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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Book

[독서] 세계미래보고서 2022 - 박영숙, 제롬 글렌

세계미래보고서 2022 - 박영숙, 제롬 글렌

2022.02.05 ~ 2022.02.08

이 글은 필자가 2022년, 대학교 1학년 때 작성한 글로, 글의 진행이 서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내용은 실제 경험과 참고 문헌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므로 신뢰하셔도 좋습니다.

 

이번에 읽은 책은 <세계미래보고서 2022>이다. 그리고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금은 독후감은 따로 큰 의미를 가지지 못하지만, 그래도 책의 내용을 정리하고 되새기는 것이 충분히 의미 있는 경험이라고 기억하기 때문에 독후감을 이렇게 작성한다.

이 책을 읽은 계기를 단순히 적자면, 이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비문학 베스트셀러였다. 그리고 내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를 고민하면서 미래학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는데다, 이 책은 소개글에 세계적 미래연구기구인 밀레니엄 프로젝트가 참여했다고 적혀있을 정도로 그 의미가 크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을 구매했고, 분명 구매는 2021년이었지만 이렇게 2022년이 되어서야 독후감을 작성하게 되었다. 어찌 보면 2022년의 첫 독후감으로는 상당히 그럴듯해 보인다.

 

이 책을 쉽게 소개하자면 바로 미래학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미래학에서 다루는, 앞으로 생겨나야 할 변화와 현재 생기고 있는 변화, 그리고 이를 통해 만들어질 미래를 몇 가지 소개하고 있다. 이런 분야가 바로 내가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분야이다. 특히 내가 정말 관심이 많은 분야인 IT와 메타버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그리고 바이오와 식품 분야가 큰 키워드로 들어가 있을 정도로 중요하게 다뤄져서 좋았다. 사실 이렇게 중요하게 다뤄지는 주제라서 더욱 좋아한다고도 말할 수 있지만, 일단 그래서 좋았다.

추가로 부제부터가 메타 사피엔스가 온다라고 적혀있을 정도로 이 책은 메타버스에 대해서도 많이 다루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흥미로웠던 것은 이 책이 현재의 많은 진보를 메타라는 키워드로 정의했다는 점이었다. 솔직히 현재 미래학에 크게 관심 없는 사람들은 메타라는 단어를 마치 사골 마냥 우려먹는 사람들이 있다며 그 사람들과 함께 단어 자체를 매우 싫어하는데, 그런 시각에서는 내용의 절반 이상을 메타라고 정의하는 것이 꽤 재미있었다.

내가 이런 책을 읽으면서 원하는 것은, 이렇게 다양한 분야의 미래를 현재 상황과 일어나고 있는 여러 변화를 통해 설명하고, 이를 통해 내가 새로운 시각을 얻는 것이었다. 책이 전체적으로 정말 다양한 변화를 나타내고 있으므로, 나는 그런 시각을 충분히 많이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정말 의외로 대부분의 내용이 내가 이미 아는 내용이었고, 새로 알게 된 정보는 분명히 있었지만 그 비중이 생각보다 적었다.

그래도 그 덕분에 잊어버릴 뻔한 여러 시각들을 다시 떠올리기도 했고, 그 시각들에 대해 더 깊게 생각해보면서 어떤 변화가 있을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다듬을 수도 있었다. 창업에 대해 나름 떠오르는 아이디어들을 정리해놓은 노트들을 조금 더 수정하는 시간이 되기도 했던 만큼 책에 대해서는 읽기를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재미있던 부분의 모서리를 접어두었는데, 그 두께가 상당할 정도로 이 책은 그런 흥미로운 시각을 많이 담고 있었다. 그렇게 많은 시각을 가지고도 아직 미래가 그대로 그려지지는 않지만, 어떤 모습인지 궁금해서 계속 생각해보게 된다.

그렇게 재미있었던 부분을 대강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가장 먼저 이 책이 다룬 부분은 바로 우주 공간이었다. 우주 공간을 향한 패권이 미래를 결정한다는 아이디어 자체가 상당히 급진적이어서 흥미로웠다. 솔직히 우주개발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이 그렇듯이 나도 나름의 호기심과 기초과학 발전 이외에는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그것이 아니었다. 인류는 평생 지구에만 머물 리가 없다. 그럼 언젠가는 우주를 향해 나아갈 것이고, 그때까지도 국가라는, 적어도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민족이라는 경계가 존재할 것이라 가정한다면 우주로 나아가는 기술은 그 자체만으로 큰 패권이다. 선진국이라면 그 상황에서 패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개발도상국 등의 경우에는 그 상황에서 다른 국가의 패권 아래 불리한 위치에 놓이지 않기 위해, 혹은 아예 그 패권을 쟁취하기 위해서라도 우주 기술 개발은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그 시각이 상당히 흥미로웠다.

게다가 이것은 단순히 가정과 결과에 그치지 않는다. 전혀 모르던 사실이었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 중심의 동맹국들에 대항하여 우주 기술에 큰 투자를 하고 있고, 그 결과로 ISS를 대체하기 위한 그들만의 우주정거장을 건설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 대해서 살짝 들은 적이 있고, 분명 단순한 자존심 싸움이라고 생각했더니, 그보다도 훨씬 거대한 패권 경쟁이라는 사실이 굉장히 놀라웠다.

이런 패권 경쟁은 당연히 국가 단위뿐만 아니라, 한 경제 시스템 내의 기업들에 대해서도 작용하는 것 같다. 특히 미국이 가장 예시가 큰데, 원래부터 내가 관심을 두고 있었던 스페이스X, 블루 오리진, 그리고 버진 갤럭틱 사이의 경쟁 관계가 바로 그 예시이다. 미국 NASA는 아르테미스 달 탐사 프로그램에 우주로의 물자 운송 등을 이 기업들에 수주했다고 하는데, 이때 블루 오리진이 그 수주를 따내기 위해 비용을 모두 내겠다는 굉장한 조건을 제안했다고 한다.

일단 이런 우주 프로젝트를 기업에 수주한다는 것부터가 나에게는 너무 새로웠다. 국가의 지원을 받는 공기업만이 그 국가를 대표해서 우주를 탐험할 수 있다는 세상은 정말 끝났다는 것이 실감이 났다. 이들은 이들만의 기술인 로켓 재활용 기술을 개발했고, 그 기술 격차는 심지어 다른 국가와 비교해도 압도적이다. 게다가 실제로 수익을 내기 위한 프로젝트가 있고, 바로 그 기술 덕분에 수익성이 있다. 그게 실감이 나니 상당히 놀라웠다.

그리고 예상대로, 이를 다른 국가에서도 두고 볼 수는 없는 상황이 되었을 것이다. 중국과 일본, 그리고 우리나라 역시 국가가 기술을 개발한 뒤 이전하고 국내의 사업을 키우는 형태가 될 것이다. 원래 이런 형태가 많았던가? 약간 나는 뭔가 굉장히 새롭게 느껴진다.

사업을 키우기 위해서는 수익성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우주를 탐사하며 얻을 수 있는 수익의 형태는 무엇이 있을까? 이 책에서는 현재까지 제시된 여러 아이디어를 나열해놓았는데, 대부분이 이미 들어본 적이 있는 아이디어였다. 우선 우주인터넷의 경우, 스타링크가 현재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의 패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다른 기업이나 중국과 영국 등의 타 국가에서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이 점은 상상도 못 했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당연히 이뤄질 사건이다. 우주 관광의 경우 역시 우리 모두 알고 있듯이, 최근에 위 세 기업이 모두 도전하여 성공시켰고, 심지어는 버진 갤럭틱은 600여 편의 예약을 잡으면서 아예 이 우주여행(이지만 그렇게 높은 고도는 아닌)을 하나의 사업 아이템으로 삼고자 하는 것 같았다.

이 외에는 무엇이 있을까? 아르테미스 등 달 탐사에 대해서도 몇 번 알아본 적이 있었는데, 달로 가는 이유는 저중력 환경이나 상주 기지, 화성으로의 이주 대비 기술 검증 등도 있지만 이곳에 있는, 기업이 가질 수 있는 수익성은 크게 두 가지 정도만 알려져 있었다. 하나는 핵융합 연료로 쓰일 수 있는 헬륨-3이고, 다른 하나는 지구보다 높은 희토류 금속의 밀도로, 다른 여러 자료에서도 본 적 있는 내용이 그대로 달려있었다.

그런데 이제 여기서 조금 더 급진적인 아이디어로는, 행성이 되어가다가 부서져 만들어진 소행성 중 행성의 핵 위치에 있던 철질 소행성에는 중금속이 많으므로 여기서 희토류를 채굴하고자 하는 아이디어가 있었다. 이는 분명 들어본 적 있는 아이디어인데, 일본의 하야부사 탐사선의 역할이 단순한 과학적 탐구가 아니라 바로 이 소행성 채굴 기술의 개발 및 검증이라는 사실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알고 있던 과학 기술이고 과학사적 사건이었는데, 그 의미가 순수과학뿐만 아니라 기술에도 있을 줄은 전혀 몰랐다. 그런 부분이 상당히 흥미로웠다.

한 가지 더 흥미로웠던 점은 바로 생물채광의 적용이었다. 미생물이 중금속 등을 따로 모으는 것을 이용한 채광이 있다고는 들어보았지만, 이를 직접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실제로 자료도 적고 세간에서의 인지도 자체가 매우 낮은 기술이지만, 의외로 광물별로 최대 20%의 지분을 차지할 정도로 이미 많이 쓰이는 기술이라는 것 같더라. 도시광산이나 폐기물 대처리 등의 농도가 낮은 금속을 상대로 이용되는 듯 하고, 그렇다면 같은 방식으로 소행성 채굴에 충분히 운용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유튜브 팀 쿠르츠가작트는 소행성 채굴에 무거운 드릴을 이용하는 것보다는 광물을 기화시켜 얻는 시스템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는 식으로 말하기도 했듯이. 생물채광에 대해서는 충분한 사업성이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응용될 수 있을지 더 알아보고 싶다.

추가로 우주 태양광 발전에 관한 내용도 나왔는데, 이는 내가 정말 관심이 많은 다이슨 스피어의 소규모 형태에 가까운 아이디어인 만큼 상당히 흥미롭게 보았다. 게다가 이미 많은 국가와 기업이, 그 규모가 작더라도 지구 궤도 및 달 등에 태양전지판을 설치하고 에너지를 마이크로파 등으로 보내는 기술에 도전하고 있다고 한다. 효율만 갖추고 있다면 이 아이디어는 실제로 상용화될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핵융합 발전기를 우리가 만들기 어렵다면, 그 비용보다도 바로 근처에 있는 핵융합 발전기를 이용하는 비용이 저렴하다면, 그리고 규모의 경제를 통해서라면 충분히 가능한 아이디어가 아닐까. 미래가 조금 더 구체적으로 그려지는 것 같다.

우주 쓰레기 문제에 대해서도 충분히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스타링크 시스템이 기존에 있던 인공위성 수의 배 이상을 궤도에 올리고 있고, 그런 업체가 여러 개가 될 수 있으며, 이렇게 궤도가 포화되다 보면 우주 쓰레기가 하나의 철창으로서 작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래서 우주 쓰레기 회수를 위한 여러 기술이 개발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그렇게 시원치 않은 상황인 것 같다. 더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야 할 것 같다. 그렇다면 이를 해결하는 국가는, 기업은 어떤 보상을 받을까? 아마 궤도를 올리고 유지하는 기업들에 대해 비용을 받는 국제 협약이 만들어지고, 이들이 우주 쓰레기를 치우는 기업에 보상하며, 다른 국가들도 그 필요성 때문에 혹은 노골적인 협박 때문에 협약에 가입하게 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것 같다(찾아보니 비슷한 국제 기구가 있는 것 같다). 훨씬 나은 방법이 있을 것 같기는 한데 그것이 전혀 떠오르지 않는다. 일단 기술 자체는 필요한 것 같고, 국내에서도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반대로 생각하면 인조 우주 쓰레기에 비해 그 비중은 낮더라도 외부 유성의 파편이나 궤도 위 소행성 등도 같은 형태로 위험하므로, 소규모 우주 물체에 대한 방어, 지구 주위-궤도 클리닝 같은 이름이 더 옳은지도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놀라웠던 것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나라가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 가입했다는 것이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금 누리호 등 국산 기술 추진체와 차세대중형위성, 달 탐사선 등에 투자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미국의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었다는 그 사실부터가 상당히 흥미로웠다. 우주 기술 자체는 무조건 있어야 패권을 쥘 수 있고, 우리나라가 지금까지 만들어온 그 기술이 인류 최전선의 프로젝트의 의미를 나눠가질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는 것이 놀라웠다. 우주 분야는 개인적으로 관심이 정말 많은 만큼, 앞으로의 국제적 및 국내의 변화가 기대된다. 그리고 나 또한 그런 변화에 참여해보고 싶다.

 

다음으로 이 책이 다룬 부분은 바로 로봇이었다. 흔히 소프트웨어는 엄청난 속도로 발달하는 반면에 하드웨어, 로봇 분야는 발달이 느리다는 시각이 유명한데, 이 책에서는 그 로봇에 관한 이야기를 어떻게 다루었을지가 궁금했다. 또한 책에서는 로봇을 하드웨어에 국한하지 않고, ‘인간을 대신하는 모든 형태의 기계를 이야기했다. 하드웨어적인 부분에는 개인적으로 관심이 별로 없었지만, 소프트웨어가 함께 다루어지면서 상당히 흥미로운 부분이 많았다.

로봇의 본 목적이 그렇듯이, 많은 로봇은 인간을 위해, 인간이 하지 못하거나 하기 어려워하는 일을 대체하기 위해 나타났다. 이 책에서 다루는 로봇들의 미래도 그러했다. 한때 인류가 하기 어려워하거나 할 수 없는 작업, 특히 정화조 청소나 위험한 공사 현장, 방사성 물질 유출 공간 진입(DARPA 콘테스트 중 하나의 주제가 이러했듯이) 같은 3D 산업에 로봇을 적용하고자 노력해왔다면, 이제는 그것을 넘어 단순히 인간이 어려워하거나 부족해지는, 노인 요양이나 아이 맞춤 교육 등에 로봇을 적용하려는 모습이 보였다. 특히 인간을 최대한 닮아가면서 사람의 인식에서 호감을 끌어내고자 하는 양상, 그 전략들이 매우 흥미로웠다.

특히 이런 로봇에 관한 이야기에서 가장 흥미로우면서 따로 깊게 다루어져야 하는 것이 바로 일자리문제이다. 로봇은 사람이 할 일을 대체한다. 심지어는 팔만 가지고 있던 로봇이 점차 사람을 닮아가면서, 사람을 직접 만나는 일을 대체하기 시작했다. 노인 요양에 대해서는 젊은 층의 비중이 줄어들기 때문에 필요하다 해도, 교육에는 오히려 일반적인 일자리를 빼앗는 형태가 될 수 있다. 점차 원래 있던 일자리들은 로봇에게 대체될 것이고, 지금도 진행 중에 있다는 것이 확실하다.

그렇다면 앞으로 일자리는 어떻게 될까? 기본소득에 의해 일을 할 필요가 사라지고, 인류가 전반적으로 소모적인 삶을 살 수 있게 될까? 연구에 더 투자하게 될까, 아니면 예술에 더 투자하게 될까? 솔직히 감이 잡히지는 않는다. 다만 첫째로 앞으로 일자리는 달라질 것이다. 이 책에서는 말이 사라지고 자동차가 생겨났을 때 마부가 사라진 것과 별개로 일자리는 더욱 많아졌다고 한다. 둘째로, 일단 나는, 우리는 이런 변화의 양상에서 마부가 되지 않도록 새로운 변화를 잘 알아두고 흐름을 따라야 할 것이다. 상당히 흥미롭다.

인간을 대체하는 로봇이 침범하고 있는 또 다른 영역으로, 성행위가 있었다. 섹스 로봇 산업은 앞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게 이 책의 견해이다. 나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항상 성행위와 관련된 분야에서는 수요가 매우 많으며, 기술이 빠르게 발전했다. 그렇다면 성행위가 점차 완전히 대체될 경우, 출산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인공 자궁에서 발생을 모두 마치고 태어나는 아이가 당연해지는 걸까? 저출산 문제와는 어떻게 연관될까? 하나도 감이 잡히지 않지만, 분명 변화는 있을 것이다. 이런 로봇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도 변화할 것이지만, 얼마나 어떻게 변화할지는 모르겠다. 우리나라의 문화가 특히 보수적 방향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그리고 로봇에 대한 조금 다른 시각에서, 이 책이 언급한 것이 나노 로봇이다. 나노 로봇은 말 그대로 분자 수준으로 작은 크기를 가지고 있으며, 우리 몸에 직접 들어가서 원하는 곳으로 이동하여 원하는 작업을 하는 로봇으로 응용되고자 하고 있다. 이런 나노 로봇이 가장 활용되고자 하는 것이 바로 약물 전달 분야이고, 실제로 활용할 수 있다면 세포독성이 강한 항암제를 발암 부위에만 정확히 전달할 수 있게 된다. 나는 이 부분을 볼 때 더 자세한 형태나 연구 성과가 책에 좀 더 언급되었으면 했지만, 이 책에서는 그보다도 더 얕지만 훨씬 다양한 시각을 다루었다.

나나이트(Nanite)’라고도 불리는 나노 로봇은 인체에만 쓰일 뿐만 아니라, 효소 같은 촉매의 효과를 가진다면 다른 공간에서 군집으로 작동하여 환경을 직접 조절하거나 3D 프린팅 등에도 이용될 수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이들과 신호를,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다면 이는 하나의 막대한 정보를 가진 사물인터넷으로 쓰일 수 있었다. 나나이트가 들어있는 내 몸의 상태, 혹은 다른 어떤 환경이나 물체의 상태 정보를 아주 자세하고 빠르게 얻을 수 있다. 극단적으로는 나나이트가 뇌에서 내 시냅스들의 변화를 하나하나 인식할 수 있다면, 이를 통해 내 생각을 읽고, 심지어는 해킹할 수도 있다고 이 책은 소개했다. 실제로 가능하다면 아주 흥미로운 상황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그런 기술이 어디까지 왔는지, 언제부터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상당히 의문이다. 나노 기술, 나노 센서 기술은 양자역학적으로 어느 정도 이상 불가능할 수도 있고, 가능하다 하더라도 대략 20년은 먼 미래처럼 보인다. 그것도 내 착각일 수 있지만.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로봇과 같이 언급한 인공지능, 소피아DAO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사실 나는 아직도 이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이 인공지능은 지혜, 도덕, 영감 등 인간에게만 존재하는 듯한 여러 특징을 투영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한다. 사실 내가 아는 인공지능 자체도 그저 단순한 다층 신경망에 불과하고, 그것이 어떻게 그런 특징을 여러 방면에서 읽을 수 있을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입력이 다양한 경우에 대해 몇 층 더 추가해서 학습시키면 되나? 개념 자체도 모호하고, 스마트 컨트랙 기반의 탈중앙화 인공지능이라는 것도, 스마트 컨트랙 자체를 잘 모르기 때문에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이들은 이 인공지능을 완성하여, 실제 사회에 적용시키고자 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 세 단계 정도의 학습 데이터 공간(아마 이를 학교라고 부르는 것 같다...)을 만들어 운영한다고 한다. 만약 옳고 그름을, 인터넷 공간에서 필요한 정의를 직접 관리자의 개입 없이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확인하고 지켜낼 수 있다면 그건 확실히 큰 수요가 있을 것이다. 특히 앞으로 크게 성장할 메타버스 공간에서 많이 쓰일 것이라는 말이 있었다. 또 같은 방식으로 판사를 인공지능으로 대체하는 예시가 책에 있었고, 이 역시 충분히 가능할 것 같다. 인공지능의 수준이 점차 높아질수록 대체 불가능해질 것이지만, 학습의 속도 자체가 앞으로 점점 빨라지면 소피아DAO 말고도 같은 목적으로 각 인터넷 기반 대기업들이 인공지능을 만들고자 할 것이고, 빠른 학습 속도로 소피아를 대체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인공지능의 이런 적용 방법은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어서, 앞으로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다음으로 이 책에서 다룬 주제가 바로 메타버스였다. 2021 세계미래보고서의 부제가 포스트 코로나였던 것에 비해 이번 세계미래보고서 2022의 부제가 메타 사피엔스인 만큼, 최근 메타버스에 대한 사회의 관심은 무서울 정도로 올라가고 있다. 물론 이를 닷컴 버블과 비슷하게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충분히 많음을 잘 알고 있지만, 나는 닷컴 버블의 끝에서 발달된 인터넷이 우리의 일상에 정착하였듯이 메타버스 역시 그렇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 개인적인 시각으로는 메타버스가 인터넷을 통한 정보와의 연결을 조금 더 가까이하는 그런 형태의 변화라고 생각한다. 그럴듯한 의미를 부여하자면 인터넷을 통해 전달되는 정보가 기존의 단순한 1차원의 텍스트에서 2차원의 그래픽으로, 더 나아가 3차원(시간 축 포함)의 영상으로 발달해왔기 때문에, 그 다음으로는 4차원의 가상현실로 발달하는 것이 그럴듯하다. 글로만 보던 것을 사진으로 보면 더 이해가 쉽고, 영상의 경우 더더욱 와닿는 것처럼 메타버스는 그 수준을 다음 단계로 가져올 것이다. 재밌게 말하자면 필연적인 변화에 이름이 하필 멋있게 붙어서, 그놈의 메타를 어디든 가져다 붙이는 것이 현재 사회의 신기한 반응 아닐까.

메타버스를 시공간 정보를 가지는 인터넷 매체로 정의한다면, 메타버스 자체는 지금 인터넷이 가지고 있는 많은 분야를 조금 더 고차원적이고 접근성 높은 방식으로 모조리 대체할 수 있다. 인터넷에서 비디오가 뜨기 시작하면서 유튜브가 나왔다면, 다음은 메타버스가 뜨기 시작하면서 유튜브 같은 독점적인 플랫폼이 분명 생길 것이다. 분명 마크 주커버그의 메타가 바로 그 독점을 위해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대표적인 모습이 아닐까 싶다. 이렇게 생각하니 이런 변화에 반드시 편승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 책에서는 먼저 바로 이런 메타버스의 적용 가능한 분야들, 그리고 그에 대한 여러 도전과 노력, 변화를 이야기하고 있다. 몇 가지 이야기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가장 먼저 책에서 소개한 변화는 바로 메타버스 분야에서의 크리에이터가 늘어날 것이라는 변화이다. 쉽게 생각해보면 인터넷의 첫 발달은 글 쓰는 사람들을, 그래픽의 발달 이후로는 그림 그리는 사람들을, 영상의 발달 이후로는 영상을 찍고 제작하는 굉장히 다양한 사람들을 모두 인터넷 공간에서의 크리에이터로 만들었다. 같은 방식으로 메타버스에서는 다양한 크리에이터가 생길 것이다. 그건 확실하다. 지금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영상을 만드는 이유 모두 그대로 새로운 메타버스를 만드는 이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 책에서는 그런 많은 크리에이터가 수익을 올릴 것이고, 굉장히 많은 사람이 그 크리에이터로서 살아가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나는 살짝 의아하게 느꼈던 것이, 사실 IT 기업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알다시피 인터넷을 통한 기업이 돈을 버는 방법은 세 가지밖에 없다 : 월정액, 과금 유도, 그리고 광고. 그리고 나는 게임에 현질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상당히 비관적으로 생각했었다. 하지만 책에서 제시한 방식에 따르면, 앞으로는 그 현질이 강화될 것이라고 했다. 여기까지만 읽었을 때는 상당히 의아하게 받아들여졌다.

그 다음으로 책에서 설명한 것은 바로, 신세대들이 메타버스를 바라보게 될 새로운 시각에 관한 소개였다. 책에서는 앞으로 신세대들이 메타버스에 자신을 투영하여,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일종의 부캐를 만든다고 했다. 자신을 또 다른 자신으로서 표현하는 것은 익명성을 가지는 많은 인터넷 플랫폼에서 이미 충분히 많이 이뤄지고 있는 일이라서 납득이 갔다. 물론 앞으로 그 비중이 얼마나 커질지는 잘 모르겠지만, 만약 그것이 가능하다면 그 부캐를 사회적으로 지지할 수 있도록, 여러 내부 아이템들을 구매하게 될 것이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특히 카카오톡의 사용자들은 이모티콘을 구매하고 기프티콘을 선물하게 되며, 반대로 게임 메이플스토리 내의 많은 유저들이 캐릭터의 의상을 위해 많은 돈을 지불하는 것으로 설명하는 것이 가장 그럴듯하다.

결제 방식에 대해서도, 역시 NFT의 이야기가 살짝 같이 나왔다. 사실 메타라던지 그런 메타버스 플랫폼이 존재하는 경우에, 굳이 수수료가 더 많이 드는 블록체인 방식을 이용하여 상품을 사고팔 필요는 그다지 없는 게 사실이다. 카카오톡 이모티콘의 소유 여부가 블록체인에 저장될 필요가 없듯이. 그렇다면 굳이 NFT를 쓰게 된다면, 그 목적은 무엇일까? 크게 두 가지가 떠올랐는데, 하나는 여러 플랫폼에 적용할 수 있을 정도로 공공성이 높다는 점이고, 남은 하나는 플랫폼이 사라지거나 해킹을 당하더라도 NFT는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반대로 NFT 자체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자면,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는 가치는 실존하지만, NFT의 소유권을 주장하고 만족하기 위해서는 이를 노출할 만한 웹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있다. 특히 이 경우 NFT는 소유권만을 주장하기 때문에 데이터는 누구든 얻을 수 있으며, 그 웹 공간은 이 NFT진짜라는 것을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이렇게 보니 그런 공간으로서 메타버스는 정말 최적인 것 같았다. 아마 실제로 이런 방식으로 메타버스가 발달한다면 NFT는 가치가 조금 더 오를 것이고, Solana 같은 NFT 특화 가상화폐 역시 덩달아 가치가 오를 것이라고 기대한다.

메타버스가 대체할 인터넷 중에는 정보의 저장 및 공유 외에도 한 가지 분야가 같이 떠오르고 있다. 바로 사람들 사이의 사회적 연결이다. 이 책에서는 메타버스에 대한 다른 표현으로 외로움을 해결해 줄 기술이라고 소개하기도 했고, 그 외에 이와 관련된 많은 예시와 지향점을 소개해주기도 했다. 마침 나는 이전에 사회적 외로움에 대해서 깊이 고민하고 여러 사례를 생각하며 글을 쓴 적이 있다(이는 실제로 블로그에 올려두었다). 그리고 그런 사회적 외로움을 해결하기 위한 인터넷이 갖추어야 할 몇 가지 조건을 떠올렸었다.

우선 실시간으로 소통하게 하는 경우, 실제로 만나는 것만큼 최대한 많은 정보가 교류될 수 있어야 한다. 메시지는 텍스트만을, 통화는 음성만을, 영상통화는 상대의 단편적 모습만을 보게 하며, 아직 직접 만나는 것만큼의 정보 공유를 가져오지 않았다. 하지만 메타버스라면, 가상현실이라면 서로 간에 교류되는 정보의 양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사교적 모임에서는 서로 이야기하는 것뿐만 아니라, 함께 다른 활동을 하고 서로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목적의 웹서비스로는 Discord가 가장 유명한데, 게임 화면을 공유할 수 있는 것이 특징적이다. 하지만 내가 하는 활동과 동시에 확인할 수는 없다. 아마 메타버스에서는 가능할 것이다. 내 모니터에만 시야가 한정되지 않기 때문에, 증강현실의 형태 등으로 같이 있는 사람의 화면도 함께 보며 같이 있는 느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신체적 접촉 역시 좋은 방법이지만, 그것은 아마도 체감을 주입하는 기술이 아직 그렇게 발달하지 않은 만큼 조금 더 먼 미래가 될 것 같다.

실시간 소통이 아닌 SNS과 같은 모양이라면, 서로가 서로의 활동을 인정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누군가가 내 활동에 좋아요를 눌러줄 때 비로소 기쁘고, 긴 댓글을 달아주면 더욱 기쁜 것이 바로 비동기(서로 동시에 이루어지지 않는) SNS의 특징이다. 아마 이는 지금까지의 SNS와 크게 다른 모습을 보이지 않을 것이다: 가상공간에 의해 서비스 자체의 모습이 좀 더 편리하게 변하는 것 외에는, 딱히 다른 변화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 다만, 메타버스에 의한 크리에이터 문화의 확산은 SNS에서 주고받는 서로의 활동에 대한 인정의 다음 단계를 가져올 것 같다. 내가 만든 것을 누군가가 구매해주는 것만큼 인정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 정도의 변화는 반드시 존재할 것이다.

같은 방향에서 나온 또 다른 아이디어로, ‘라이프로깅이라는 키워드가 있었다. 내 삶을 살면서 데이터를 얻으며, 그 데이터를 공유하거나 이용하는 것이다. 쉽게 우리가 인스타그램 같은 SNS에서 하고 있는 활동들이 그렇다. 책에서는 이에 대한 다음 단계를 제시했는데, 바로 웨어러블 및 사물인터넷을 통해 데이터를 모으고 처리하는 것이다. 나는 실제로 갤럭시 워치를 이용하면서, 그 워치가 스스로 기록해 준 수면 패턴을 기록하고 분석해 본 적이 있기 때문에 무슨 뜻인지 감이 잡혔다. 더 나아가서, 어쩌면 그 데이터는 익명화한 다음 연구기관이나 기업 등에 판매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르바이트로 자신의 데이터를 꼼꼼히 모아두는 것은, 상상은 잘 안 되지만 실제로 가능할 법 한 미래이다.

이렇게 이상적인 부분에서 메타버스를 바라본 것과 달리, 현실적인 부분에서 메타버스를 바라보면 어떻게 보일까? 메타버스가 가지는 가장 큰 한계가 몇 가지 있다. 첫 번째로 컴퓨팅 능력이다. 메타버스는 가상공간 데이터를 시각화하기 위한 강력한 컴퓨팅 능력을 필요로 한다. ‘그래픽 카드’, ‘GPU’가 따로 존재할 정도로 원래 3차원을 렌더링하는 것은 굉장히 많은 계산이 필요하고, 특히 좀 더 현실적이고 복잡한 공간을 구현할수록 필요한 계산의 양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하지만 각 가정마다 그렇게 성능이 좋고 비싼 컴퓨터를 두는 것은 아무래도 어려울 것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책에서 소개한 것이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이고, 대표적인 예시로 누넷(NuNet)을 소개했다. 클라우드에 있는 컴퓨팅 능력을 빌려서, 쉽게 메타버스에 대한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보내고 연산을 거친 렌더링 결과를 받는 것이다. 그리고 사용자는 클라우드 컴퓨터에 그 연산 비용을 지불하는 것으로, 이렇게 한다면 일종의 렌트의 개념에서 사용자는 직접 비싼 컴퓨터를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다. 특히 누넷의 경우는 이를 탈중앙화하여, 분산된 시스템들이 필요한 만큼 유저들에게 대여되는 형태를 가진다. 이렇게 되면 반대로 컴퓨터를 가진 사람들은 자신들의 컴퓨팅 능력을 누넷에 올려두고 수익을 낼 수도 있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앞으로의 컴퓨팅 능력이 이런 식으로 응용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건 정말로, 굉장히 혁신적이면서도 당연하게 이루어 질 변화라고 생각했다. 인공지능 연산을 해보았다면 알겠지만, 개인의 컴퓨터만으로는 굉장히 긴 시간이 걸린다. 그렇다고 그 연산만을 위해 매우 비싼 컴퓨터를 장만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 그래서 그런 컴퓨터를 장만할 정도의 정말 큰 기관이 아니라면, 많은 경우 GCPAWS 같은 업체에서 서버를 대여하여, 그 서버의 컴퓨팅 능력을 이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대여는 어렵고, 월정액 단위로 이용된다. 반대로 누넷의 경우는 컴퓨팅 능력을 상당히 유연하게 대여할 수 있다는 것이, 엄청나게 큰 장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비슷한 방식으로, 집안의 모든 계산을 담당하는 컴퓨터를 집에 단 하나 설치해서, 이를 집안의 모든 장비에 연결하고, 빠른 계산을 그 컴퓨터에 맡길 수 있도록 하는 식의 엣지 컴퓨팅도 함께 떠올랐다. 아마도 서로 장단점이 상반되는 만큼, 공용으로 쓰일 수 있겠다 싶은 생각도 든다. 여담으로, 남는 컴퓨팅 능력은 블록체인 채굴에 응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그리고 블록체인 채굴이 바로 컴퓨팅 능력에 대한 최저 가격, 말하자면 컴퓨터의 최저시급이 되지 않을까 하는 재밌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해결되어야 하는 또 다른 커다란 문제는 바로 인터넷 속도이다. 글자 하나, 픽셀 하나와 같은 정보 한 점은 보통 1바이트 단위로 저장된다. 이를 1차원으로 나열한 텍스트는 몇 KB(킬로바이트, 바이트의 1,000), 2차원으로 나열한 이미지는 몇 MB(메가바이트, 1,000,000), 3차원으로 나열한 영상은 몇 GB(기가바이트, 1,000,000,000)라면 4차원으로 나열하는 메타버스는 몇 TB(테라바이트, 1,000,000,000,000)가 된다. 시간축이 라이브가 된다고 해도 영상은 초당 몇 MB 단위, 메타버스는 초당 몇 GB 단위의 데이터를 필요로 할 것이다. 물론 압축 기술이 있으므로 정말 하드디스크 용량 크기의 메타버스는 나오지 않을 것이고, 또한 만약에 메타버스를 이루는 요소들만을 전달한다면 그 크기는 더 감소할 것이다. 하지만 클라우드 컴퓨팅을 이용한다면 우리는 메타버스를 직접 인터넷으로 다운받아야 할 것이고, 이에 따라 인터넷 속도가 아주 빨라져야 한다. 딜레이 자체도 줄어들어야 하지만, 무엇보다도 현재의 인터넷이 전달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이 메타버스를 구현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의견이 크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나오는 개념들이 5G6G, 위성 인터넷 등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외에, 탈중앙화되는 메타버스 공간 내에서의 여러 윤리적 문제에 대해 위에서 언급했던 소피아DAO를 응용하자는 말도 있었고, 엔터테인먼트나 장례문화 등 여러 문화의 변화에 대한 설명도 들어있었다. 다만 위에서 언급한 새로운 시각 바깥에서 그렇게 와닿는 내용은 딱히 없었던 것 같다. 물론 저 정도의 새로운 시각이 생긴 것도 정말 굉장하다고 느끼고 있다.

 

그 다음으로 책에서 다룬 분야는 정말 내가 관심이 많은 생명과학 분야였다. 인간은 앞으로도 질병에 의한 불편을 줄이기 위해서, 그리고 수명 연장이라는 오래된 열망을 위해서 생명과학 기술을 계속 발전시킬 것이고, 이 책에서는 그 분야를 여러 방향으로 나누어서 설명했다. 물론 나는 인간의 의학이나 동물학에 그렇게까지 열망이나 관심은 없지만, 나름 내가 관심이 많은 생명과학 기술에 대해 새로운 동향을 소개해주는 부분이 많아서 흥미로웠다.

기본적인 방식은 내가 아는 것과 일치했다. 생명 연장 자체에 대해 논의할 때, 유전자 단위에서 노화를 방지하는 방법을 알아내기 위해 노화가 적은 동물을 연구한다거나 여러 실험을 진행하고, 개인의 염기서열을 분석하여 앞으로 위험도가 높은 질병에 미리 대응할 수 있게 하고, 자녀에 대해 필요하다면 유전자 편집을 진행하게 될지도 모른다. 또 노화에 연관된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줄기세포 치료법과 뇌-신경계 약물 전달, 재생 촉진 방법을 연구하며, 평균 수명과 질병 사망률을 낮추기 위해 인공지능을 이용하여 항체치료제나 화학적 약물을 설계하고, 편의를 위해서 사이보그와 같은 외골격, 기계 혹은 생체 기반 인공 장기 등을 개발한다. 이는 지금까지 진행되어왔고 앞으로도 반드시 발전하게 되는, 수요가 매우 커다란 기술들이다. 들은 말 중에서는 우리나라의 웬만한 업계보다도 바이오 업계가 버는 돈이 더 크다는 말이 있었고, 그 이유는 바로 이런 탄탄한 수요층 때문일 것이다.

다만 내가 들어본 적이 없는 새로운 기술에 대한 소개도 있었다. 바로 세포가 분비하는 소포에 관한 것인데, 기본 생명과학 전공책에도 들어있지 않은 내용인 것으로 알고 있다. 새로 알게 된 것은 세포가 mRNA 등이 담긴 소포를 분비하여 다른 세포에게 그 내용물을 전달하고, 이는 세포 간의 또 다른 신호전달 방식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순간 들었던 생각은 상당히 바이러스와 유사한 구조이므로 이런 신호전달 구조에서 인지질 막을 가지는 바이러스가 생겨났을 것 같다는 것이었고, 원래 이런 형태로 한 번에 많은 정보를 많지 않은 세포들에 전달하는 방법이 있었다는 것에 굉장히 놀랐다. 책에서는 이를 노화 방지에 응용하는 연구를 소개했고, 조금 더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NovaSeq, 노바섹이라는 새로운 염기서열 분석 플랫폼을 소개했다. 원래 전체 염기서열 분석은 현재 1,000달러, 120만 원 정도의 비용이 드는 반면에 이 새로운 플랫폼에서는 100달러, 10만 원 정도의 비용이 들 것이라고 한다.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 기술은 여러 가지 배워본 적이 있지만, 이렇게 비용을 확 줄이는 플랫폼이 있다는 점은 처음 알았다. 정확히 어떤 방식으로 돌아가는지는 쉽게 찾을 수 없는 것 같다.

그 외에도 책에서는 BCI, 냉동인간, 그리고 개인 맞춤형 식단 등을 소개했다. BCI를 통해 우리는 우리의 사고와 행동을 조금 더 넓은 범위로 확장할 수 있을 것이고, 지금 일론 머스크의 뉴럴링크(Neuralink)가 연구 중인 기술이 대표적이다. 물론 아직 뉴런의 연결 양상, 커넥텀과 실제 사고 사이에서는 아직 이해도가 그렇게 높지 않으므로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야 하겠지만, 신경 가소성에 의해 인간이 BCI에 적응하는 것 자체는 느리지 않을 것이다. 이에 대해 책에서도 조금 다룬 내용이 있다. 또 냉동인간 기술이 발달한다면 차후에 질병을 해결하도록 한다거나 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은 하겠지만, 그 기술 자체에 대한 깊은 이해도가 없어서 이미 만들어진 냉동인간들이 실제로 살아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개인 맞춤형 식단도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그리고 생명과학에 대한 이해도 증가와 3D 프린팅 같은 식품 생산의 자동화가 갖춰짐에 따라 충분히 가능해질 것이고, 실제로 상용화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중에는 식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레시피에 대한 사용료를 받을 수도 있고, TV 같은 매체에서는 배달업체가 아닌 그런 레시피를 광고하게 될지도 모른다. 생각하면 할수록 흥미로운 내용이다.

 

책에서 다음으로 다룬 내용은 바로 환경 파괴 문제이다. 물론 미래에도 지구에 살기 위해서는 지금 지구에 벌어지고 있는 여러 파괴적인 변화를 멈추고 원래의 사이클로 돌려놓아야 하며, 지금 이를 위한 가장 큰 목표는 공기 중 온실 기체(주로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것이다. 이미 원자력 발전소의 이용과 신재생 에너지의 확충을 통해 석탄 발전을 줄이고, 전기차에 대한 개발과 지원을 통해 화석 연료를 이용하는 차량을 줄이며, 국내 및 국제적으로 탄소 배출권을 사고파는 등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을 향한 각 국가의 도전이 이루어지고 있고, 기존에 방출된 이산화탄소의 양을 줄이기 위한 탄소 포집 및 저장(CCS) 기술 역시 개발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이 지구 환경 문제에서 나타날 앞으로의 변화로 네 가지를 꼽았다. 하나는 이동 수단의 큰 변화, 하나는 농축산업의 변화, 하나는 에너지원의 변화, 그리고 남은 하나는 기후 위기에 대한 대응이다. 가장 먼저 이동 수단에서 벌어질 커다란 변화로, 지금의 스페이스X가 추진하고 있는 로켓을 이용한 운송이 활성화될 것이고, 이를 통해 운송 시간이 크게 줄어드는 만큼 기존의 선박에 의한 환경 파괴가 감소할 것이라고 했다. 솔직히 정말 이게 진짜 말이 되는지 의아하기는 하지만, 실제로 계산 결과가 스타쉽 같은 로켓이 선박보다 더 친환경적이라면, 규모의 경제에 의해 비용 문제가 해결된다면 실제로 운용이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진짜로 더 친환경적인지가 아직 체감되지 않는다. 친환경적이면서 더 빠르고 저렴한 방법이라면 누가 마다하겠는가?

다음으로 나타날 이동 수단의 변화로, 자율주행차가 곧 하나의 서비스가 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이는 충분히 들어본 적이 있다. 진짜 자율주행이 상용화된다면, 실제 자율주행 차량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그 차량을 일종의 공유 택시로서 운용하여, 자신이 직접 일을 하지 않고도 돈을 벌 수 있게 되며, 실제로 이는 기존의 택시 및 많은 교통수단 업종을 갈아치울 혁명적인 변화가 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이에서 한발 더 나아가서, 자율주행 차량을 생산하는 업체 자체는 굳이 그 차량을 개인에게 판매할 필요가 없어지며, 스스로 그런 자율주행 운송 시스템 제공 플랫폼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나는 진짜로 그렇게 될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고 느꼈다. 마치 현대자동차가 자매사로 현대모비스를 두는 것이 이런 느낌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게다가 이와 같은 방식에서 연구되는 것이 바로 드론 배달 산업, 그리고 비슷한 방식의 도심항공교통(UAM)이다. 드론 산업 자체는 항공을 이용하여 막히지 않고 빠르게 목표 지역에 들어갈 수 있고, 이를 통해 항공에서 넓은 범위로 활동하며 빠른 물류 배송이나 상황 대처 등이 가능하다는 충분한 장점이 있으며, 앞으로 더욱 활성화될 것이 분명하다. 이와 비슷한 아이디어에서 등장한 것이 바로 드론택시, 항공을 통해 직접 사람이 이동하는 것이다. 이전부터 날아다니는 자동차에 대한 아이디어는 많았지만 실제로 이루어지지 못했기 때문에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사회적인 인식과 정반대의 양상이라, 정말 흥미로웠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는 서울과 같은 도심에서 도심항공교통이 활성화되는 경우 시간이 70%까지 감소하고, 사회적 비용이 서울시에서만 연간 429억 원 절약된다는 식의 계산 결과를 공개했다고 한다. 이는 곧 도심항공교통으로의 변화는 실제 수요가 있을 것이고, 기술만 발달한다면 실제로 이뤄질 수 있는 변화라는 뜻이 된다. 그리고 책에서는 실제로 이루어지고 있는 기술 개발의 몇 가지 예시를 알려주었다. 놀랍게도 우리나라의 현대차가 우버랑 협업하여 빠르게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그 외에도 많은 자동차 제조업체, 항공기 제조업체, 반도체 업체들이 이런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고 하며, 이 정도의 경쟁과 투자가 있다면 도심항공교통은 실제로 이루어질 미래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 다음으로 하이퍼루프에 관한 전망이 있었다. 이미 잘 알려져 있고, 많은 연구와 투자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내가 알고 있는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는, 새로운 내용은 없었다. 다만 이렇게 보니 사람을 운송할 때, 도심 내에서의 운송은 자율주행차량 혹은 도심항공교통이, 그리고 먼 거리의 운송은 하이퍼루프가 충분한 강점을 가지고 발달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존의 철도를 대체할 수 있을지, 그 정도의 확장성과 효율성을 가질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조금 회의적이지만, 그래도 이 정도로 투자가 되고 있다면 그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다음으로 축산업에 관한 변화는, 축산업 자체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 그 자체이다. 이전부터 내가 정말 큰 관심을 두고 있었던 분야로, 축산업은 그 자체에 의해 생성되는 온실가스가 정말 많고, 투자하는 자원에 비해 그 생산의 효율이 매우 좋지 않다. 소의 위장에서 생성되는 메탄가스도 의미 있는 수치를 차지하지만, 그보다도 우리가 1kg의 소고기를 얻기 위해서 약 50~100kg의 곡물과 매우 많은 양의 물, 토지를 소모해야 하고, 이에 의해 우리 인류가 생산하는 절반의 곡물이 가축들의 먹이로 소모되고, 곡물을 더욱 생산하기 위해 많은 숲이 파괴되며, 그럼에도 축산품 자체는 열량 기준 효율이 1~10% 정도밖에 되지 않는 만큼 현재의 축산업 자체는 매우 소모적이다.

하지만 인류는 고기의 맛을, 축산품의 맛을 매우 좋아한다.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가장 먼저 나온 것이 식물 고기이지만, 그것이 가공육 외에는 대체하지 못한다거나 실제 맛이 부족하거나 하는 등의 이유로 별로 만족스럽지 못하기 때문인지, 그 다음으로 굉장히 많은 투자를 받으며 개발되고 있는 기술이 바로 세포농업, 배양육이다. 바로 이 기술이 내가 정말 관심이 많은 분야이다. 기존의 축산품에서의 낮은 효율성이 그 생명 자체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었다면, 세포농업은 이런 효율을 더 끌어올릴 수 있다. 단 하나 확실한 것은, 세포농업은 충분한 수요가 있고, 기술적 한계를 뛰어넘는 순간에는 축산업을 확실하게 대체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축산업에는 반드시 종말이 찾아와야 하고, 그 변화는 어느 정도 비가역적이다. 폴 샤피로의 <클린 미트>라는 책을 읽어보았을 때 나도 확실히 그렇게 느꼈다.

세포농업 자체는 배양육 외에도 많은 응용 분야가 존재한다. 단순히 단클론항체 약품도 세포농업의 결과이다. 그래서 더더욱 관심이 많다. 물론 배양육 등의 활성화에는 많은 기술적 문제가 존재하고, 그것이 바로 내가 도전해보고 싶은 문제이다. 그 외의 식물 공장의 활성화 같은 다양한 식량 문제 해결에 참여해보고 싶다는 것이 바로 내 꿈이다.

에너지 변화의 경우에도 대부분은 이미 잘 알려진 내용이었다. 최근 대선 토론에서도 나온 적이 있는 RE100 기업 참여 문제와 탄소세 문제 등에 의해 반드시 모든 기업이 재생 에너지를 이용해야만 하는 국제 관계 및 사회 구조가 생겼고, 국가는 이를 위해 재생에너지 인프라 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태양광 발전과 풍력 발전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그보다도 조력과 파력은 태양광이나 풍력과 달리 꾸준한 에너지원으로서의 가치를 보이면서 흔히 얻을 수 있으며, 수소를 이용한 에너지 전달은 기존의 전기를 통한 경우보다 훨씬 저렴하고 효율적일 수 있다고 한다.

가장 놀라웠던 건 바로 재생에너지 비용의 미래였다. 이 책에서는 재생에너지 자체가 그 원료가 한정되지 않았으므로, 앞으로 생산과 유지 비용이 규모의 경제 원리에 의해 계속 저렴해지면서 그 에너지 생산 단가가 한정된 화석 연료보다도 저렴해질 것이라고 했다. 지금까지 고정관념과도 같던, 재생에너지는 비용이 너무 비싸므로 국가가 지원해줄 필요가 있다는 사고를 완전히 깨는 형식의 추측이었다. 또한 에너지 저장 장치의 존재가 없더라도 발전 장치가 많아지는 것을 통해 충분한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는 추측도 가능했고, 애초에 수소라는 에너지 저장 방법이 매우 효율적이기 때문에 실제로 이런 미래가 가능해질 것 같다. 핵융합 발전도 충분한 진전을 보이고 있지만, 만약 핵융합 발전이 실패하더라도 그렇게 어둡지만은 않은 전망이 보여서 다행스럽게 느껴진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기후 위기에 의해 앞으로 세우게 될 대응책에 대해서, 이 책은 다섯 가지를 제시했다. 가장 먼저 조기경보 시스템 구축에 많은 투자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한다. 확실히 최근 이상 기후가 심해지고, 폭풍이나 폭우, 산불 등 극단적인 기상 현상이 많아지고 있다. 이 현상이 지구 온난화에 의해 이뤄지는 만큼 앞으로 점점 심해질 것이고, 따라서 이에 대한 대응책에 많은 국가적 투자가 이뤄지게 될 것이다. 그중에서도 더 많은 사상자나 더 큰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조기경보 시스템에 많은 투자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건 납득이 된다. 아마도 이런 분야 쪽의 기술에 많은 수요가 생길 것이고, 그런 기업이 있다면 성공하게 될 것 같다. 다만 그게 어떤 기술인지는 정확히는 잘 모르겠다. 기상 관측 및 예측 기술은 대부분 국가가 소유하고 있다고 들었다. 들었던 이야기 중에서는 산불 감지를 AI 비전을 이용하여 감시하는 업체가 우리나라에 있다고도 했던 것 같은데...

두 번째는 바로 해수면 상승 대응에 많은 투자가 이루어질 거라는 시각이다. 지구 온난화에 의해 많은 만년설 및 얼음이 녹았고, 열팽창 역시 함께 이루어지고 있는 등의 이유로 현재 실제로 해수면의 높이가 높아지고 있다. 그리고 이전부터 항구가 도시로 발달해 온 만큼 현재 많은 대도시가 해수면 상승의 위협을 받고 있다. 그렇기에 이에 대한 대응책은 앞으로 많은 수요가 있을 것이다. 사실 정확히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다. 무식하게 벽을 쌓는 것 말고, 더 좋은 방법이 있을지도 떠오르지 않는다. 그 벽의 소재가 중요할지, 특별한 형태가 중요할지, 그런 내용은 전혀 모르겠다.

세 번째는 바로 식량안보, 농업에 대한 많은 투자가 이루어질 거라는 시각이다. 기후 변화에 가장 크게 피해를 받는 건 움직이지 못하는 물자들이고, 그중에서도 부동산과 함께 농업에 타격이 매우 클 것임은 쉽게 추측할 수 있다. 최근 채소와 과일 가격이 폭등한 이유도 바로 이것에 있을 것이고, 그 원인은 단순한 폭풍에 의한 낙과뿐만 아니라 기온이나 습도 등 기후 자체가 변화하는 것에 있을 것이다. 이런 극심한 기후 변화에서도 농업 안보를 지키기 위해서는 분명 많은 투자가 필요할 것이다. 내가 바로 이런 분야에 관심이 많은 만큼 상당히 흥미롭게 다가왔다. 아마 기후 변화를 잘 버티는 종자뿐만 아니라, 농업의 자동화 및 IoT 응용 관리, 그리고 식물 공장 등의 형태 역시 충분한 투자를 받게 되지 않을까 싶다.

네 번째는 물 안보, 식수 및 용수를 보전하기 위해 많은 투자가 이루어질 거라는 시각이다. 사실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수돗물을 이용하는 데에 큰 문제가 없는 만큼 처음에는 의아하게 느껴졌지만, 확실히 지금 전 세계적으로 여러 가뭄과 홍수 문제에 의해 식수와 용수, 깨끗한 물을 구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어서 납득이 되었다. 지금 에티오피아와 이집트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많은 문제들처럼, 앞으로도 식수를 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질 것이고, 깨끗한 물을 위한 인프라 투자는 앞으로 전 세계적으로 많이 늘어날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다섯 번째는 바로 생태계 복원을 위해 많은 투자가 이루어질 거라는 시각이다. 생태계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깊이 알아본 적이 있다. 쉽게 생각하자면 생태계는 종 다양성이, 종 다양성은 각 종의 유전자 다양성이, 그리고 그 유전자 다양성은 그 종의 개체 수가 유지한다. 종의 개체 수가 감소하고, 심지어 멸종하게 되는 경우는 모두 생태계를 무너트리게 된다. 그리고 실제로 생태계가 우리에게 주는 이득을 계산해보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것뿐만 아니라 주변의 물과 공기를 정화해주고, 목재와 식품을 제공하며, 차후 이용될 수 있는 유전자원을 가지고, 그 지형을 유지하는 등 그 이득이 매우 크다. 이는 반대로 그 생태계가 무너지는 경우 우리가 지불하게 되는 비용이 매우 커진다는 뜻이 된다. 확실히 이를 고려해본다면 생태계 복원을 위해, 그리고 많은 경우는 탄소 배출권 판매를 위해서도, 생태계 보전을 위해 많은 투자와 노력이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이곳에도 수요가 있으므로, 이 쪽 기술을 개발한다면 그 의미가 클 것이다.

 

마지막으로 책에서 다룬 분야는 바로 ESG 경영의 미래였다. 나머지 내용과는 방향성이 조금 다르지만, 그런 만큼 상당히 흥미롭게 다가왔다. ESG 경영은 새로운 사회적 요구에 따라 등장하여 기업의 향후 가치를 평가하는 새로운 방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고, 그 때문에 여기저기서 조금씩 들어본 적이 있는 내용이다. 하지만 완전히 정확하게 어떤 형태인지는 잘 모르기 때문에 더 자세히 알고 싶었고, 게다가 앞으로의 적용 방향을 같이 다루고 있었기 때문에 굉장히 흥미롭게 다가왔다.

이 책을 읽으면서 ESG에 대해 더욱 이해하게 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선 ESG는 각각 환경, 사회, 그리고 지배구조를 의미한다. 기업의 환경 정책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지기 시작한 것은 기후 위기, 지구 온난화에 대해 각 국가가 대책을 세우기 시작하면서였고, 그렇게 국가들이 법적 규제를 통해 이산화탄소 배출 등 환경 파괴를 일으키는 기업의 경제 활동을 방해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국가가 직접 법적으로 시장의 실패를 규제하면서 환경 파괴를 일으키는 기업에 대한 투자 가치가 자연스럽게 낮아지게 되었으며,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기업의 환경 정책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는 것이 ESG 중 환경에 대한 경영 정책이 중요해진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특히 환경 정책은 위에서도 보았듯이 RE100에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국가가 보조하며, 이런 정책을 이행하지 않는 국내외 기업들에는 국가가 탄소국경세 및 탄소배출권 등으로 금전적인 압박을 하고, RE100에 참여하는 기업들이 협업을 끊는 등의 방식이 일어날 수 있다. 나누어서 생각해보면 민주주의 국가는 당연히 국민의 생명권 등을 위해 이런 정책을 펼치게 될 것이다. 또한 RE100에 일단 참여한 기업들은 국가의 지원을 받으면서 RE100에 의해 받은 피해를 최대한 완화하려 할 것이고, RE100에 참여하지 않아서 자신들과 같은 피해를 입지 않은 기업들에 대해서는 최대한 제재하려 할 것이다. 특히 이들 대부분은 이미 이행 중에 있으므로, 앞으로 기업들은 국가와 전 세계 경제의 지침에 따라 환경 보호 정책을 가져야 할 것이다.

사회에 대한 기업의 기여는, 쉽게 생각하자면 앞에서의 기후 위기만큼 거창하지는 않지만 큰 영향을 미치는, 일종의 마케팅과 기업에 대한 이미지 문제에서 나타났을 것이다. 사회의 많은 사람들이 공정과 정의를 우선하기 시작하면서, 이를 어기는 기업에 대해서는 SNS 등을 기반으로 그 기업에 대한 비난이 빠르게 퍼지고, 불매운동 등을 통해 기업에 직간접적인 피해를 줄 수 있게 되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기업의 사회적인 행동 및 정책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는 것이 ESG 중 두 번째, 사회에 대한 경영 정책이 중요해진 계기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마지막인 지배구조에 대해서는 사실 이것이 무슨 뜻인지 감이 하나도 잡히지 않았었는데, 책을 통해서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었다. 사내의 지배구조는 말하자면 경영진과 사원의 관계, 내부 견제 및 감시 등의 조직 운영에 대한 총체적 시스템을 의미한다고 하며, 이 경우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지배구조 정책은 경영의 투명성과 공정성이라고 한다. 너무 추상적이어서 잘 이해하기 어렵지만, 구체적으로는 뇌물 방지책, 로비 자금, 리스크 관리나 여성 이사 비율 등이 있다고 한다. 사실 나는 회사의 경영 구조에 대해서 정말 관심이 많지만 구체적인 형태 자체는 전혀 모르기 때문에 이런 내용들을 잘 이해하지는 못했다. 앞으로 기업의 경영 구조에 대해서, 대학 수업 등을 통해서 계속 알아보고 싶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많은 대기업들이 바로 이 지배구조에 대해서는 점수가 매우 낮다고 하니,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이런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수요가 많을 것 같기도 하다.

생각해보면 이 역시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기업이 밖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문제로 안쪽부터 갈등이나 문제가 벌어지고, 이에 의해 기업의 수익 활동이 어려워지거나 가치가 떨어지는 경우가 생긴다면 투자자들에게 큰 불이익이 될 것이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에게 그 기업에 대한 지배구조는 매우 중요한 가치로 떠오르게 되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ESG 중 세 번째, 지배구조에 대한 경영 정책이 중요해진 계기인 것 같다.

말하자면 ESG 경영은 각각 국가에 대해, 소비자에 대해, 그리고 그 기업 내부에 대해 나타날 수 있는 문제들을 관리하여 기업의 향후 안전성을 중시하는 경영 방법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사실 처음에는 ESG 경영 자체가 소비자들을 위하는 성향이 너무 강하다고 생각해서 기업이 갑자기 이타적으로 변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상당히 흥미로워했었는데, 지금 보니 이타성보다는 모든 생명이 그러하듯이 그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 변화한 결과이고, 사회가 선택하여 살아남은 기업의 형태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이렇게 보면 ESG 경영의 다른 이름인 지속가능경영역시 환경을 지속 가능하게 하는 것이 아닌, 그 기업 자체가 망하거나 큰 타격을 입지 않고 지속 가능하게 하는 경영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확실히 블랙록 같은 거대 투자기업에서도 ESG를 선택한 이유가, 사회를 위하는 것보다도 본사의 투자 안정성을 위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하면 납득이 된다. , 이전에는 국가가 나서서 환경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면, 이제는 국가가 나서서 규제를 만드니 기업이 따라나서야 하는 상황까지 왔다는 느낌도 든다.

그리고 이 책에서 다른 흥미로웠던 점은, ESG 자체가 아직 제대로 정의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ESG의 기본적인 가이드라인은 글로벌 보고 이너셔티브, GRI라는 기관에서 이전에 만든 적이 있다고 한다. 무슨 내용인지 궁금해서 찾아보니 사이트에서 ESG 보고의 스탠다드 문서를 받을 수가 있는데, 일본어나 태국어는 있어도 한국어로는 아직 지원되지 않는 듯하다. 더 자세한 내용은 앞으로 계속 알아보고 싶다.

다만 분명 ESG에 대한 기본 가이드라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투자회사들이 기업들을 보며 ESG 경영에 대한 등급을 각각 매길 때는 투자회사마다 기준이 매우 다양하다고 한다. ESG 자체가 매출이나 수익, 임금 분배와는 달리 정량화하기 어려운 형태의 가치이고, 측정 자체도 어려운 경우가 많으며, 각 회사별로 중요시하는 ESG 요소가 다르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고는 하지만, 책에서 나타낸 예시로는 한 기업이 어느 투자회사에서는 매우 높은 ESG 경영점수를 얻어도 다른 회사에서는 극도로 낮은 점수를 받는 일이 종종 있다고 할 정도라고 한다. ESG 경영점수를 계산해주는 우리나라 스타트업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보았는데, 사실 당장 정확한 정량적 기준이 갖추어지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는 것 아닐까?

이에 대해, 이 책에서는 상당히 낙관적인 시각을 보였다. 물론 방향 자체는 충분히 잡혀있으므로, 투자회사들 각각의 기준은 세부적인 조정을 통해 실제 ESG가 추구하는 가치와 같은 형태로 수렴하게 될 것 같다. 특히 이는 그 회사들의 시행착오를 통해, 실제 ESG에 가까운 기준을 가진 회사는 큰 투자 수익을 벌고 그렇지 않은 회사는 투자 수익이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형태를 통해 각각의 기준이 세부적으로 조정될 것이다. 다른 기업들은 이런 투자 기준의 변경과는 상관없이, ESG 경영에 힘을 써야 할 것이다. 특히 책에서는 마지막으로, 진정성 있는 경영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한다. 겉으로 보여주기 위한 것만이 아닌, 실제로 지속가능한 활동을 통해 경영하는 것이 그 기업에 이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ESG는 앞으로 중요해질 수밖에 없는 주제라는 것은 확실히 깨달았다.

 

이렇게 글을 쓰다 보니, 처음에는 새로 알게 된 것이 많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그와는 다르게 정말 새로운 지식과 생각을 많이 얻게 되었다. 독후감을 이렇게나 길게, 그것도 특별한 목적이 없는 독후감을 이렇게 길게 써보기는 정말 처음이다. 그냥 책을 읽을 때는 조금 흥미로운 내용이 있을 때 새로운 정보를 얻었다는 느낌이라면, 그 부분을 밑줄을 치고 페이지를 접어놓은 다음 다시 이렇게 읽으면서 글을 써보니 다시 새롭게 보이면서, 더 깊게 생각해보면서 새로운 시각, 지식을 얻은 기분이었다. 확실히 글을 쓰는 것은 생각을 만드는 데에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정말 새로운 느낌이다.

게다가 책을 읽으면서 보았던 흥미로운 정보들을, 어린 20대의 눈으로 바라보고 새롭게 해석하면서 미래를 예측해보다 보니 마치 나도 미래학자가 된 듯한 느낌이다. 게다가 책에서 설명하지 않은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글을 쓰다 보니 새로 보이게 되는 미래의 시야가 있고, 더 깊게 이해하게 된 내용도 많다 보니 그런 점들을 각각 따로따로 주제 삼아서 글을 써보는 것도 가능해 보인다. 물론 아직 아는 것도 많이 없고, 새로 배울 때마다 바뀔 수도 있는 시각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이렇게 새로 시각을 얻은 것 자체가 굉장히 즐겁고, 끊임없이 검증해보다 보면 크게 변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더 나아가서 미래학에 관한 글을 내가 쓰게 된다면, 이 역시 블로그에 올려두거나 하여, 실제 미래와 한 번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조금 더 나아가면 그런 책을 쓰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책을 읽어보고 이렇게 긴 글까지 써보고 나니 정말 마음에 드는 책이다. 이렇게 새로 얻게 된 시각과 지식들은 아마 절대 잊히지 않을 것이다. 역시 이런 미래학에 관한 책은 재밌다. 다음에도 이런 책을 꼭 한 번 읽어보고 싶다. 이 글을 여기까지 읽어본 독자도, 이런 시각을 가지는 재미를 느껴보고 싶다면, 한 번 미래학 관련된 책을 읽고 이런 글을 깊게 써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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