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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Science

[에세이] 극지를 둘러싼 변화, 우리에게 주어진 다시 없을 기회

[제 12회 청소년 극지논술공모전, 논제 : 극지를 둘러싼 거버넌스와 국제관계의 이해, 수상 : 없음]

2021.10.29

이 글은 필자가 2021년, 고등학교 3학년 때 작성한 글로, 글의 진행이 서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내용은 실제 경험과 참고 문헌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므로 신뢰하셔도 좋습니다.

 

지금의 세계는 급격한 지구온난화에 의해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전 지구적으로 발생하는 기후 변화에 의해, 무엇보다도 극지의 기온이 오르고 얼음이 녹으면서 지형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이런 급격한 기후 변화의 원인이 온실가스에 의한 지구온난화라는 점은 이미 알려져 있다. 또한 기후 변화를 줄이기 위한 많은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당장은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것도 잘 알려져 있다.

지구온난화는 앞으로도 한동안 이어질 것이고, 많은 환경들이 불가항적으로 변화할 것이다. 그것은 피해가 될 수도 있지만, 어떤 경우에는 반대로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나는 그 중에서도 극지의 변화에 의해 우리에게 주어진, 다시없을 기회 몇 가지를 논하고자 한다.

 

가장 먼저, 북극항로라는 새로운 항로의 개발이 있다. 북극의 빙하가 많은 양이 녹으면서, 북극과 유라시아 대륙 사이(러시아 위), 북극과 북아메리카 대륙 사이(캐나다 위)에 이제 여름철에 이용 가능한, 빙하가 없는 안전한 항로인 북극항로가 생겨났다. 이는 기존의 수에즈 혹은 파나마 운하를 이용하던 경로보다 2~30% 빠르게 동아시아와 유럽, 동아시아와 북아메리카 동부를 이어주게 된다.

또한 북극항로는 수에즈나 파나마 운하를 이용하지 않아 비용이 줄어들고, 소말리아 해적 등의 위협 등이 더 적다. 대륙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는 항로인 만큼 먼 바다에서의 리스크도 적다. 게다가 지구온난화가 앞으로도 진행된다면 북극항로가 열리는 기간은 점점 길어질 것이며, 앞으로는 상업적 운송 루트의 표준이 될 수도 있다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이 북극항로의 개척에 의해 우리나라 부산항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동북아에서 북극항로의 종착점을 쟁취하는 항구는 그 자체로 허브(환적 항만)로서의 가치를 가질 수 있게 된다. 싱가포르가 유럽과 아시아 사이 허브로서 세계에서 두 번째로 물동량이 많은 항구를 가지고, 싱가포르 GDP20% 이상이 항만 및 무역에서 나오는 것처럼 북극항로의 허브를 우리가 가지는 것은 국가에 매우 큰 이득이 된다.

부산항은 현재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물동량이 많은 항구이며, 동북아에서 부산항과 경쟁하는 항구로는 세계에서 가장 물동량이 많은 중국의 상하이(그리고 닝보-저우산) 항구가 있다. 그 외에 일본이나 러시아에는 큰 허브 항구가 없다.

부산항은 이러한 항구들 중에서도 가장 북극해와 가깝다. 또한 국내 선박 기술이 중국에 비해 훨씬 강력하기 때문에, 부산항에서 선박의 수준급 수리나 관리 등이 가능하다. 중국의 불안한 외교 상황 및 대북 재제, 그리고 적대적인 미중 관계 사이에서의 우리나라의 중립 외교 역시 이점이다.

하지만 현재의 부산항은 중국의 다른 항구들에게 점차 뒤처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부산항을 전 세계 해운업체들에 대해 더욱 매력적인 항구로 변화시킬 필요가 있을 것이다. 적극적으로 세계의 해운업체들과 접촉하는 것도, 내빙 컨테이너선 수리 시설을 가지는 것도, 불안 요소로 작용할 수 있는 남북 관계를 완화시키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이중에서도 특히 부산항에 항공 물류를 연계하는 방안에 대해 논해보겠다. 네덜란드의 로테르담 항구가 유럽의 허브 항구로 성공한 여러 이유 중 하나로, 가까운 곳에서 스키폴 공항의 항공 운송과의 연계가 쉬웠다는 점이 언급된 바 있다. 우리나라 역시 부산에 김해국제공항을 가지고 있지만, 도심에 가깝다는 이유로 야간 운항이 제한되고 있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이상적이었던 가덕도 신공항 정책은 아쉽게도 국내 정치싸움과 여론전에 휘말려 진행여부가 불분명해졌다.

북극항로의 개척이라는 환경 변화에서, 만약 부산항이 상하이 등의 중국 항구와 같은 수준의 메리트를 가진다면, 국제적 및 지리적인 이점에 의해 부산항이 선택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이를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이득은, 싱가포르가 그랬던 것처럼 매우 클 것이다.

 

두 번째로, 극지의 빙하가 녹으면서 이전에 접근이 어려웠던 극지로의 접근성이 좋아지고 있다. 이에 의해 과거에는 진행이 어려웠던 극지 연구, 그리고 극지의 미개척 지하자원들이 드러났고, 많은 국가들이 이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극지 연구의 경우, 대표적으로 기후변화 과정 및 지구온난화의 영향에 관한 연구와 같이 우리 삶에 직접적으로 다가오는 연구가 있다. 대기 상태 관측이나 빙하 관측, 온실가스 및 오존층 등에 대한 측정, 기온이나 기류 및 해류의 변화 확인, 그리고 과거의 기상상태와 앞으로의 변화 연구 등이 대표적이다. 기후변화가 우리 국민들에게도 영향을 끼치는 만큼, 그리고 우리나라도 기후변화에 책임이 있는 만큼 이러한 연구 데이터는 우리나라에서도 직접 판단해야 할 필요가 있으며, 이에 따라 데이터를 직접 얻는 것이 중요하다.

그 외에도 운석 연구나 극지 생태계 연구, 극지의 기상현상 및 지질현상, 자기장 및 천문학 연구 등 기초과학에 관련된 연구 역시 극지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많다. 과학기술이 우리나라의 힘인 만큼, 그 기반인 기초과학에 대해서도 우리나라가 직접 연구를 진행하여 자립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극지에 대한 접근성의 증가는 우리나라 극지 연구에게 있어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미개척 지하자원 역시 거대한 규모의 기회가 될 것이다. 이전에는 얻을 수 없었던 지하자원들에 대한 접근성이 늘어났고, 이에 따라 극지에 있는 다량의 천연가스 등 화석 연료, 그리고 희토류에 대한 개발에 많은 국가들이 참여하려 하고 있다. 다만 극지는 어느 나라에서도 소유하고 있지 않으며, 각 국가의 지분이나 국가 사이의 규정 등을 국제적인 조약으로 정하게 된다. 이는 곧 우리나라에게도 열린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뜻이 된다.

단순히 지하자원을 채굴하여 가치를 창출하는 것만이 의의가 되지는 않는다. 기존의 시추법이 환경 파괴에 의해 재제가 될 경우, 시추에 에너지 이용과 오염 발생이 적은 극지 자원이 큰 가치를 가지게 될 수 있다. 또한 우리나라의 발전된 선박 기술을 직접 대입하여 시험해보는 기회를 통해 채굴기와 채굴 선박에 대한 기술, 또는 정제 기술을 습득하여 수출하게 될 것이다. 물론 이 기술들은 극지 외에서도 가치를 가질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적극적인 외교를 통해 극지 개발에 관한 조약을 선점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남극의 경우는 그 생태계와 환경의 보호를 위해 조약이 개발을 강하게 저지하고 있으므로 쉽지 않겠지만, 북극은 그렇지 않다. 러시아와 같은 여러 북극 인접국가도 중요하지만, 그 중에서도 북극원주민 사회가 북극 접근을 위한 우리 외교 정책의 주요 목표가 될 것이다. 이들은 북극이사회에 강한 의사 표명 권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이해와 협력은 북극으로의 접근에 필수적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가 기술력을 갖춘 조선 기술 역시 극지의 변화에 의해 그 수요가 변화하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북극에 항로가 개발되고 접근이 늘어나면서, 내빙 및 쇄빙이 가능한 선박에 대한 수요가 앞으로 크게 늘어날 것이다.

특히 내빙 컨테이너선의 수요가 늘어날 것이다. 북극항로가 어느 정도 영구적이게 된다면 많은 해운업체들이 이를 이용해야 할 것이고, 이는 기존의 선박은 북극해에서 열수축이나 유빙에 의해 큰 문제를 일으키거나 수명이 빨리 닳기 때문이다.

또한 천연가스의 시추는 내빙 바지선과 내빙 LNG 운반선이, 해저 광물 시추의 경우 특수 내빙선이 필요하듯이 다양한 목적을 가진 내빙선의 수요가 늘어날 것이다. 특히 LNG 운반은 우리나라의 기술이 강한 만큼, 새로운 수요를 놓칠 수는 없다.

쇄빙선 역시 수요가 굉장히 늘어날 것이다. 당장 국내의 경우에도 다양한 수요가 있다. 가장 먼저 극지 접근을 통해 과학 연구나 자원 탐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쇄빙선이 더욱 최적이다. 그리고 소말리아 앞바다의 청해부대처럼 북극항로를 통과하는 우리나라 및 연합국의 선박을 보호하면서 독립적인 영향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군용 쇄빙선의 필요성도 크다.

현재 우리나라는 내빙선이나 쇄빙선에 대해서는 기술이 약하다. 극지가 개발될 것이라는 확고한 통찰 아래, 우리나라가 앞으로 더욱 조선업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내빙 및 쇄빙선 기술이 필요하다. 현재 내빙 및 쇄빙선 기술은 러시아가 가장 앞서가고 있으므로, 이들과 협력이나 기술이전 등을 이용할 수도 있다. 어떤 방식이든 이 수요에 대해 의미 있는 수준의 기술을 꾸준히 개발하며 준비할 필요가 있다.

 

지구온난화에 의해 극지는 변화하고 있다. 그리고 위와 같은 기회가 나타나고 있고, 앞으로도 나타날 것이다. 이에 따라 수요는 움직이며, 우리는 이를 읽고 예측하여 공급을 준비하면서, 우리나라의 미래 국력을 강화시킬 수 있다. 이에 대한 많은 국민들의 큰 관심과, 국가의 적극적인 정책 그리고 투자가 필요하다. 우리는 이를 통해 국제적으로 강력해진 대한민국을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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