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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Society

[에세이] 일하지 않으면 좋은가? -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서울대학교 신입생 글쓰기시험, 일하지 않으면 좋은가?, 결과 - 평균 27/50점 중 26점]

 

위에서 에 대한 여러 시각, 많은 이야기를 보았다. 이의 연장선상에서 내 주위 사람들의 이야기를 같이 넣고 싶다. 내 주변에는 지금까지 항상 일을 평생 하지 않고 놀고먹기만 하고 싶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특히 무언가를 하다가 끝내지 못하고 지친 친구들이 그러했다. 반면에 지금, 대학입시가 끝나고 시간이 비어있는 겨울방학 기간에는 그런 친구들이 오히려 일을 찾거나 혹은 게임이 질렸다면서 뭔가 하고 싶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반면에 내 이야기를 조금 하자면, 나는 친구들이 느끼는 그 느낌을 2년 일찍 느껴보았다. 나는 코로나19가 시작되었던 2020년 초의 겨울방학과 그 연장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았었다. 이유는 단순한 번아웃이었다. 그전까지는 공부라는 일을 했지만 그 결과가 매우 나빴고, 내가 대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면서 스스로 자포자기하고 있던 시기였다. 이때 나는 한 2주 동안 누워서 지내다가, ‘무언가 의미 있는 것을 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일은 사람을 지치게 하지만, 일하지 않는 사람은 일하고 싶어진다. 그리고 지금 보면 나만 그런 것이 아니다. 왜일까? 나는 2020년 초의 그때부터 내가 앞으로 할 일에 관련해 이를 한참 고민해왔고, 지금 나는 일이 복합적인 목적이 모여 만들어낸 하나의 행동 양식이라고 생각한다. 각 목적에 따라 일의 필요성은 갈릴 수밖에 없다.

일단 고려하고자 하는 목적은 행복을 향하는 목적이다. 행복은 너무 주관적이므로, 조금 확실한 시각을 가지기 위해 진화심리학적으로 접근하겠다. 이제 행복이라는 상태는 미래의 죽음에 대한 공포가 없는 상태의 부분집합이라고 볼 수 있다.

내가 생각한, 행복을 향하는 일의 목적은 크게 가치 창조, 사회적 관계, 그리고 자아실현의 3가지이다. 사람이 어떻게 일에 임하는지에 따라 세 가지 목적의 비중은 조절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각각의 목적을 정의하고, 그 목적을 일이라는 행동 양식 없이 이룰 수 있는지를 고려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일은 가치를 창조한다. 강철을 특정 모양으로 용접하거나 빈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는 등, 우리가 어떤 일을 하면 그 대상의 가치가 높아진다. 그래서 일은 대부분 수익을 만들고, 나는 첫 번째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수익을 위해서 일한다고 생각한다. 학습과 같이 본인의 가치를 올리는 것도 결국 다른 가치를 위한 것으로, 이 시각에서 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일의 목적이 오직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어떨까. 목적이 이 하나라면, 이는 죽지 않기 위해서노력하는 것이다. 그리고 수입이 안정되지 않거나 부족한 경우에 그렇듯이, 죽음에 대한 공포가 연결되는 순간 그 대상에게 반드시 스트레스 반응이 수반된다. 안정된 상황을 보장할 수 없다면 이는 행복과는 거리가 멀다.

돈을 벌기 위해서일을 하는 사람들은 그럼 행복이 전혀 없는 것일까? 돈을 벌기 위해 일하더라도 여유가 있으면, 혹은 가족이나 꿈 등의 만족과 희망이 있으면 그것이 행복이 될 수 있는 것 같다. 반대로 생각하자면, 일에 대한 다른 이유, 여유, 희망이 없는 경우가 많아지는 것이 바로 자살률 상승과 연관이 있을 것이다.

일하지 않으면 좋은가? 만약 돈을 버는 것 없이도 살 수 있다면 일의 필요성 하나는 사라진다. 앞으로 자동화에 의해 기업이 임금을 지불할 필요 없이 돈을 벌기만 하고, 이에 소비자들에게 돈이 별로 돌아가지 않는 특이점이 찾아와, 기술세 등의 방법으로 보편 복지가 활성화된다는 견해가 많다. 적어도 돈이 없어서 죽음의 공포를 느끼는 경우를 막고, 이를 통해 행복에 가까워지게 하는 것이 미래의 경제가 아닐까.

하지만 이 경우에도 더 나은 무언가를 위한 추가적인 소득을 원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정체성과 개성을 원하고, 서로에 대한 차이를 원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소득과 소비가 그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일하지 않는 것은 좋을 수 있지만, 일을 못 하게 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일은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게 하는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 최근에 벌어지고 있는 극단적 상황인 언택트 사회, 독거노인 및 1인 가구 청년들이 점점 늘어가는 상황, 그리고 사회적 관계는 감소하고 점차 외로움이 사회 문제가 되어가는 현상을 보면 알 수 있다. 사이비 종교가 어르신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이유가, 놀랍게도 바로 외롭고 심심한 어르신들을 모아주고 일을 시켜주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이처럼 일은 서로를 인정하는 사회적 관계를 만들어낼 수 있다.

진화심리학에서 사회적 동물들에 대한 소속감은 매우 중요하다. 사회적 동물들은 단체로서 서로를 보호하고 살아가며, 그 단체가 없다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도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최근 이런 문제가 정말 심각하다고 느낀 것은 인터넷 커뮤니티와 미팅 앱의 인기가 높아지는 것을 보았을 때부터였다.

물론 최근에는 너무 과도한 일이 다른 사회적 관계를 방해하는 모습이기도 하고, 위에서 언급한 돈을 벌기 위한 일을 하는 경우는 특히 그 경우가 심하다. 재택근무라는 변화도 있다. 하지만 일이라는 형태 없이 사람들 사이의 충분한 관계를 만들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인터넷에서 만들어진 사회적 관계는 경우에 따라 소속감을 느끼기에 부족해 보이기도 하고, 학교와 같이 억지로 사람들이 모이는 그런 구조가 사라진 뒤 최근 대화할 상대가 없어 외로워하는 친구들도 있다.

일하지 않으면 좋은가? 사회적 관계 형성을 다른 방법으로 대체할 수 있다면 굳이 일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일하지 않는 건 행복과 멀어지는 길이 된다.

 

마지막으로 일은 자아실현을 돕는다. 내가 용접을 멋지게 하거나 그림을 정말 잘 그린다면, 그리고 그 기술이 매번 나아진다면 나는 이를 통해 스스로 혹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을 수 있다. 그래서 일은 보람을 만들고, 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를 위해서 일한다고 생각한다.

진화심리학적으로 생각하자면,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는 것은 생존에 필수적이었기 때문에 사람이 인정을 받지 못하면 스트레스 반응이 나타난다. 사회적 동물들은 자원 배분의 효율성을 위해서 생존 가치가 부족한 개체를 버리도록 진화했을 것이고, 이에 의해 각 개체는 스스로의 생존 가치를 다른 개체들에게 입증하지 못할 때 생명에 위협을 느껴왔을 것이다. 사회가 포용적으로 바뀌었다고 해도, 내가 보기에는 유전자 혹은 meme에 남아있을 수 있는 생존 가치 입증의 경향이 우리가 쉽게 볼 수 있는 스트레스 반응으로 나타나는 것 같다.

가치를 형성하는 것 만이 일이라고 정의한다 해도, 자아실현은 거의 반드시 가치를 형성하게 되므로 일의 범주에서 멀어지기 어려울 것이다. 제시문 <>의 세 번째 문단에서, 과학자의 연구, 화가의 작품성 추구, 작가의 명작 집필 모두 가치를 형성한다. 이들은 이라고 볼 수 없는가?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반대로 내가 글을 쓰더라도, 교육이나 양육을 시키더라도, 아니면 길을 걸으며 데이터를 모아도 가치는 형성된다. 이렇게 나는 결국 우리가 하는 모든 행동이 가치가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모든 행동, 자아실현의 가치가 수익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금전적 수요가 있다면 실제 수익이 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인지도나 인증이 사회적 인정을 통한 자아실현으로 충분히 이어질 수 있다. 자아실현은 행복에 필수적이므로, 분명 그 어느 중간에서 서로에 대한 행동에 수요가 생기는, 그런 형태의 경제가 앞으로 만들어질 것 같다.

일하지 않으면 좋은가? 자아실현 그 자체를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일하지 않는 건 절대로 좋지 않다. 하지만 단순히 수익만을 생각한다면, 수익 없는 자아실현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자아실현은 가치의 형성을 수반하기 때문에 수익과 완전히 떼어놓을 수 없고, 반대로 수익 그 자체가 받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사회적 인정이라는 점도 고려한다면, 나는 일하지 않는 것이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전체적으로 생각해보면, 일하지 않는 것은 행복과 거리가 멀다. 기본소득이 있더라도 개성을 위한 추가적인 소득을 원하는 사람이 있고, 사회적 관계의 틀로서 쉽게 작용하며, 일로서 이뤄낼 수 있는 자아실현이 행복에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나는 번아웃에 의해 무력하고 우울했던 저 시기를 일을 하며 극복했다. 글을 쓰고, 영상을 만들고, 대회를 나가고, 좋아하는 내용을 배웠다. 무력감이 단순히 성과주의에서 왔기 때문에 성과를 만들자 무력감이 사라졌던 것도 있지만, 그보다도 내 가치가 오르는 듯한 느낌에, 그리고 그 일을 통해 받은 여러 사회적 인정에 나는 행복을 느꼈다. 나는 일하지 않는 동안 불행했고, 일하는 동안 행복했다. 그리고 나만 그런 게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돈이라는 생존의 문제 너머에서도, 우리는 더 고차적인 행복을 위해서, 결국 하게 되는 것 같다.

 
 

아래는 실제로 제출한 공백포함 1800자~2000자 내외의 글이다.

 

내 주변에는 일을 평생 하지 않고 살고 싶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특히 지친 친구들이 그러했다. 반면에 지금은 그런 친구들이 오히려 일을 찾거나 뭔가 하고 싶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나 역시 그러했다. 나는 코로나19가 시작된 겨울방학 동안 번아웃이 왔다. 공부라는 일의 결과가 나빠, 무력감에 자포자기하고 있던 시기였다. 이때 나는 2주를 누워서 지내다가 무언가 의미 있는 것을 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일하지 않는 사람은 일하고 싶어진다. 왜일까?

 

나는 일이 행복을 향한 몇 가지 목적이 연결된 하나의 행동 양식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목적들을 성취하기 위해 일은 필수적인 것 같다.

그리고 내가 생각한 일의 목적은 크게 가치 창조, 사회적 관계, 자아실현의 3가지이다. 각각의 목적에 대한 내 생각은 다음과 같다.

 

우선 일은 가치를 창조한다. 그래서 일은 대부분 수익을 만들지만, 학습과 같이 본인의 가치를 올리는 것도 이 시각에서 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일의 목적이 생존을 위한 수익이라면, 이는 죽지 않기 위해서노력하는 것이다. 안정을 보장할 수 없다면 죽음의 공포와 가까워져, 행복과는 거리가 멀다.

일하지 않으면 좋은가? 앞으로 자동화에 의해 기업이 임금을 지불할 필요 없이 돈을 벌기만 하고, 이에 소비자들에게 돈이 돌아가지 않는 특이점이 찾아와 보편 복지가 활성화된다는 견해가 많다. 생존을 위한 일의 필수성은 사라질 것이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더 나은 무언가를 위한 추가적인 소득을 원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개성을 원하고, 추가적인 소득과 소비가 그 역할을 할 수 있다. 일을 못 하게 하는 것은 좋지 않을 것이다.

 

또한 일은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게 하는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 최근의 외로움의 사회 문제화를 보면 알 수 있다. 사이비 종교가 어르신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이유가, 외롭고 심심한 어르신들을 모아 서로 교류하게 하고 일을 시키기 때문이라는 말이 있다. 이처럼 일은 최소한의 사회적 관계의 틀을 만들어낼 수 있다.

사회적 동물들에게 소속감은 매우 중요하다. 서로를 보호하는 집단이 없다는 것은 죽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외로움이 스트레스를 주는 이유이다.

일하지 않으면 좋은가? 일을 대체할 사회적 관계의 형태를 만들 수 있다면 굳이 일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가능할지는 의문이며, 불가능하다면 일하지 않는 건 행복과 멀어지는 길이 된다.

 

마지막으로 일은 자아실현을 돕는다. 내가 기술을 가지고 단련한다면 스스로 혹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모든 자아실현은 결국 가치를 형성하므로, 그 자체를 이라고 할 수도 있다.

다른 개체들에게 인정을 받는 것은 생존에 필수적이다. 사회적 동물들은 자원 배분의 효율성을 위해서 가치가 부족한 개체를 버리도록 진화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회가 포용적으로 바뀌었다고 해도, 나는 아직 생존 가치 입증의 경향이 남아있다고 본다.

일하지 않으면 좋은가? 자아실현 그 자체를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일하지 않는 건 절대로 좋지 않다. 하지만 단순히 수익만을 생각한다면, 수익 없는 자아실현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금전적 수요가 있다면 실제 수익이 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인지도나 인증이 사회적 인정을 통한 자아실현으로 충분히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자아실현은 가치의 형성을 수반하기 때문에 수익과 완전히 떼어놓을 수 없고, 반대로 수익 그 자체가 받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사회적 인정이라는 점도 고려한다면, 나는 일하지 않는 것이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나는 번아웃에 의해 무력하고 우울했던 저 시기를 일을 하며 극복했다. 글을 쓰고, 영상을 만들고, 대회를 나가고, 좋아하는 내용을 배웠다. 내 가치가 오르는 듯한 느낌에, 그리고 그 일을 통해 받은 여러 사회적 인정에 나는 행복을 느꼈다.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돈이라는 생존의 문제 너머에서도, 우리는 더 고차적인 행복을 위해서, 결국 하게 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