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2.25 ~ 2021.02.28
이 글은 필자가 2021년, 고등학교 3학년 때 작성한 글로, 글의 진행이 서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내용은 실제 경험과 참고 문헌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므로 신뢰하셔도 좋습니다. |
이번에 읽은 책은 ‘K바이오 트렌드 2021’이라는 책이다. 올해 1월에 첫 출간된 뒤로 2월 초에 3번째 판이 나올 정도로 굉장히 최근의 이야기를 다루는 책이며, 전체적인 내용은 지금까지 알려진 바이오 업계의 종류와 전 세계의 변화들, 그리고 그 가운데 우리나라 업계에서 일어난 사건들과 도전들을 소개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바로 이전에 읽었던 책에 있다. ‘클린 미트’라는 책을 읽으면서 나는 세포 농업이라는 분야가 앞으로 떠오를 것이고, 내가 가진 여러 적성이나 취향에 그 분야만큼이나 잘 맞는 분야는 없다는 사실을 확실히 깨달았다. 그래서 나는 그렇게 우리나라 혹은 세계에 세포 농업 분야가 가능한 한 최근에 어디까지 왔으며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지를 알고 싶었고, 인터넷에 검색도 많이 해 보았으나 국내에서는 의미 있는 정보를 찾을 수 없었던 만큼 이왕에 이러한 내용을 가진 책을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하고 생각했다. 놀라운 사실이지만, 교보문고에서 세포 농업을 검색하면 이전에 내가 읽었던 책인 클린 미트 외에는 전혀 뜨지 않으며, 그래서 생물 올림피아드 국가대표 선발전을 드디어 끝내고 나서 책을 주문할 때 굉장히 놀랐다. 그러던 와중에 교보문고 사이트가 내 기록을 보고 추천해준 책 중에 이 책이 있었고, 이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국내에 있는 여러 바이오 분야의 기업(특히 벤처기업)에 대해 소개해 줄 것이며, 그 중에 세포농업이 반드시 들어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이 책을 구매했다. 함께 구매한 책은 다양하게 있었으며, 이 책을 구매하기 전에 읽던 책을 읽다가 역시 이 책이 더욱 재미있어보여서 바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최근에 나온 정보를 담은 최근에 나온 책인 만큼 왜인지 빨리 읽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내용에 대한 내 첫 소감은 굉장히 큰 아쉬움이다. 위에서처럼 세포 농업에 연관된 내용을 기대하고 있었지만, 책의 목차와 앞의 설명글에서부터 책의 모든 분야가 의약품 및 헬스케어에 집중되어있음을 암시했고, 실제로도 그랬다. 책에서는 우리나라의 셀트리온과 삼성 바이오로직스라는 거대한 기업들 때문에도 유명한 단일클론항체 치료제 및 바이오시밀러부터 시작해서 유전자치료나 줄기세포 이식, 인공 장기나 이종 장기 이식, 단백질의 연관 관계인 단백체에 대한 연구인 프로테오믹스와 멀티오믹스, 장내세균에 관한 정보인 마이크로바이옴, 항체를 이용한 약물 전달과 적은 양의 혈액을 이용하여 질병을 예측하는 액체생검 등의 다양한 기술 소개가 있었다. 물론 책이 출간된 시기를 보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듯이 코로나19에 대한 단일클론항체 혹은 혈장 치료제, 또는 아데노바이러스 벡터나 새롭게 나타난 것으로 유명한 mRNA를 이용한 백신 개발의 현 상황 등에 대한 내용 역시 많이 들어있었다. 그 외에도 지금 제약 및 바이오 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치료제의 목적인 질병들, 예를 들자면 암이나 신경계 질환(알츠하이머 등의 치매), 노화에 의한 기관 약화, 자가면역 등 만성질환이나 희귀난치병에 대해서도 자세히 소개가 되어있었다. 분명 내용은 정말 바이오 제약 업계를 통째로 이 책에 옮겨놓은 건가 싶을 정도로 굉장히 다양하고 넓은 내용을 다루고 있었으며, 그 중에는 인공지능을 이용하여 알맞은 항체를 설계하는 플랫폼이나 단일클론항체 세포 배양 공정 등의 흥미로운 분야도 몇몇 있었다. 다만 그 중에는 내가 찾고 싶었던 세포농업에 관한 내용은 없었다. 그래서 굉장히 아쉽다고 느꼈다.
이러한 바이오 의약품 이야기를 들으면서 계속 떠오른 일이 있었다. 작년 1학기 말에, 기말고사가 끝난 후의 8월 초에 생명과학 ALP 강연으로 생명공학 관련 분야에서 관련 국내 기관에 계시는 분이 오셔서 강연을 진행해주신 적이 있었다. 주제는 생명과학과 생명공학, 그리고 그 산업에 관한 내용이었으며, 나는 전공이 생명과학인 만큼 반드시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정말 놀라웠던 것은 이 책에 대한 내 기대와 현실처럼, 강연의 내용은 정말 전부 의약품 시장에 대한 내용들뿐이었다. 그 당시에도 나는 배양육에 관심이 굉장히 많았기 때문에 그런 내용은 왜 나오지 않았을까 하고 아쉬워하는 마음도 조금 있었지만, 그보다 바이오 분야의 엄청난 넓이와 깊이를 보고 놀랐던 기억이 있다. 단일클론항체나 우리나라의 거대 세포 배양조를 가진 기업 둘을 알게 된 것도, 그리고 의약품 시장이 조선이나 반도체 혹은 자동차보다 두 배 가까이 크다는 엄청나게 충격적인 사실도 여기서 가장 처음 알게 되었었다. 내용의 방향성이 비슷한 만큼 이 책을 읽는 동안 그 강연에서 들어본 것 같았던 내용들도 많이 볼 수 있었다. 그래서 그런가 책을 읽는 내내 뭔가 엄청 즐겁다고는 느끼지 못해서, 오히려 그 강연 때문에 스포일러를 당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재밌는 생각도 든다.
또한 이전에 읽었던 ‘클린 미트’가 그랬듯이, 이 책에서도 주로 기업을 중심으로 그 기업이 각 분야에 대해서 진행한 일들, 그리고 현재의 상태를 많이 소개한다. 어느 정도인가 하면 책에서 내용들 중에 기업의 이름만큼은 무조건 볼드체로 표시하고 있었다. 정확히 이 책도 클린 미트와 동일하게 크게 두 부류의 사람을 대상으로 하고 있었으며, 하나는 이러한 신기술들에 관심이 많은 연구자들이고, 다른 하나가 바로 투자자들이었다. 특히 양적 완화나 국내의 빠른 코로나 극복에 의한 해외 투자 자본들 등 때문인지 주식에 대한 불패 신화가 현재 널리 퍼져있는 상태이고, 이 책의 내용에서는 바로 이 상황을 노려서 우리나라 혹은 해외에 있는 다양한 바이오 기업들의 현 상황 등을 소개해주는 느낌이 강했다. 작가 두 분이 모두 기자이시기 때문에 충분히 그 직업의 역할과 유사해보이기도 하다. 다만 나에게는 그 기업들의 이름 자체는 크게 궁금하지 않았고, 주로 각각의 사건에 대한 대응 및 현재 상황들에 더욱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책의 내용들 중 기업에 대한 정보에는 크게 집중하지 못 했던 것 같다.
또한, 이 책을 읽는 동안 더욱 확실하게 든 생각은, 의약품에 관련된 쪽으로는 별로 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이 책에서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을 포함하여 다양한 의약품 및 질병을 설명할 때 이를 ‘시장’으로 정의하며, 모든 의약품 생산에 있어 제약회사가 엄청난 이윤을 남길 수 있음을 지속적으로 명시한다. 물론 투자자들에게는 기업의 성장 가치가 있다는 점을 계속해서 떠올릴 수 있게 만들지만, 내가 이 내용들을 보았을 때는 뭔가 사람 목숨이나 그 삶을 돈으로 보는 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떠나지 않았다. 물론 이건 지극히 나의 개인적인 의견이자 신념이고, 옳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뭔가 희귀 난치병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나타내거나, 원래 존재하던 의약품에 대한 지식재산권이 10년 후 만기될 때 더욱 저렴한 바이오시밀러가 많이 등장하여 시장을 차지하게 되기 때문에 그 10년 후에 원래의 의약품의 가격이 매우 낮아지는 경우도 있다는 내용들을 보면서 계속 의아해보였다. 질병에 대한 약품이 만들어지면 사람들은 그 질병을 더욱 쉽게 극복할 수 있게 되지만, 그 과정에서 엄청난 돈이 필요하다면 결국 그 꿈도 좌절되는 경우가 생기는 건 아닐까. 생명의 위협이라는 절망이 사라졌는데도 그 치료비에 대한 절망이 그대로 남아있다면 의학의 의미가 퇴색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끊이지 않는다. 저작권 10년이라는 정의도 인간이 만들었고, 그 10년이 지나고 나서야 가격이 낮아진다거나 복제품이 나올 수 있다거나 하는 상황도 인간이 만들었는데 고통 받는 것마저 인간이다.
그때의 ALP 강연에서도 같은 생각을 했었다. 강연을 하시는 분은 이렇게 의약품을 개발하면 엄청난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을 중심으로 바이오 산업에 대해서 소개해주셨는데, 그럼 그 수익은 누구의 돈인가라는 의문이 끊이지 않았었다. 개인적으로 나는 가능하면 인류 모두가 행복한 것이 좋다고 생각하고, 그렇기 때문에 부익부 빈익빈이 일어나는 자본주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다 복지나 사회주의 체제에 대해서도 그런 쪽에서는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그 때의 그 느낌들이 다시 떠올랐고, 어쩌면 정말 조금은 혐오스러운 건 아닌지 하는 생각마저 들었었다.
물론 당연하지만 이건 극히 일부 시각에서만 그렇게 생각한 것이 아닐 수 없다. 자세히 알아보면 분명 어쩔 수 없는 부분들이 존재하는 것이 맞다. 일단 대표적으로 바이오시밀러를 포함한 단일클론항체 의약품은 그 생산 단가가 결코 저렴하지 않다. 사람에게 직접 투여해도 안전할 수 있을 정도로 청결하고 완벽해야 하며, 그 상태를 유지하는 데의 비용이나 노력이 보통이 아니라는 점은 잘 알고 있다. 실험실만큼 깨끗하게 세포를 직접 키우는 환경은 쉽지 않다는 점을 내가 저번 알앤이를 통해 확실하게 배웠다. 게다가 줄기세포 치료나 바이러스 벡터 생산 등은 당연히 더욱 어려울 것이고, 나는 그 생산 과정은 잘 모르지만 지금까지의 배경 지식만으로 생각해도 그 비용은 훨씬 비쌀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비용이 비싸다고 해도 그 비용이 모두 사람들에게 전가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에 국한된 경우일 수도 있지만, 의약품의 성공 요인 중 하나가 의료보험 처리 목록에 등록되었는지의 여부라고 한다. 약의 가격이 비싸더라도 자국민의 복지에 있어 꼭 필요한 경우는 국가가 세금으로 그 비용을 지원해주는 방식이 분명 존재할 것이다. 따라서 그 치료비에 대한 부담이 그대로 환자에게 들어가는 경우는 많이 없을 것이다. 물론 이건 우리나라만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많은 국가의 경우 의료 보험이 잘 되어있지 않다는 점이 아직 마음에 걸린다.
어쩌면 자본주의에 의한 어쩔 수 없는 상황일지도 모른다. 적어도 기업이 수익을 내지 못하면, 최소한 원래의 개발에 들어간 비용을 다시 얻어내고 다시 기업이 더욱 성장하기 위해서는 가격을 더욱 높게 잡을 수밖에 없다. 그건 사람 목숨이 걸린 의약 업계라고 해도 자본주의 사회라는 바탕 위에서는 변할 수 없다. 그래도 자기 기업이 독점하고 있는 약품인 만큼 그 가격을 엄청나게 올리는 경우는 어떨까 생각이 드는데, 그래도 가격이 너무 비싸면 보험처리가 안 되거나 사람들이 이용하지 않으려고 하는 등이 문제가 있을 것이고, 혹은 가격에 제한을 둔다는 법안이 있지 않을까 싶긴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렇게 생각하면 생명에 직결된 독점 의약품일수록 가격이 더욱 비쌀 수 있다는 결론마저 나온다. 자본주의인 만큼 어쩔 수 없는 걸까. 보험이 있음에 감사해야 할까. 국가가 부담하는 게 옳은 건가. 사회주의라면 국가가 직접 자국민의 의약품을 위해서 더욱 투자하려 하지는 않을까, 그것이 내 기준에서는 더욱 나은 상황은 아닐까. 여전히 의문이 끊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다 보면 정말 놀라운 부분도 많았다. 비록 배경 과학 분야에 대한 설명에서는 몰라도 큰 문제는 없지만 사실은 완전히 옳지는 않은 소소한 내용들도 있긴 했다. 하지만 그보다 새로이 알게 된 내용들이 꽤 있었다. 생명과학을 지금까지 계속 공부하고 있었는데도, 그런 경우가 가능한지 혹은 그런 경우도 있는지에 대해서 완전히 처음 알게 된 내용이 꽤 있었다. 예를 들자면 세포를 이용해서 암세포와 mature B세포를 융합하여 단일클론항체를 생산한다는 사실은 들어본 적이 있었지만(정확한 그 과정이라거나 그게 어떻게 실제로 가능한건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있다), 반대로 그걸 키메라라는 형식으로, 다른 종의 세포끼리 결합하는 내용은 상상도 해 본 적이 없다. 아니면 어쩌면 그런 형식보다는 다른 종의 유전자를 조작하여 대입한 경우를 키메라라고 부를 수도 있겠으나, 애초에 그렇게 유전자를 새로이 삽입하는 것을 쉬운 듯이 설명하는 것이 놀라웠다. 키메라라는 그 존재 자체도 굉장히 신기했다. 반대로 원하는 대로 조합한 항체의 유전자는 어떻게 얻는 것일까 싶기도 한데, 단일클론항체 역시 B세포를 키우는 형식인 만큼 내 관심 분야이기도 해서 흥미롭다. 이것도 넓은 의미에서는 세포농업 중 acellular agriculture에 해당되긴 한다.
혈액만으로 질병을 진단한다는 점에서, 바이러스나 다른 여러 문제까지는 알겠는데 어떻게 암을 진단한다고 하는 건가 싶기도 했다. 암세포가 혈액을 통해 떠다니면 그건 당연히 말기에 가까운 상황이겠지 싶었는데, 책에서는 암세포가 분비하는 작은 DNA나 RNA를 이야기했다. 혈액이나 림프액 등 조직 사이에 있는 액체에 그런 DNA나 RNA가 있을 거라고는 전혀 상상도 못 했기 때문에 굉장히 놀라웠다. 극미량이라는 점에서 뭔가 세포가 죽고 나서 나오는 그런 약간의 조각이라면 말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이전엔 이렇게 생각해 본 적이 없는 만큼 느낌이 새롭다. 또한 LDL과 HDL이라는 지방을 옮기는 인지질 한 층으로 쌓인 소수성 환경의 주머니의 이야기는 들어보았지만, 혈액을 통해 세포 내부 물질을 담아 옮기는 인지질 이중층 주머니인 엑소좀이라는 존재는 거의 처음 들어보았다. 그런 존재가 있다면, 외부로의 소포체를 쉽게 생성할 수 있다면 분명 신호전달 같은 부분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명과 세포의 복잡성에 대해서 새로이 놀라기도 했다. 그런데 그걸 이용하여 질병 등을 치료하는 기술을 개발한다니, 굉장한 도전이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그 외에도 킬러 T세포나 NK세포 같은 면역 세포를 이용하는 경우, 이중 항체를 이용하거나 항체에 약품을 달아 옮기는 경우 등 완전히 새롭고 혁신적인 도전들이 굉장히 많이 존재하였다.
이 모든 시도와 그에 의해 생겨난 기술들은 모두 상상도 못 했던 건 둘째 치고, 이런 게 실제로 가능할 줄은 몰랐다. 인류의 기술을 내가 얕보고 있었던 건가 싶은 생각마저 들었다. 확실히 인류 그 자체인 생명에 연관된 것인 만큼 그 연구와 투자가 활발했나보다. 어쩌면 엄청난 양의 투자와 자본주의가 있어서 가능했던 걸지도 모르고, 경쟁이 존재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건지도 모른다는 조금 모순적인 생각도 든다. 그래도 적어도 일단 이런 기술들을 이용한다면 내가 원하는 것이 있을 때 그것을 이룰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니까, 이 정도의 기술들이 존재한다는 점 자체는 굉장히 안심이면서도 든든하다, 멋지다는 생각도 든다. 이렇게 만들어진 분야가 있다면 가능한 한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이 책에서 계속해서 다루는 것 중에는 우리나라 바이오 산업의 미래에 대한 내용이 있었다. 위에서도 한 번 말했던 것처럼 반도체 같은 다른 주요 산업들보다도 바이오의 크기가 더욱 크다면, 우리나라는 이 분야를 다른 국가에 비해 경쟁력을 갖춘 산업으로 유지하고 키워나가야 한다는 것이 확실하다. 각 분야에 대한 국가 관점의 사고에 대해서도 의문이 좀 있긴 하지만, 지금은 그보다는 그렇게 국가가 투자를 해준다는 점이 더욱 신경 쓰였다. 넓게 보면 바이오는 생명공학 그 자체이고, 내가 하고자 하는 분야도 결국 그 바이오의 이름으로 떠오를 수밖에 없는 분야이기 때문이며, 한국판뉴딜 정책 등을 통해 바이오에 대한 지원이 늘어난다면 나 역시 그 수혜자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와 함께 이 책에서는 이상하리만치 복잡한 승인 절차나 바이오 벤처 기업의 생명인 신뢰에 대한 문제 등을 논했다. 물론 모두 생명에 연관이 큰 만큼 의약품 한정 문제일 수도 있지만, 이 책에서 다루지 않은 다른 분야에서도 우리나라 규제가 너무 강하기 때문에 새로운 시도가 제한된다는 문제 등은 많이 언급되어왔으며, 내가 하고자 하는 분야 역시 유사한 만큼 그 문제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래도 요즘 이러한 변화가 많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정부나 국회 역시 잘 알고 있을 것이므로, 관련 정책이 조금씩 변할 것이라는 기대 정도는 하고 있다. 다만 앞으로 내가 세포농업이나 바이오 등의 분야에서 더욱 나아가다가 이러한 정책에 부딪혀서 좌절하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살짝 드는 것뿐이다.
또한 이 책에서 소개한 우리나라의 다양한 바이오 분야 기업과 벤처기업들 모두 굉장히 다양한 성과를 내고 있었으며, 신약의 개발은 아직 잘 진행되지 않았지만 셀트리온을 시작으로 불어온 바이오시밀러 열풍 및 국내 바이오 시장의 성장 등은 충분히 의미가 커 보인다. 이 책에서 소개된 국내 바이오 업체들은 모두 각각의 특별한 상품이나 플랫폼, 기술을 가지고 있으며, 그 수는 정말 놀라울 정도로 많았다. 이런 모습을 보면 분명 우리나라의 바이오 산업에서의 미래가 밝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나 역시 생명과학을 배웠으면 이제 이를 인류를 위해서 꼭 써먹어보고 싶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일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이 책은 의외로 읽는데 별로 긍정적인 생각만 들지는 않았다. 그래도 이렇게 굉장히 최근에 나온 책으로 최근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굉장히 의미가 있었다. 내용들 중에서도 흥미로운 부분이 많았고, 읽는 것을 멈추고 깊게 생각해보게 하는 부분도 많았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것이 어느 부분은 지루하긴 해도 중간중간에 여러 생각이 들 때가 더욱 재미있었다. 게다가 지금 읽는 이 책의 내용이 몇 주 되지도 않은 과거의 이야기이며, 지금도 그렇게 발전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그 상태를 정확히 알게 된 것이 굉장히 흥미로웠다. 항상 내가 읽어왔던 책의 내용은 과거에 머물고 있었으며, 곧 있으면 나도 사회에 진출하게 되는 만큼 늘 현재의 업계 및 사회의 상태를 정확하게 알고 싶었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게 느낀 것 같다.
그렇게 나에게는 굉장히 다양한 의미를 가지는 책이었다. 앞으로도 이렇게 최근에 나온 책들을 빠르게 읽어보는 것도 매우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같이 사둔 비슷한 분야의 책이 많은 만큼 다른 책들도 꼭 빨리 읽어봐야겠다. 친구들 중에서는 의약 바이오 계열을 지망하고 있다면 꼭 읽어보라고 추천해주고 싶고, 아니면 지금 주식 투자를 하고 있는 친구들(진짜로 많이 있다!)에게도 한 번쯤 추천해보고 싶다. 적어도 나는 이 책 덕분에 정말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그건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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