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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nology/Cellular Agriculture

식물 캘러스 배양의 발견과 이용

캘러스(Callus)의 대표적인 예시[1].

캘러스의 발견

식물은 동물과 달리, 거의 대부분의 살아있는 세포에게 전능성(totipotency)이 있다. 특히 기본 조직의 세포들, 그 중에서도 주로 유세포가 주로 분열 능력과 전능성을 가진다. 유세포는 식물의 형성층(cambium)과 정단분열조직 같은 분열조직(meristem)을 포함하여 잎의 연조직(광합성을 하는 모든 세포)과 배아 등을 이룬다[1].

기본 조직은 식물의 세 조직계(관다발 조직: vascular tissue, 표피 조직: dermal tissue, 기본 조직: ground tissue) 중 하나로, 다른 두 조직계에 비해 덜 분화되고 더 잘 분열하는, 성장과 상처 치료 등을 담당하는 세포로 이루어져 있다.
기본 조직을 이루는 세포는 크게 세 종류가 있으며 각각 유세포(parenchyma cell), 후각세포(collenchyma cell), 후벽세포(screlenchyma cell)이다. 뒤로 갈수록 세포벽을 단단하게 만드는 리그닌 등의 물질이 많이 포함되어있고, 주로 섬유를 이루게 된다. 반면 유세포는 비교적 연한 조직을 이루고(세포벽이 비교적 얇다), 더 많이 분열한다[1].

Callus는 일반적인 단어로서 굳은살을 의미한다. 식물에게도 '굳은살'이 있으며, 이 역시 Callus라고 불렸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식물에서는 외부 곤충이나 병원균 등의 침입으로 '상처'가 생기면 그 주변 부위의 세포의 분열이 빨라지면서 '무질서한 세포 덩어리'를 형성한다. 말하자면 내부의 약한 조직으로의 추가적인 침투를 막기 위해, 세포를 빠르게 분열시켜 상처 부위를 막는 일종의 물리적 방어 기작으로 나타난다[3].

1939년에 식물세포, 특히 기본조직의 유세포를 무질서하게 무한히 분열시키는 기술이 개발되었다. 이후에는 이렇게 만들어진 '무질서한 세포 덩어리'를 위의 어원에 따라 Callus라고 부르고 있으며, 오히려 이전의 의미는 상당히 퇴색되었다. 이 글 역시 바로 기본조직의 유세포를 무질서하게 분열시켜 만든, Callus에 관한 글이다.

나무 줄기가 잘린 뒤에 나타난 Callus. 부피 생장을 일으키는 줄기는 원래 가운데 부분이 죽은 세포의 세포벽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 주변으로 부풀어오른 부분이 바로 줄기의 살아있는 세포가 분열하여 만들어진 Callus이다.

캘러스 배양의 발견

연구를 위한 세포 배양의 중요성은 이전 글에서 다룬 적이 있다. 식물 역시 세포 배양이 가능하면 좋다. 식물 세포의 배양 방법을 연구하던 중 과학자들은 신기한 것을 찾아냈는데, 바로 '식물의 유세포가 무질서한 형태로 마구 자라는' 캘러스가 나타나는 배지이다. 

덕분에 캘러스를 만드는 기본 방법은 잘 알려져 있다. 우선 식물의 유세포가 있는 조직을 얻어, agar가 포함된 gel 형태의 medium에 올린다. 이용하는 조직으로는, 성장한 개체라면 주로 잎을 잘라서 이용하거나, 종자 상태라면 종자 그대로 올린 뒤 발아시켜 나타난 뿌리에서 주로 얻는다. Medium의 구성은 실제로 종(분류군)과 목적 등에 따라 다양하게 적용되지만, 일단 Auxin 종류의 호르몬과 Cytokinin 종류의 호르몬을 모두 포함해야 한다. 더 자세한 성분과 농도는 다음 글에서 다뤄보고자 한다.

환경은 일반적으로 크게 제한되지 않는다. 온도를 20도 전후로 유지하고, 빛 역시 일주기와 비슷하게(광조건 16시간, 암조건 8시간) 제공하면 된다. 이산화탄소나 산소 농도 역시 크게 바꿀 필요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염의 경우는 마찬가지로 다음 글에서 다루겠지만, 일부 항생제가 포함된 배지를 이용하기 때문에 괜찮다. 물론 항생제가 포함된 환경에서도 자랄 수 있는 균이 있으니 페트리접시를 완전히 밀봉해주는 것이 좋지만, 그 후에는 동물세포처럼 크게 제한을 받지는 않는다.

다만, 캘러스의 배양 방법은 정말 다양하여 하나의 기준으로 정리하기가 쉽지 않다. 이는 딱히 식물이 그 방법에 민감하게 반응하거나 하지 않아, 방법을 하나로 고정할 필요가 없기 때문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 캘러스를 만드는 식물 종과 분류군에 따라 실제 조성이 매우 다양해지고, 조직의 종류와 목적에 따라서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새로운 종이나 조직, 목적에 대해 캘러스 배양을 시도할 경우, 기존에 가장 유사한 목적으로 쓰였던 방법을 여러 변형을 줘서 이용해본 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이용한다.

대신에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방법은 있을 수 있다. 다음 글에서는 애기장대의 유전자 조작을 목적으로 한 캘러스의 배양 방법을 알아보겠다.

캘러스의 전능성(totipotency)을 이용하여, 실제 캘러스를 실제 식물로 만드는 과정. 여기서는 A와 B까지는 캘러스 배양 환경, C와 D는 줄기(shoot) 유도, E는 뿌리(root) 유도 과정을 나타낸다.

캘러스의 장점

캘러스 기술의 장점으로는, 일단 캘러스 덕분에 식물에 대한 세포 배양이 가능해졌다는 점이 있다. 같은 유전자를 가진 식물을 무한히 생산하는 것을 통해, 세포나 유조직에 대한 실험 플랫폼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단일 세포를 이용하여 자극에 대한 반응이나 유전자 조작, 그리고 물질 생산 등을 연구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비슷한 목적의 다른 방법으로 suspension cell culture가 있는데, 이는 다음 글에서 다뤄보겠다).

하지만 그뿐만이 아니다. 캘러스를 이루는 식물의 유세포는 전능성(totipotency)을 가진다. 즉, 캘러스 하나를 이용하면 그 식물 개체를 처음부터 다시 만들 수 있다. 단 하나의 원하는 유전자를 가지는 유세포를 얻었다면, 그 세포를 그대로 캘러스로 만들고, 다시 개체를 만들어, 원하는 유전자의 종자, 그리고 특정 조직의 표현형까지 모두 빠짐없이 얻어낼 수 있다는 점이다. (만약 동물이나 진균에서 같은 일을 진행하려 했다면, 매우 어려웠을 것이다.)

전체적으로 식물은 동물과 달리, 세포 분열 횟수에 제한이 있지도 않다. 동물 개체와는 다르게 자격조건 등의 제한도 없다.  게다가 조직의 종류도 크게 다양하지 않고, 애기장대 같은 모델 식물은 키우는 데에 큰 시공간 및 금전적 어려움이 나타나지도 않아, 진핵생물치고는 연구하기에 편리한 편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참고문헌
[1] https://en.wikipedia.org/wiki/Ground_tissue
[2] https://en.wikipedia.org/wiki/Callus_(cell_biology)
[3] https://www.thedailygarden.us/garden-word-of-the-day/callus
[4] https://academic.oup.com/plcell/article/25/9/3159/6097899
[5] Kumar, S., Mangal, M., Dhawan, A. K., & Singh, N. (2013). Callus induction and plant regeneration from leaf explants of jojoba [Simmondsia chinensis (Link) Schneider].
[6] McCormack, J. C., & Simon, A. E. (2006). Callus cultures of Arabidopsis. Current Protocols in Microbiology, (1), 16D-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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