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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Science

[에세이] 2020 경암바이오유스캠프 후기

[2020 제 16회 경암바이오유스캠프 후기 공모전, 수상 : 없음]

2020.08.31

이 글은 필자가 2020년, 고등학교 2학년 때 작성한 글로, 글의 진행이 서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내용은 실제 경험과 참고 문헌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므로 신뢰하셔도 좋습니다.

 

올해 818일부터 19일까지, 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와 경암교육문화재단이 매년 주최하는 경암 바이오유스 캠프가 있었다. , 이 캠프에서는 저명한 생명과학 연구자분들이 많이 참가하셔서 강연을 해주신다고 했다. 나는 학교에서도 생명과학을 중점으로 수업을 선택하고, 교내 연구나 동아리, 추가 활동에서도 생명과학과 관련된 활동을 많이 진행하고 있을 정도로 생명과학에 관심이 굉장히 많았는데, 이렇게 생명과학에 관한 새로운 정보와 관점을 얻을 수 있는 완벽한 기회가 있다는 점을 알게 되어 바로 이 캠프를 신청하게 되었다. 이 글은 이 캠프에서 강연을 듣고 나서 적는 소감문이다.

강연은 이틀에 나누어 진행되었고, 첫째 날에는 식물과 의과학, 둘째 날에는 유전자 및 후생유전학, 그리고 신경과학을 주제로 하는 강연이 진행되었다. 각각의 분야에서 2~4명의 현직 연구자이신 대학 교수님들께서 그 분야의 중요하고 새로운 내용들에 대해, 고등학생의 수준에서 자세하고 친절하게 설명해주셨고, 그만큼 교수님들의 강연은 모두 어렵지 않으면서도 상당히 흥미로웠다. 정말 아쉬운 점은, 작년까지만 해도 오프라인에서 강의를 들을 수 있었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이를 온라인 유튜브 라이브 강의로 대체하게 되었다고 한다. 직접 강연에서 뵐 수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나에게는 엄청난 의미를 가지는, 새로운 생각을 정말 많이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준 강연이었다.

 

첫째 날의 식물 분야 강연은 세 분의 교수님께서 진행해주셨다. 가장 먼저 DGIST의 곽준명 교수님께서 모델 세포에 대한 주제로 강연을 진행해주셨다. 모델 세포란 어떠한 세포의 작용을 쉽게 알아보기 위해 이용하는 세포로, 교수님께서는 이 모델 세포의 예시를 교수님께서 연구하시는 식물 분야에서 몇 가지 들어주셨다. 가장 먼저 식물의 탈리현상에서의 세포 작용에 대해 설명해주셨는데, 탈리가 낙엽과 관련이 깊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은 있었지만 자세한 과정은 잘 모르고 있었다.

그런데, 이 탈리 현상이 일어나서 세포가 두 갈래로 나눠질 때, 떨어져 나가는 세포들만이 리그닌 세포벽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또한 이 구조가 없으면 세포가 정확히 나눠지지 않음을 보아, 이 구조가 세포벽 분해 효소를 물리적으로 가두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한다! 이는 깨끗하게 세포가 잘리지 않았을 때의 표면에서 나타날 수 있는 감염을 막는 작용으로 볼 수 있다고 한다.

나는 세포생물학을 좋아하는데, 특히 세포가 어떠한 작용을 할 때 나타나는 세부적인 과정에 대해 아주 흥미가 많다. 물리적이나 화학적 또는 기계적으로 연결된 것도 아닌데, 세포는 정확히 상황과 과정에 맞게 활동한다. 이러한 예시를 볼 때마다 나는 뭔가 40억년의 진화에 대해 다시금 체감하고 놀라곤 한다. 리그닌 세포벽을 이용한 효소의 저해는 쉽게 보면 단순해보이지만, 이러한 작용이 만들어졌을 과정의 우연과 선택을 생각하면 정말 감탄이 나온다! 특히 이렇게 물리적인 장벽을 이용하는 계산된 과정이 세포에 존재한다니, 정말 신기하지 아니할 수가 없다. 이러한 현상을 교수님께서 규명하시고, 무려 학술지 셀에 논문을 등재하셨다고 한다! 이러한 엄청난 발견이 우리나라에서 일어났다는 점이, 또 그 발견을 하신 분의 강의를 듣고 있다는 점이 엄청나게 벅차올랐다.

더 놀랐던 점은, 이러한 탈리 작용은 낙엽에서뿐만 아니라, 꽃잎이나 잎 팽창, 심지어는 종자 형성과 같은 다양한 작용에서도 일어나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 사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식물의 생존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점은 확실히 사람이 먹고 사는 것에 대해 아주 중요한 문제이고, 어릴 때 농사를 좋아했던 나는 이 점에 대해 늘 관심이 많았었기 때문에, 그 중요성이 확실하게 체감되었다.

이렇게 다양한 곳에서 일어나는 탈리 현상을 연구하시기 위해 교수님께서는 꽃잎세포를 탈리 현상의 모델 세포로 선정하셨다. 또한, 특히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에 의해, 위와 같은 이유로 매우 중요한 주제인 공변세포를 다른 하나의 주요 모델 세포로 언급해주셨고, 이를 마지막으로 강의를 끝맺으셨다. 생명과학 연구에서는 미생물 또는 동물세포 쪽에 관심이 있었는데, 식물세포를 이용한 세포 단위의 실험 과정과 그 중요성을 처음으로 깨달은, 매우 뜻깊은 시간이었다.

 

그 다음으로 서울대학교의 서필준 교수님께서 식물 재생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해주셨다. 우리 인간과 같은 동물은 상처가 나면 혈병이 생기고, 완벽하지는 않지만 다시 재생될 수 있다. 이는 우리가 경험적으로 아주 잘 알고 있다. , 언젠가 과학시간에 보았던 영상에서는 플라나리아 같은 단순한 동물은 몸이 많이 잘려도 다시 회복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식물상처를 입고, 이를 다시 재생한다는 생각은 정말 거의 떠올려 본 기억이 없다. 그만큼 주제 자체가 굉장히 새롭게 느껴졌다. 게다가 그 내용은 훨씬 더 놀라웠다.

식물은 상처가 나면 그 부분을 회복한다. 이는 굉장히 큰 범위에서도 성립한다. 뿌리만 남은 식물은 줄기와 잎을 회복하려 하고, 잎만 남은 식물은 뿌리를 회복하려 한다. 물론 이것도 식물의 형태나 종류에 따라 세세한 부분은 조금씩 다르겠지만, 나무 밑동의 새싹이나 다육식물 잎 심기 등 식물의 상처 회복 역시 우리가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당연히 이것은 재생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지만, 상상도 못 했던 점이라서 나는 이 부분에서 매우 놀랐다.

교수님께서는 이제 이러한 상처가 식물에게 생겼을 때, 식물이 이러한 점을 인식하고, 상처 부위 또는 식물 전체에 대해 대사의 변화(성장 저해 및 상처 부위 회복 등. 이것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식물은 자연 선택에서 도태되었을 것이다.)를 주는 그러한 과정에 대해 연구된 내용을 알려주셨다. 비록 식물에게는 신경이 존재하지 않지만, 신경세포가 탈분극을 이용하여 신호를 전달하는 것과 매우 비슷하게, 전압개폐성 칼슘 이온 통로에 의해 식물의 전신에 신호를 전달한다고 한다. 이 신호는 부서진 세포에서 나온 글루탐산이 다른 세포의 세포막에 있는 글루탐산 수용체를 활성화하고, 이 수용체의 신호 전달 과정에서 칼슘 이온 통로가 열리면서 시작되며, 이러한 칼슘 이온 농도의 변화가 다른 세포들의 자스민산을 활성화하여 옥신의 합성을 유도하게 되어 재생이 일어난다고 하였다.

일단 나는 식물에 상처가 났을 때, 그 상처에 대한 신호 전달 과정이 있으리라는 추론에 굉장히 놀랐다. 한참 생각해보면 납득이 가는 사실이지만, 처음에는 어떻게 하면 나도 이런 아이디어를 낼 수 있을까 궁금할 정도로 굉장히 놀라웠다. 경험에 의한 관점의 성장을 통해서라면 나도 가능할까? 또한 위에서 말했듯이, 나는 이러한 세포의 작용 과정이 매우 신기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렇게 식물이 탈분극을 이용하여 신호전달을 하는 과정도 매우 신기했다! 말 그대로 신경세포와 (거의)똑같은 원리를 이용한 신호전달 방식이다. 이러한 신호의 시작과 끝의 정교한 설계도 매우 흥미로웠다. 물론 잎을 발현할지, 뿌리를 발현할지는 더 많은 신호전달 과정이 연관되어있을 것이다. 상처가 나고 나서 뿌리가 근원인 물질의 농도가 내려갔다면 뿌리의 발현이 일어나듯이 말이다. 앞에서 설명한 옥신의 경우는 뿌리의 재생에 관하여 설명하셨기 때문에 잎의 재생에서는 관련이 없을 수도 있고(아마 관련이 있을 것이다. 뿌리세포와 잎 세포에게 옥신 생성이라는 주요 과정에 대한 차이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옥신의 작용도 세포 성장 외에 자세히는 모르기 때문에, 이러한 과정도 언젠가 알아보고 싶다.

정말 놀라웠던 것은, 뿌리 재생이 일어나는 조직에 옥신을 과량으로 처리하는 경우 캘러스라는 뿌리줄기세포 덩어리가 생긴다는 점이다! 전혀 모르고 있던 사실이었는데, 이러한 것이 존재한다는 사실과 그것의 상당히 비상식적인 형태에 굉장히 놀랐다. 게다가 캘러스는 어떤 식물의 복제나 그 유래 물질의 증폭과 같은 부분에 100여 년 전부터 이용되고 있었다고 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작년에 내가 학교에서 친구와 함께 연구한 내용에서, 삼색제비꽃 추출물 속의 단백질 하나를 이용한 친환경 농약에 관한 내용이 있는데, 캘러스를 이용했다면 훨씬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잠깐 든다. 이러한 방식의 배양도 있다는 점에서 정말 굉장히 놀랐다!

이렇게 식물에서 나타나는 신기한 상처 신호 전달 과정, 그리고 그것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현상들을 배우게 되었고, 이 덕분에 정말 새로운 관점을 얻게 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앞의 강연부터 이어서 식물 연구에 대한 굉장한 새 정보들을 접하게 되었고, 그 때문에 잘 접할 기회가 없었던 식물학이라는 분야에 대해 감탄을 멈출 수가 없었다. 매우 뜻깊은 시간이었다.

 

다음으로는 식물 분야 강연 마지막으로, 국립산림과학원에 계시는 심동환 박사님께서 나무 DNA 연구에 대해 강연을 진행해주셨다. 박사님께서는 국내 소나무의 DNA SNP 데이터를 연구하시고, 이를 바탕으로 SNP 칩을 만드셨다고 한다. SNP는 단일염기다형성으로, 염기 하나 차이에 의해 나타나는 대립유전자와 같은 것이다(설명이 대부분 애매하여 내가 이해한 것은 이와 같다). 이러한 차이에 의해 표현형이 변화할 수 있고, 박사님께서는 이러한 표현형에 대한 각각의 SNP를 찾아내는 연구를 진행하셨다고 한다.

주요 SNP, 표현형에 대한 SNP를 찾아내는 것은 아마 그 유전자의 전사 과정을 직접 하나하나 탐구하는 것이 아니라면 통계적으로 비교하는 것이 가장 빠를 것이다. 하지만 나무를 몇 백 몇 천 그루 직접 분석하는 것은 경험이 없는 내가 느끼기에도 굉장히 힘든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와중에 굉장히 놀랐던 것은, 각 나무의 표현형의 경우 드론 영상을 이용하여 숲 하나를 통째로 3D 모델링을 하고, 이를 이용하여 직접 측정하지 않고 그 나무의 표현형을 알아내셨다는 것이다. 이렇게 박사님께서는 이 데이터를 실제 SNP들의 값과 비교하고, 표현형을 가지는 SNP를 찾아내셨다.

내가 학교에서 선택해서 공부하는 이과 과목 중에, 일종의 부전공이라는 느낌으로 생명과학 다음으로 듣고 있는 과목은 정보과학이다. 이러한 드론 영상을 분석하여 3D 모델링을 진행하는 것도 정보과학의 일종일 것이다. 물론 직접 소프트웨어를 개발하지 않으셨을 수도 있지만, 이러한 방식으로 정보과학을 연구에 응용하는 것은 처음 보았다! 늘 정보과학을 배우면서 하나의 일 잘하는 조수를 이용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러한 방식의 이용을 보니 상당히 새롭고 놀라웠다.

이를 통해 박사님께서는 엄선된 약 5만여 개의 SNP 데이터를 바탕으로 하는 SNP칩을 개발하셨고, 지금은 이러한 SNP들과 각각의 유전 관계를 알아보고 계신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세포생물학과 함께 분자생물학과 생물정보학에도 관심이 많기 때문에, 이렇게 DNA 유전 정보를 직접 이용하는 것도 굉장히 신기하게 느껴진다. 또한, SNP의 이야기는 들어봤지만 SNP칩이 무엇인지를 전혀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 흥미로웠다. 게다가 분자생물학에서 중요한 생물정보학도 일종의 정보과학이라는 생각 때문에 더욱 관심이 있고, 앞으로 꼭 연구해보고 싶은 주제 중 하나이기 때문에, 이러한 연구 과정이 굉장히 흥미롭게 느껴졌다. 내가 상당히 관심이 있는 주제들과 접점이 많은 실제 연구 사례를 볼 수 있어서 굉장히 뜻깊은 시간이었던 것 같다.

 

첫째 날의 2, 의과학 분야의 강의는 네 분의 교수님께서 진행해주셨다. 가장 먼저 연세대학교 고혁완 교수님께서 섬모에 대해 강연을 진행해주셨다. 시작부터 놀랐던 점은, 기관지나 소장벽에 섬모가 있다는 이야기는 들어봤지만, 모든 세포에 하나의 세포소기관으로 섬모가 존재한다는 것이 굉장히 놀라웠다. 흔한 이미지를 생각해보면 세포는 그냥 둥글거나 아메바처럼 조금 비정형인 것일 텐데, 사실 대부분의 세포가 세포막 바깥으로 작은(아마 매우 얇고 작은... 광학현미경으로는 잘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잘 알려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꼬리가 있는 형태라는 사실은 매우 충격적이었다.

게다가, 이러한 섬모는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가진다고 하셨다! 이러한 섬모가 장애를 가질 때, 특히 운동성 섬모의 경우는 장애를 가지면 기관지벽의 점막이 바깥으로 움직이지 않아 호흡기장애를 가질 수 있고, 뇌실막세포의 운동성 섬모가 뇌척수액을 순환시키지 못해 수두증을 가질 수 있으며, 특히 저번에 시험범위로 나왔던 내장역위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고 한다(좌우축의 형성은 운동성 섬모가 만들어내는 유체의 흐름에 의해서 일어난다고 한다). 또한 비운동성 섬모의 경우 장애를 가지면 신경줄기세포 및 신경세포의 활성화 및 생성 등에 영향을 주고, 비만 또는 무취증을 일으키기도 한다고 한다.

이러한 섬모 하나의 문제만으로 생기는 다양한 문제점을 보았을 때, 섬모는 전신의 세포에 전반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 아이디어는 뭔가 고정된 관념을 깨부순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새롭고 놀라웠다. 지금까지 보이지 않았던 섬모라는 세포소기관의 중요성이 이렇게 최근에 들어서야 많이 연구되고 있다는 사실이 굉장히 흥미롭다! , 섬모는 다른 진핵세포들이나 원핵세포마저 가지고 있다는 점을 보아, 진화적으로도 굉장히 과거에 나타난 기관이며, 이것이 세월을 걸쳐 각각의 기능을 가지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앞에서 말했던, 진화에 의한 복잡한 세포의 대사 과정의 일종이라는 관점에서, 섬모의 기능도 굉장히 놀랍다! 보통 생물은 화학적인 자극에 민감하다는 생각이 많은데, 이 경우 섬모는 그 구조에 의한 표면적 증가 혹은 그 자체로 물리적인 자극을 생성하고 반응을 유도한다는 점은 상당히 어색하고 새로운 만큼 흥미로웠다.

이렇게 상당히 새로운 정보와 관점을 배울 수 있었다. 의과학 분야라면 수술이나 장기 이식 같은 그런 내용이 나올 것 같았고, 개인적으로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관심이 별로 없어서 걱정했지만, 이러한 내용은 너무나도 재밌었고,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다음으로는 서울대학교의 성제경 교수님께서 마우스 모델을 이용한 유전자 연구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해주셨다. HGP(인간 게놈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나서도 많은(절반 정도) 유전자의 기능이 알려지지 않았고, 이를 이해하기 위해 마우스를 이용한다고 한다. 특히 교수님께서는 이러한 개개인의 유전자의 차이가 각기 다른 원인에 의한 하나의 유사한 증상을 만들 수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각 개인의 유전자를 알아내고, 이를 읽어내어 원인을 알아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또한, 이러한 맞춤 치료를 위해서는 유전자를 알아낸 다음 읽을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인류가 가진 유전자의 기능을 알아낼 필요가 있다고 설명하셨다.

나는 HGP가 완성되고 나서 인류가 인류 세포 내의 단백질들을 모두 알아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mRNA의 편집과 폴리펩타이드의 3, 4차 구조 등의 경우와 그 역할 등은 아직 잘 알아내지 못했다고 하며, 이 값이 절반을 넘는다는 점에 굉장히 놀랐다. 또한 언급하였듯이 나는 분자생물학과 생물정보학에 관심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인류가 아직 이 유전자들마저 완벽히 이해하지 못했다는 점이 너무 흥미로웠다.

이러한 유전자들의 기능을 알아내기 위해 이용하는 방법은 직접 그 유전자에 돌연변이를 만드는 것이다. 물론 사람에 대해 할 수는 없으니 다른 실험동물, 특히 마우스를 이용한다고 한다. 같은 포유류인 이상 인류와 마우스 사이에는 일치하는 유전자가 상당히 많이 존재할 것이고, 이를 이용하여 마우스에서의 표현형을 관찰하여 연구한다고 한다. 조금 놀라웠던 점은, 마우스의 유전자를 원하는 대로 편집한 뒤, 그 유전자를 가지는 마우스의 수정란을 만들어 태어나게 만드는 기술을 개발한 분들은 노벨상을 받았다는 점이다.

앞에서 소나무 유전자의 표현형을 연구하신 교수님의 상황처럼, 이 역시 상당한 양의 데이터를 필요로 할 것이다. 한 사람이 실험을 진행한다면, 어쩌면 몇 백만 년의 시간이 필요할 지도 모른다. 놀라운 점은 이러한 목표를 가지고 연구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는 것이다. 교수님께서는 이러한 마우스 표현형의 데이터베이스를 가지는 기관이 있다는 사실을 말씀하시면서, 국내의 국가마우스표현형분석사업단과 IMPC(the International Mouse Phenotyping Consortium)를 소개해주셨다. 또한 표현형 연구 자체도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진행한다는 점을 보여주셨다. 이 또한 또 다른 정보과학의 이용 사례가 아닐까?

생각보다 유전자가 암호화하는 단백질, 그리고 그 과정을 알아내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아마 생명과학을 배우면서 유전자의 내용을 처음 배우는 나 같은 친구들이라면 이러한 연구는 매우 쉬울 것이라는 환상을 가지게 되는 것 같다. 이것이 어렵기 때문에 직접 표현형을 관찰하여 진행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아마 대부분의 경우 유전자의 표현형을 먼저 알고 나서 그 단백질과 과정을 알아내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마우스를 이용한 유전자 분석이라는 분야도 이 강연을 듣기 전까지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이렇게 다시 새로운 것을 배워가는 기회가 되었기 때문에 매우 뜻깊은 시간이었던 것 같다.

 

그 다음으로는 GIST의 유영준 교수님께서 유비퀴틴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해주셨다. 유비퀴틴이라는 이름은 전에는 거의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서 강연 시간표를 봤을 때부터 뭔가 조금 흥미가 돋았었던 기억이 있다. 알고 보니 유비퀴틴은 세포생물학에서 굉장히 중요한 요소였다!

유비퀴틴은 76개의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진 작은 단백질이며, 이 단백질은 매우 큰 역할을 가진다. 유비퀴틴이 붙은 단백질은 프로테아솜에서 아미노산으로 다시 분해되게 되며, 이러한 이유 때문에 유비퀴틴은 3차 구조에 문제가 있는 단백질이나 아미노산이 부족할 때 필요 없는 단백질의 단백질분해(UPP), 또는 세포소기관의 자가포식(ALP)에서 중요한 역할을 가진다고 한다. 그 외에도 유비퀴틴이 연달아 결합되거나, 가지치기 식으로 결합되는 등 다양한 특징을 가지고, 이러한 부분에 대해 최근에 매우 활발히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무려 상대 단백질의 분해에 영향을 주는 단백질이라니, 이는 분명 엄청나게 굉장한 역할을 가지는 단백질이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특수한 상황에 대해서 전사인자가 발현되었을 때 생성된 수많은 단백질들을 다시 원래 상태로 돌리기 위한 경우라거나, 세포에 치명적인 효소나 단백질이 잘못 생성되었을 때 등 분명 이 단백질은 굉장한 의미를 가질 것이다. 게다가 효모에서부터 인류에까지(어쩌면 식물계에도 관련이 있지 않을까?), 진화적으로 정말 잘 보존된 단백질이라 하니 그 의미가 더욱 클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 다음이다. 교수님께서는 유비퀴틴의 이러한 특징을 보았을 때, 이것이 정상적인 프로테옴의 구조와 활성을 유지해주는 하나의 청소부 역할을 해주며, 이 유비퀴틴이 문제가 생기는 경우나 프로테옴의 문제 발생 속도가 유비퀴틴이 따라가지 못 할 정도가 되면 신체에 문제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렇기 때문에 유비퀴틴의 활성과 발현을 조절하면 그런 문제들을, 노화와 같은 것을 막아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표현하셨다. 이 아이디어는 정말 충격적이었다! 세포 단위에서의 항상성이 개체 단위에서의 건강과 직결될 수 있다는 점이 제일 흥미롭고 새롭게 느껴졌다. 조금의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이 명제의 대우가 성립하기 때문에 오히려 확실히 이해와 납득이 되었으며, 머지않아 유비퀴틴 경로에 연관된 신약이 나오는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든다.

유비퀴틴에 관해서는 최근에도 굉장히 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인류는 생명의 구조에 대해 한 발 더 알아가게 된 것 같다. , 이렇게 최근에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따끈따끈한 주제에 대해서 강연을 듣고 새로운 정보와 관점을 배워갈 수 있었기 때문에 굉장히 의미 있는 시간이라고 느꼈다.

 

의과학 분야의 마지막으로, 인제대학교의 한진 교수님께서 운동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해주셨다. 많은 강연들과는 다르게 주제 자체가 그렇게 깊은 생명과학의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 않아서, 강연 주제를 처음 보았을 때는 조금 놀랐던 기억이 있다. , 강의 자체도 미토콘드리아와 같은 부분에 대한 설명을 굉장히 풀어서 진행해주셨고, 다른 분들의 강연과 분위기가 달라서 놀랐지만 그 덕분에 모든 내용에 대한 이해만큼은 확실하게 되었다.

하지만 몇 가지 반전이 있었다. 일단 주제부터가 꽤 흥미로운 내용이다. 운동을 하면 사람이 건강해지는 이유, 심장병을 잘 앓지 않게 되고, 면역 기능이 향상되고, 뇌의 활동이 활발해지는 등의 복합적인 작용이 일어나는 이유가 바로 강연의 주제였으며, 내가 큰 관심을 가지는 세포의 복합적 작용의 내용이 들어있기 때문에 굉장한 흥미를 느꼈다. 하지만 나는 이 강의를 듣기 전까지, 이렇게 다양한 과정은 아마 각각의 과정은 있지만 잘 알려져 있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정말 놀라웠던 것은, 이 각각의 과정 모두가 알려져 있었다는 것이다. 세포에서 에너지의 빠른 소모 저장 장치로 사용되는 것이 ATP인데, ATPADP를 거친 후에도 에너지가 방출되어 AMP가 되는 일이 잦아지면, 그것이 바로 운동을 진행할 때처럼 에너지의 소모가 많을 때라고 볼 수 있다. 놀라운 점은, AMP에 의해 활성화되는 단백질, AMPK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 단백질에 의해 AMP의 양이 많을 때 어느 신호전달 경로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 그리고 이 신호전달경로에 의해 미토콘드리아의 활성이 증가하고, 이것이 심장병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엑소좀에 의해 miRNA와 단백질이 순환계로 방출되어, 이러한 신호를 온 몸의 장기에 보낼 수 있고, 이에 의해 다른 장기에서도 운동의 신호가 전달될 수 있다고 한다.

AMP의 존재는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다양한 과정에까지, 특히 운동에 대한 세포 단위에서의 반응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줄은 전혀 몰랐다! 에너지를 전달하는 역할인줄만 알았던 분자가 이러한 세포내 신호전달 과정에까지 연관이 있다니, 진화의 과정에서 생겼을 새로운 대사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이것은 매우 흥미롭지 않을 수가 없다.

내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강연의 앞부분에서 느낀 것과 달리 이러한 과정을 설명해주실 때는 교수님께서 상당히 심도 있는 내용을 다뤄주셨다. 게다가 이 내용도 정말 친절히 설명해주신 덕분에 이해만큼은 정말 완벽하게 되었다. 이후에 알게 된 내용이지만, 전자전달 역할을 가지는 NAD+ 분자 역시 AMP처럼 신호전달 경로를 가지고, 두 경로 모두 노화의 저해에까지 영향을 준다고 한다. 이 강연을 통해 얻은 관점 덕분에, 세포의 대사 및 신호전달 경로의 복잡성에 대해 한 차원 더 높게 생각하게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몇 년 만에 나도 운동을 좀 해야겠다라는 생각까지 들었으니, 정말 큰 의미를 가지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둘째 날의 신경과학 분야 강연은 두 분의 교수님께서 참여해주셨다. 첫 번째로, DGIST의 김은경 교수님께서 식욕 조절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해주셨다. 식욕 조절이라는 주제 자체는 조금 생소하게 느껴졌는데, 최근에 흔히 발생하는 비만 인구 급증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매우 중요한 내용이라고 하셨다. 사실 나는 (딱히 크게 아픈 건 아니지만)소화가 잘 되지 않아서인지 굉장히 마른 체형을 가지고 있고, 친척들 중에서도 비만인 사람은 없어서 딱히 비만 문제에 대해 체감이 되지는 않았었다. 하지만, 교수님께서 보여주신 자료를 보고, 확실히 비만이라는 것도 현대 사회에서 굉장히 큰 문제로 떠오른다는 사실을 새로이 깨닫게 되었다. 특히 비만 그 자체뿐만이 아니라, 비만에 의한 합병증 역시 굉장히 큰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확실히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 ‘성인병이라고 하는 몇 가지의 병들은 비만 환자에게 더욱 쉽게 나타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다. 무려 WHO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하니, 이 문제가 굉장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체감할 수 있었다.

교수님께서는 이 문제에 대한 원인이자 해결 방법으로, 식욕의 조절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지목했다. 대표적인 예시로, Leptin이라는 유전자가 결핍된 마우스는 비만이 된다고 한다. 유전자 단 하나가 비만이라는 복합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세포 단위에서 어떤 작용이 일어나는지를 생각해보면 이해하기가 굉장히 어려웠다. 지방세포의 지방 저장을 활성화하고 분비를 저해하는 걸까? 아니면 위의 신축성을 좀 더 좋게 하여 많이 먹을 수 있게 하는 걸까? 알고 보니 Leptin 유전자가 암호화하는 단백질은 단순히 식욕 억제호르몬의 역할을 가진다고 한다.

세포 단위에서 일어나는 변화로 이를 설명하자면, 놀랍게도 Leptin의 단백질은 지방세포에서 분비되어 시상하부 세포의 수용체에 작용하는 신호 분자이다. 이전 시험범위에서 소화 과정에서의 호르몬 중에 그렐린과 CCK 등의 식욕을 조절하는 호르몬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배운 적이 있는데, 이들처럼 Leptin의 단백질은 지방이 많이 축적되었을 때 식욕을 줄이는 역할을 하는 호르몬이라고 한다. 또한, 주로 인간에게는 Leptin 유전자의 돌연변이나 발현 감소가 아니라 Leptin 저항성, Leptin 수용체의 활성 감소에 의해 비만이 나타난다고 한다.

교수님께서는 이외에도 알려진 식욕 조절 기작이 매우 복잡하고 많다는 점을 설명해주셨다. 분명 이러한 기작들을 이해한 다음 응용한다면, 유전적 원인에 의한 비만과 같은 질병을 언젠가는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호르몬과 신경의 신호전달 과정이 연계되는 방식과 그것을 연구하는 방법을 엿볼 수 있었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어 뜻깊은 시간을 보낸 것 같다.

 

그 다음으로는 고려대학교의 조용철 교수님께서 신경세포의 재생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해주셨다. 뉴런은 어릴 때를 제외하면 평생 재생이 되지 않는다는 점은 아는 사람은 다들 알고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나 역시 수업시간에 이를 깨닫고 나서 큰 충격을 받았다. 그런데, 이번 주제는 바로 이 신경세포의 재생이다. 신경세포가 사실 재생이 가능한 걸까?

교수님께서는 조금 다른 접근법으로 이를 설명해주셨다. 먼저 신경세포가 어떻게 퇴화되는지를 보면, 일단 축삭이 끊어지는 동시에 미토콘드리아의 움직임이 멈추는 등 뉴런의 활성이 정지되고, 이후 축삭이 퇴행된 후 신경세포체가 사망하여 뉴런이 퇴화된다. 이를 통해 보통 뉴런이 퇴화되는 이유는 축삭에 대한 피해라고 말할 수 있으며, 축삭에 대한 피해 자체가 뉴런의 퇴화를 의미하지는 않기 때문에, 이 과정을 저해한다면 뉴런의 퇴화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놀라운 점은, 중추신경과 말초신경 각각의 축삭은 재생 과정에 대해 차이를 가진다는 점이었다. 말초신경은 그렇지 않지만, 중추신경은 재생과정을 방해하는 요소가 몇 가지 존재하기 때문에 축삭의 복구에 실패하는 경우가 우세하다고 한다. 또한 이러한 부분에 대해 작용하는 유전자와 그 연계 과정들은 매우 복잡하다는 점을 보여주셨다.

일단 저 중추신경 축삭의 회복을 방해하는 요소의 중화제가 있다면 이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이외에도 줄기세포 기반 등의 생물학적 방법, 또는 아예 공학적인 접근 역시 존재한다고 한다. 이러한 방법들을 통해 중추신경 축삭의 손상을 복구하는 방법을 찾고 있지만, 아직 명쾌한 치료제나 임상 실험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이렇게나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데, 아직도 정답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은 정말 놀라웠다!

중추신경의 축삭 손상을 복구하는 방법을 알아낼 수 있다면, 직접적인 외상과 함께 다양한 퇴행성 질환의 발병 속도를 늦추거나 치료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의해 이 분야는 충분한 가치를 가지기 때문에 아직도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현대 사회에서의 퇴행성 질환의 문제는 많이 알려져 있는 만큼, 이런 분야에 조금은 관심이 있었는데, 이것이 축삭의 재생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과 이러한 관점을 처음으로 얻게 되었다. 또한, 이렇게 많은 연구 결과가 나왔음에도 아직 마땅한 치료약이 개발되지 않았다는 점은 상당히 흥미롭다. 이렇게 새로운 것을 많이 배워갈 수 있었던, 굉장히 뜻깊은 시간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두 번째 분야, 유전자 및 후생유전학 분야에 대해서는 세 분의 교수님께서 강연에 참여해주셨다. 첫 번째로, POSTECH의 노태영 교수님께서 후성유전학의 이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해주셨다. 후성유전학이라는 단어는 어디선가 들어본 적은 있지만,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다. 후성유전학은 같은 DNA를 가지면서도 서로 다른 세포와 특성을 가지게 되는 이유, 즉 유전자의 발현 차이의 원인에 대한 내용이다. 즉 세포의 운명을 결정하는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차이는 개체 내에서뿐만 아니라, 같은 유전자를 가진 개체끼리 다른 환경에 놓였을 때에도 나타난다. 후성유전은 후천적인, 환경적인 요인에 의해서도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후성유전학의 원인은 DNA의 메틸화, 히스톤의 변화 등에 의해 나타나는 크로마틴 구조 등이 있으며, 이를 통해 세포는 그 세포의 종류에 따라 발현되는 유전자의 종류를 조절할 수 있게 된다. 깊게 생각해보면 굉장히 신기한 부분이 있다! 우리는 자신의 키나 몸무게가 유전적인 요인뿐만이 아니라, 환경적인 요인이 함께 들어간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물론 이런 전체적인 표현형은 몇 개의 유전자가 엄청나게 복합적인 작용을 하지만, 이 역시 환경에 의해 변할 수 있다. 하지만, 환경의 영향이 세포 단위에 이뤄지는지, 그 과정이 어떠한지에 대해서는 한 번도 의심해 본 적이 없다!

환경적인 요인이 대사 과정에 바로 영향을 주는 것만이 아니라면, 어쩌면 그러한 과정이 이러한 후성유전학에, 어느 유전자의 크로마틴 구조에 대한 변화에 있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그런 변화, 후성유전이 일어난 세포가 증식을 할 때, 그 후성유전은 두 딸세포에게 모두 보존되는 것일까? 전능성이 없는 줄기세포가 두 줄기세포로 분열하는 모습을 잠깐 생각해보면 그럴 것 같기도 하다. 아니, 어쩌면 각질형성세포와 같은 줄기세포가 두 세포로 분열할 때, 한 세포만 각질세포와 같이 줄기세포가 아닌 세포가 되는 경우와 같이 보존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각질형성세포들이 모두 각질세포로 변하는 경우를 들어봤으니 이 경우는 없는 것 같다. 그렇다면, 이러한 후성유전의 과정과 그 효과를 모두 알아낸다면, 우리는 세포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고, 어쩌면 이런 과정에 연관되어있는 질병을 해결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외에도 교수님께서는 HGPPost-Genome 등 후성유전학이 등장하고 발달하게 된 그 과정들과, 후성유전에 의한 유전자 발현의 차이 등을 자세히 설명해주셨다. 특히 교수님의 유전자가 가사라면, 세포는 작곡가이다라는 표현은 정말 인상이 깊었다. 이러한 재미있는 설명을 들으면서, 위처럼 정말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고, 이를 통해 다시금 새로운 관점을 얻은 것 같다. 교수님 덕분에 정말 나에게는 의미가 깊은 시간이 되었다.

 

그 다음으로, 강원대학교 이정신 교수님께서 생명과학 연구의 모델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해주셨다. 전날에 들었던 첫 강의에서도 모델 세포에 관한 내용이 있었는데, 이번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내용은 개체 단위의 모델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보여주신 내용은 노벨 모델생물이었는데, 이는 노벨상 수상 연구들에 많이 사용된 다섯 개의 모델 생물이었다. 각 노벨 모델 생물은 기억과 같은 신경계 연구의 바다달팽이, 발생 과정을 포함한 세포 연구의 예쁜꼬마선충, 텔로미어 연구의 섬모충, 면역 반응 등의 초파리, 그리고 소포 수송 과정에서의 출아효모이다. 특히 출아효모의 경우, 무려 분자생물학 분야에서 가장 많이 연구된 진핵생물이라고 한다! 교수님께서도 이 출아효모를 이용하여 후생유전학 연구를 진행하셨다고 한다. 의외로 마우스가 여기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에 조금 놀랐다. 아마 포유류 연구에서는 확실히 많이 쓰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영장류 연구로 좁힌다면 아마 원숭이밖에 없는 건가 싶기도 하다. 추가로 알아보니 처음에 모델 세포를 이야기하신 교수님께서 사용하신 애기장대가 식물 분야에서는 굉장히 많이 이용되는 모델 생물이라고 한다!

확실히 실험용 생물을 생각하면, 이전에 멘델의 실험을 배울 때도 언급된 적 있듯이, 연구하고자 하는 분야에서 가장 실험이 쉬운 생물을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나는 그렇게 넓은 범위에서 실험 생물을 선택해 본 적은 없지만, 그런 일이 생긴다면 아마 열심히 찾아보고 선택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굉장히 놀랐던 것은, 이렇게 많은 과학자들이 선택한 연구 생물이 결국 분야 당 하나로 수렴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다시 표준이 되어, 연구자들은 아마 분야를 결정하고 나면 그 분야에서 많이 이용된 실험 생물을 의심 없이 쉽게 고를 것이다. 나 또한 그렇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니, 뭔가 흥미로웠다!

이전에 어느 단백질을 위키백과에서 찾아본 적이 있는데, Gene position이라는 창에서 그 단백질이 있는 유전자의 위치를 표시해주었던 기억이 있다. 놀라웠던 점은, 그것이 사람의 유전자에 대해서도 있었지만, 마우스에 대해서도 유전자의 위치를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그때는, 왜 이 동물에 대해서만 이런 것을 알려주는 걸까, 다른 동물에 대해서는 잘 연구가 되지 않아도 괜찮은 걸까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아마 다른 어떠한 동물에 대해서 꼭 필요한 경우가 있었다면 연구가 이미 되어있거나, 아니면 그러한 경우를 처음으로 찾게 된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고, 확실히 굳이 다른 동물을 쓸 일이 많이 없다는 사실을 이 강의를 통해 깨닫게 되었다. 매우 흥미롭다!

교수님께서는 인간 MLL 유전자의 전위가 어째서 급성 백혈병을 일으키는지를 알아내기 위해서 이에 해당하는 유전자를 출아효모에서 찾으셨고, 그 유전자의 단백질의 역할이 단백질 복합체(COMPASS)와 함께 어떤 히스톤의 메틸화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알아내셨다. 이러한 구조 변화는 앞에서 보았던 후성유전의 일종으로 볼 수 있을 것이며, 아마 유전자의 전위에 의해 그러한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급성 백혈병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자세한 내용을 모르는 나에게도 뭔가 이는 굉장한 발견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이러한 유전자들의 얽힘이 많이 존재하고 있을 것이다!

그 와중에 상당히 신기했던 것은, 인간의 MLL 유전자가 효모에도 존재한다는 점이다! 처음엔 어떻게 백혈병연관 유전자가 효모에도 있을까 생각했는데, 생존에 필수적인 유전자와 같이 과거부터 있었던 유전자는 많은 종의 유전자가 암호화하고 있는 만큼, 진화적으로 의미가 깊은 유전자일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이 유전자는 물론 특정 히스톤에 대한 변화라는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므로, ‘백혈병관련이라고 말하기도 아마 애매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과정이 세포 내에서 얽혀 있다는 점이, 그리고 이러한 연구가 이렇게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 굉장히 흥미롭고 신기하다! 이렇게 새로운 것을 많이 배워간 만큼,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POSTECH의 황철상 교수님께서 세포 속에서 일어나는 단백질의 분해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해주셨다. 앞의 유비퀴틴 강연에서 들었던 내용처럼, 세포 내의 단백질은 끊임없이 필요에 따라 생산되고 분해된다. 교수님께서는 이러한 과정이 밝혀진 과정, 그리고 그 다양한 과정들을 설명해주셨다. 사실 처음에는 단백질이 한 번 생성되면 거의 영구적으로 이용된다고 생각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동위원소 표지 단백질 먹이를 통해 단백질의 생분해가 끊임없이 이뤄진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그 과정으로 가장 먼저 리소좀의 발견과 함께 자가포식 과정이 알려졌다고 한다(그리고 이건 무려 노벨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하지만 리소좀이 없어도 단백질은 분해될 수 있었고, 이러한 리소좀 비의존성 단백질 분해 과정을 연구한 결과, 이 과정이 유비퀴틴과 프로테아솜을 이용하는 과정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한다(그리고 이것도 무려 노벨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이 모든 것이 굉장한 생물학적 도약이었던 것이다!). 유비퀴틴은 앞에서 교수님께서 발표하셨던 내용인데다, 그것과 정확히 맞물리는 설명을 듣게 되어 이러한 시간적인 과정이 확실하게 이해가 되었고, 그래서 그런지 이러한 단백질 분해 과정들이 굉장히 흥미롭게 느껴졌다!

정말 놀랐던 부분은, 유비퀴틴이 80% 이상의 단백질 분해를 맡을 정도로 중요하다는 사실과, 위에서 보았던 유비퀴틴 경로를 이용한 신약이 실제로 개발되어있었다는 것이다! Velcade라는 프로테아솜 저해제가 다발성골수종에서 아폽토시스 신호가 분해되는 것을 막아 다발성골수종의 치료제로 쓰인다거나, 혹은 PROTAC이라는 약물을 통해 질병 단백질과 E3 효소를 연결하여 유비퀴틴화를 유도하는 등의 UPP 경로 내의 다양한 과정을 대상으로 약물이 개발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이러한 유비퀴틴화가 일어나기 전에, 제거되어야 할, 유비퀴틴화가 일어나야 할 단백질을 표지하는 단백질 분해신호(Degron)’라는 것이 존재한다고 한다. 이러한 과정 중에, 교수님께서는 폴리펩타이드의 N-말단에 대한 아세틸화가 있다는 점을 밝혀내셨다고 한다! 또한 이 N-말단에 있는 아미노산에 따라 이것이 달라진다고 하는데, 13개의 무거운 아미노산이 N-말단에 있을 때 이것이 분해 신호(N-degron)가 된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었고, 뿐만 아니라 메싸이오닌이 포밀메싸이오닌으로 변화되거나, N-말단 메싸이오닌 다음에 특정 소수성 아미노산이 오는 경우도 단백질 분해신호가 된다는 사실까지 교수님께서 함께 밝혀내셨다고 한다! 이를 통해 모든 아미노산 N-말단이 분해신호로 바뀔 수 있는 것이다!

계속 말해왔듯이, 나는 이러한 세포 내에서의 알려진 복잡한 대사 및 신호 전달 과정에 관심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밝혀진 단백질 분해신호들이 얼마나 큰 의미를 가지는지가 느껴지는 것 같다. 확실히 UPP 경로 이전에 이 분해신호와 연관된 무언가를 조절할 수 있다면 이 또한 의미 있는 변화를, 어쩌면 질병 치료와 같은 상황을 가져올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그리고 재미있는 궁금증이 하나 생겼는데, N-말단과 C-말단을 결합하는 사이클릭 단백질들은 과연 어떻게 분해되는지, 분해라는 것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인지가 궁금하다. 분해가 될 필요가 없는 단백질만 그런 구조를 가지게 되었던 걸까? 아니면 분해 전에 고리가 끊길까? 그 전에 단순히 생각해보더라도, 이러한 생명의 신비에 대해 다시금 엄청나다는 생각을 하게 된 계기가 되었고, 그만큼 정말 뜻깊은 시간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많은 강의를 들으면서, 앞으로 나아갈 앞길에 대한 지도와 이정표를 얻고, 그렇게 인생의 전환점을 만나게 된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들었다. 모두 정말 굉장한 강연이었고, 이 강연을 들을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 이러한 기회를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리고 싶다.

이렇게 강연들의 내용이 큰 의미를 가지는 만큼, 나는 이 내용들을 가능한 한 잊어버리고 싶지 않았고, 그러기 위해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확실히 이 글을 쓰면서, 모든 강연에 대해 다시 한 번 깊게 생각해보고, 헷갈렸던 정보를 찾아보며 더욱 깊게 이해하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이렇게 글을 다 쓰고 나니 엄청나게 길어졌을 정도로, 이 강연 자체는 나에게 굉장한 양의 새로운 지식과 관점을 안겨주었다.

이렇게 글을 적는 김에 나는 경암 바이오유스 캠프에서 이뤄지는 후기 공모전에 이 글을 올려볼 생각이다. 그저 걱정인 것은 누군가가 이 글을 읽고 강연에 대해 판단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글을 쓰면서 정말 슬펐던 점은, 강연의 엄청난 내용들을 나의 부족한 어휘력으로 어떻게든 적어보지만, 그렇게 적은 글이 이 강연을 표현하기에는 전혀 만족스럽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누군가가 이러한 생명과학의 내용에 관심이 정말 많다면, 그리고 이 강연이 어떤 강연인지 알기 위해 이 글을 읽는 일이 있다면, 나는 그저 이 강연을 직접 꼭 들어보라고, 아주 좋은 강연이라고 강하게 추천해 주고 싶다.

마지막으로, 강연이 시작하기 전에 강연 영상에 들어가자 경암교육문화재단의 홍보영상이 재생되고 있었는데, 그 영상에서는 경암 송금조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송금조 선생님께서는 우리나라의 교육과 문화의 발전을 위해, 여러 곳에 엄청나게 많은 재산을 기부하셨고, 경암교육문화재단을 만드신 후 경암상 등의 많은 사업을 진행하셨다. 내가 과학을 공부하는 이유는 사회에 도움이 되고 싶기 때문이다. 어릴 적부터 위인전을 많이 읽어서 그런 건지는 모르지만, 나에게는 국가를 넘어서 모든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어보고 싶다는 꿈이 있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과학으로 그 꿈을 이룰 수 있다면 정말 기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시작 전에 나오는 영상을 보며 송금조 선생님이 정말 존경스러웠고, 이러한 나의 꿈을 한 번 더 떠올리면서, 그리고 이러한 기회를 만들어주신 송금조 선생님과 많은 분들에게 감사함을 느끼면서 강연을 들을 수 있었다. 다시금 이런 기회를 주신 분들에게 모두 깊은 감사를 드리고, 나는 앞으로도 꼭 열심히 발전하고 성장해서, 내가 가진 꿈들을 꼭 이뤄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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