생각하는 방법인데, 이게 실제로 쓸모가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확실히 이런 분들 중에는 대기업 들어가서 하라는 대로 하는 건 절대 싫다는 사람이 있었고, 나 역시 뭔가 내가 할 수 없으면 좀이 쑤실 것 같다는 생각 때문에 스타트업을 확실히 바라보게 되었다.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열망으로.

마지막으로, 스스로 좋아하는 일에 완전 열중해보는 경험을 가지라는 말이 있었다. 굉장히 힘이 되는 말씀이었다. 정확히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나는 열흘간 하루 10시간 정도 노트북 앞에 앉아 앱을 짜고 있었고, 밤낮이 뒤집혔지만 그렇게 내가 원하는 것을 만들어내는 경험이 너무 좋았다. 비슷한 경험을 이 앱을 작년에 처음 만들 때도 했었다. 그래서 뭔가 이렇게 열중할 수 있는 상황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실제로 창업을 하면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얼마나 좋았는지 모른다.

이런 글들을 통해 큰 용기와 의지를 얻게 되었다. 나도 이런 사람 중 한 명이 되고 싶다. 내가 원하는 분야를 개척하고, 세상에 이로운 영향을 끼쳐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책을 전부 다 읽고, 마지막으로 살짝 아쉬운 점이라면 책의 내용이 잘 정리가 되어있지 않았다는 점이다. 비슷한 내용이 두 번 나오거나, 단어가 혼동되거나, 글의 전체적인 주제나 순서가 뭔가 살짝 모호한 기분이었다. 그럼에도 내용 자체가 이렇게나 의미가 깊어서 그런지, 읽는 것 자체는 굉장히 재미있었다. 특히 이렇게 독후감을 써가며 두 번째로 읽으니까 더더욱 그런 것 같다.

앞으로 소장해서 많이 읽어볼 것 같다. <전화성의 스타트업 교과서>와 같이 우리 학교 창업 동아리의 교재로 이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구매해서 읽어보기를 너무 잘한 것 같다. 관심이 있다면 친구들도 한 번 읽어볼 만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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